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극본 류보라, 연출 김진원 / 이하 ‘그사이’ )가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김진원 감독과 류보라 작가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차별화된 감성멜로로 기대를 모았던 ‘그사이’는 로맨스 그 이상의 치유를 보여준 강두(이준호)와 문수(원진아)의 절절한 사랑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매회 탄생한 명대사는 인생의 깊이를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마지막까지 ‘그사이’다운 감성으로 먹먹한 감동을 자아낸 ‘그사이’가 남긴 것들을 짚어봤다.
◆ 인생을 뒤흔든 사건 그 이후,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의 이야기
‘그사이’는 쇼핑몰 붕괴 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인생을 뒤흔든 사고와 남겨진 사람들의 삶 ‘사이’를 가로지른 상처가 16회 내내 생생하게 그려졌다. 강두의 트라우마, 문수의 죄책감, 다시는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없게 된 윤옥(윤유선)과 동철(안내상) 그리고 강두와 문수가 만났던 수많은 유가족들까지.
이들이 짊어진 각각의 아픔은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내는 제작진덕분에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엇보다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나 억울하게 자살한 건축사의 아들 주원(이기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진(강한나)의 아픔도 조명하며 이들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기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내며 진정한 의미의 회복을 그렸다.
강두와 문수가 무너진 쇼핑몰 기둥으로 추모비를 세웠듯 잊지 말아야 할 아픔과 기억해야 할 사람들의 삶을 그린 ‘그사이’ 자체가 가슴 속에 세워진 추모비였다.
◆ 상처와 아픔을 넘어 피어난 강인한 사랑, 위로를 전했던 차별화된 감성멜로
붕괴사고의 생존자이자 유가족인 강두와 문수가 서로에게 서서히 물들어가는 로맨스는 차별화된 감성을 이끌어냈다. 사고로 인한 상처로 오랫동안 아파했던 강두와 문수가 서로를 통해 무너졌던 일상을 회복하고 누구에게도 내보이지 못했던 아픔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치유해가는 과정은 사랑이 필요한 이유를 감성적으로 역설했다.
드라마를 시작하며 김진원 감독이 “사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시선의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엇이 있어야 회복할 수 있는지 담고 싶었다”고 밝혔듯 강두와 문수 뿐 아니라 할멈(나문희), 주원, 유진, 마리(윤세아), 완진(박희본), 상만(김강현), 진영(김민규)까지 아프고 상처받은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피어나는 사랑, 우정, 유대감을 통해 회복해갔다.
“문수가 나를 사랑한다. 살아남아서 다행”이라는 강두의 말처럼 여전한 불행과 고통에도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만들어주는 두 사람의 사랑은 시청자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줬다.
◆ 이준호X원진아 배우의 발견! 매회 명장면 탄생시킨 배우들의 힘
배우들은 ‘그사이’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다. 이준호는 첫 주연작임에도 깊이 있고 힘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특히 마지막 강두가 벼랑 끝에 몰리며 펼쳐 보인 열연은 시청자들이 강두의 인생에 그대로 몰입하게 만들며 감동을 배가시켰다.
‘그사이’로 얼굴을 알린 원진아는 섬세한 감성을 살리는 연기로 차세대 기대주로 우뚝 섰다. 이기우와 강한나는 쉽지 않은 캐릭터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전하며 사고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녹여냈다.
인생의 깊이를 담아낸 연기로 무게감을 더한 나문희의 연기는 매회 명장면과 명대사를 만들어냈다. 현실감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을 온 몸으로 표현한 윤유선, 안내상을 비롯해 태인호, 윤세아, 김강현, 박희본까지 곳곳에 포진했던 배우들의 호연은 극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후속으로는 오는 2월 5일 오후 11시 손승원 이이경 김정현 주연의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방송된다.
최정민 기자 mmm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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