[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폴킴: 학생 때부터 god의 외로운 팬이었다. 남녀 공학인 학교를 다녔는데 반에서 유일하게 나 혼자만 god의 브로마이드와 CD를 모았다. god가 2집의 ‘애수’를 부를 때부터 좋아했던 터라 먼저 연락했는데, 준형 선배의 조카 이름이 나랑 같아서 수락했다고 한다.(웃음)
10. 그야말로 가요계의 ‘성덕(성공한 덕후의 줄임말)’이다. 실제로 작업해보니 어떻던가?
폴킴: 막상 만났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녹음할 때 힘들었다.(웃음) 준형 선배는 TV에서 보는 것보다 더하면 더했을 정도로 웃기고 정신 없었다. 쿨하게 녹음한 뒤에는 따로 부탁드리지 않았는데도 인스타그램에 곡을 홍보해줘서 감사했다. 또 준형 선배가 유명한 작곡가들한테 피처링 제안도 많이 받았는데 다 거절했던 터라 피처링한 ‘터널’이 예외의 경우라고 들었다.
10. ‘터널’은 마지막이 내뱉는 듯한 투의 ‘발악’으로 끝나 인상적이었다.
폴킴: 원래는 곡의 운율처럼 ‘질문’으로 끝나도록 녹음 당일까지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막상 마지막 녹음을 하다가 내가 정말 발악하고 있는 것 같아서 ‘발악’으로 바꾸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10. 앨범 작업이 쉽지는 않았나 보다.
폴킴: 앨범 제목처럼 정말 터널을 지나오는 것 같았다. 소화가 안 돼 살이 4kg나 빠졌다. 예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됐는데 지금은 좋은 뮤지션이 되고 싶은 건지, 슈퍼스타가 되고 싶은 건지에 대한 혼란이 왔다. 또 Part.1이 Part.2의 연장선이라 이번에는 다른 걸 보여줘야 하는지, 힘을 더 줘야 하는지, 과연 나는 이정도로 만족스러운지가 불투명했다.
10. 고민들의 해결책은 찾았나?
폴킴: 좋은 뮤지션의 길을 택했다. 내가 타고난 성향 자체가 트렌드에 맞추기보다는 하고 싶은 음악을 진득하게 해야 하는 성격이라는 걸 깨달았다. 지난해 음원 차트나 대중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 분위기에 내가 휩쓸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 갈 길을 열심히 가고자 마음먹었다.
10. 지난 1월에는 오케스트라 팀과 함께 한 콘서트 ‘the clawsome day: 폴킴 with orchestra’를 열었다. 이 또한 새로운 시도였는데.
폴킴: 예전에 TV에서 이선희 선배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너무 멋있어 보여서 나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팀 ‘코리아챔버앙상블’로부터 제안이 왔을 때 회사에 “이건 무조건 해야 된다. 의미 있는 공연이다”고 주장해서 성사됐다.(웃음)
10. 오는 25일에는 이진아와 함께 ‘어반 뮤직 콘서트#5’를 연다. 이진아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폴킴: 이진아는 옛날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아티스트였다. 라디오에 출연했을 때 오다가다 만났는데 수녀님처럼 세상의 때를 전혀 타지 않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기도 했다.
10. 정규 1집 Part.1의 앨범 커버 속 액자에는 산도 있고 강도 있었는데 이번 Part.2의 액자에는 작은 비즈 두 개만 박혀있다. 그 이유는?
폴킴: 처음에는 ‘터널’의 커버가 ‘길’의 커버보다 화려했다. 그런데 앨범 작업을 하다보니 ‘터널’은 결국 힘을 얼마나 빼는지에 대한 여정이어서 커버에서도 마음을 많이 비웠다. 결과적으로 비즈 두 개로 내 마음가짐을 표현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다. 비즈 두 개는 내 마음일 수도, 별일 수도 있다. CD에는 디지털 음원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더 많은 그림을 수록해 앨범을 펼쳤을 때야 비로소 앨범이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0. 뮤직비디오에는 보아의 친오빠인 권순욱 감독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는 어땠나?
폴킴: 내 뮤직비디오도 나와 함께 성장해왔다는 평을 받았다.(웃음) 이번에는 여성이 강인하고 힘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길 원해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여성이 연약하고 수동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싫어 여성을 주인공으로 부각시켜 달라고 했는데 권순욱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잘 담아주셨다.
10. 앞서 인터뷰에서 ‘커피 한 잔 할래요’가 배우 공유의 커피 광고 음악으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이뤄졌나?
폴킴: 아직 연락이 안 온다.(웃음) 그래서 커피 광고를 볼 때마다 채널을 돌린다.
10. 앞으로 바라는 것은?
폴킴: 다른 환경에서 공연해보고 싶고, 계속 앨범을 내고 노래하고 싶다. 올해는 더 발전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면 앞으로는 자기 개발을 더해서 성장하고 싶다. 김동률, 이소라 선배와 같은 뮤지션들과 협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음악 작업에 참여해서 교류하는 것이 꿈이다. 언젠가는 김동률, 이소라의 계보를 잇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끝도 없이 걷는 기분. 포기하고 싶은 마음. 더 나아갈 길이 전혀 보이질 않아.”10. 그룹 god의 박준형이 god의 다른 멤버들 앨범 외에는 유일하게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폴킴 정규 1집 Part.2, 1번 트랙 ‘터널’ 가사 中)
폴킴은 마음에 와 닿는 위로를 건넬 줄 아는 싱어송라이터다. 담백함과 절절함을 동시에 지닌 음색과 동시대 청춘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가사는 지난해 그를 스타로 만들었다. 사람들이 먼저 그의 노래를 찾아 들었고, 오직 음악의 힘으로 음원 강자가 됐다. ‘길’에서 이를 증명한 이후 정규 앨범 ‘Part.2’를 준비해 온 폴킴은 이 과정이 “마치 혼자만의 터널을 지나는 것과 같았다”고 밝혔다.쏟아진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그는 트렌디한 음악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더 빠르게 슈퍼스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 느리더라도 그만의 길을 가는 것을 택했다. 이소라의 음악만 들으며 가수를 꿈꿨던 시절의 마음을 간직한 채 폴킴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그래서 그는 예정돼 있는 국내 콘서트를 마치면 앨범 작업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김동률과 이소라의 계보를 잇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폴킴을 만났다.
폴킴: 학생 때부터 god의 외로운 팬이었다. 남녀 공학인 학교를 다녔는데 반에서 유일하게 나 혼자만 god의 브로마이드와 CD를 모았다. god가 2집의 ‘애수’를 부를 때부터 좋아했던 터라 먼저 연락했는데, 준형 선배의 조카 이름이 나랑 같아서 수락했다고 한다.(웃음)
10. 그야말로 가요계의 ‘성덕(성공한 덕후의 줄임말)’이다. 실제로 작업해보니 어떻던가?
폴킴: 막상 만났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녹음할 때 힘들었다.(웃음) 준형 선배는 TV에서 보는 것보다 더하면 더했을 정도로 웃기고 정신 없었다. 쿨하게 녹음한 뒤에는 따로 부탁드리지 않았는데도 인스타그램에 곡을 홍보해줘서 감사했다. 또 준형 선배가 유명한 작곡가들한테 피처링 제안도 많이 받았는데 다 거절했던 터라 피처링한 ‘터널’이 예외의 경우라고 들었다.
10. ‘터널’은 마지막이 내뱉는 듯한 투의 ‘발악’으로 끝나 인상적이었다.
폴킴: 원래는 곡의 운율처럼 ‘질문’으로 끝나도록 녹음 당일까지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막상 마지막 녹음을 하다가 내가 정말 발악하고 있는 것 같아서 ‘발악’으로 바꾸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10. 앨범 작업이 쉽지는 않았나 보다.
폴킴: 앨범 제목처럼 정말 터널을 지나오는 것 같았다. 소화가 안 돼 살이 4kg나 빠졌다. 예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됐는데 지금은 좋은 뮤지션이 되고 싶은 건지, 슈퍼스타가 되고 싶은 건지에 대한 혼란이 왔다. 또 Part.1이 Part.2의 연장선이라 이번에는 다른 걸 보여줘야 하는지, 힘을 더 줘야 하는지, 과연 나는 이정도로 만족스러운지가 불투명했다.
폴킴: 좋은 뮤지션의 길을 택했다. 내가 타고난 성향 자체가 트렌드에 맞추기보다는 하고 싶은 음악을 진득하게 해야 하는 성격이라는 걸 깨달았다. 지난해 음원 차트나 대중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 분위기에 내가 휩쓸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 갈 길을 열심히 가고자 마음먹었다.
10. 지난 1월에는 오케스트라 팀과 함께 한 콘서트 ‘the clawsome day: 폴킴 with orchestra’를 열었다. 이 또한 새로운 시도였는데.
폴킴: 예전에 TV에서 이선희 선배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너무 멋있어 보여서 나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팀 ‘코리아챔버앙상블’로부터 제안이 왔을 때 회사에 “이건 무조건 해야 된다. 의미 있는 공연이다”고 주장해서 성사됐다.(웃음)
10. 오는 25일에는 이진아와 함께 ‘어반 뮤직 콘서트#5’를 연다. 이진아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폴킴: 이진아는 옛날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아티스트였다. 라디오에 출연했을 때 오다가다 만났는데 수녀님처럼 세상의 때를 전혀 타지 않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기도 했다.
10. 정규 1집 Part.1의 앨범 커버 속 액자에는 산도 있고 강도 있었는데 이번 Part.2의 액자에는 작은 비즈 두 개만 박혀있다. 그 이유는?
폴킴: 처음에는 ‘터널’의 커버가 ‘길’의 커버보다 화려했다. 그런데 앨범 작업을 하다보니 ‘터널’은 결국 힘을 얼마나 빼는지에 대한 여정이어서 커버에서도 마음을 많이 비웠다. 결과적으로 비즈 두 개로 내 마음가짐을 표현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다. 비즈 두 개는 내 마음일 수도, 별일 수도 있다. CD에는 디지털 음원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더 많은 그림을 수록해 앨범을 펼쳤을 때야 비로소 앨범이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폴킴: 내 뮤직비디오도 나와 함께 성장해왔다는 평을 받았다.(웃음) 이번에는 여성이 강인하고 힘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길 원해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여성이 연약하고 수동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싫어 여성을 주인공으로 부각시켜 달라고 했는데 권순욱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잘 담아주셨다.
10. 앞서 인터뷰에서 ‘커피 한 잔 할래요’가 배우 공유의 커피 광고 음악으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이뤄졌나?
폴킴: 아직 연락이 안 온다.(웃음) 그래서 커피 광고를 볼 때마다 채널을 돌린다.
10. 앞으로 바라는 것은?
폴킴: 다른 환경에서 공연해보고 싶고, 계속 앨범을 내고 노래하고 싶다. 올해는 더 발전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면 앞으로는 자기 개발을 더해서 성장하고 싶다. 김동률, 이소라 선배와 같은 뮤지션들과 협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음악 작업에 참여해서 교류하는 것이 꿈이다. 언젠가는 김동률, 이소라의 계보를 잇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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