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거대한 제작비 투입,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톱스타들의 출연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별★영화]는 작지만 다양한 별의별 영화를 소개한다. 마음 속 별이 될 작품을 지금 여기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편집자주]
‘천화’(감독 민병국)는 어떤 한 단어로 형용하기 힘든 영화다. 꿈인 듯 현실 같고 현실인 듯 꿈 같다. 몽환적이고 묘하다. 배우 이일화와 양동근, 이름도 낯선 배우 하용수, 이혜정, 정나온 등의 조합은 신선하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천화’는 치매 노인(하용수)의 인생을 바라보는 한 여인(이일화)과 그녀의 곁에 선 한 남자(양동근)의 관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배경은 제주도다. 익숙했던 관광지보다는 안개 낀 신비스러운 제주의 모습을 담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주인공 윤정(이일화)은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출신이 어디인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추측만 할 뿐이다. 윤정은 많은 사람들의 추측과 의심, 시선 속에 살지만 자신의 입으로 무엇 하나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에게 수공예품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치매 노인 문호(하용수)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어느 날, 윤정은 남편을 잃고 자신을 찾아온 수현(이혜정)을 만난다. 수현은 남편의 통장 내역에 윤정의 이름이 찍혀있어 찾아왔다고 밝혔다. 윤정은 화를 내지만 수현은 이를 가볍게 넘기고 자리를 떠난다.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종규(양동근)는 윤정을 위로하면서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소울메이트’라며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종규가 윤정에게 들이대기 시작하던 때, 치매 노인 문호가 어느 날 갑자기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이후 고해성사를 핑계로 매일 같이 윤정을 찾았다. 그는 과거 아내 몰래 제주에 사는 젊은 여인을 만나왔다고 고백했다. 이를 들은 윤정은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이 과정들은 윤정이 꿈에서 깨는 모습과 함께 그려지는데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지금까지의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게 만든다. 이것이 곧 감독의 의도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두 세계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윤정을 연기한 이일화의 연기 변신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그동안 TV드라마를 통해 보여줬던 억척스러운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온전히 한 여인이 됐다. 노출, 흡연 장면이 있어 도전하기 쉽지 않았을 테지만 베테랑답게 잘 표현했다. 특히 섬세한 감정 변화를 밀도 있게 그려내 몰입도를 높였다.
양동근은 오랜만에 자유로운 영혼으로 돌아왔다. 그가 맡은 종규 역은 다소 진지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코믹한 그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웃음을 짓게 만든다.
하용수는 2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배우로서 오랜 공백 기간이 있어 치매 노인 역을 하기 쉽지 않았을 테지만 그는 몰입도 있게 문호를 표현했다. SBS 공채 탤런트 출신 정나온 역시 오랜만이다. 이혜정은 이번 영화가 연기자로서 첫 작품이다.
이처럼 ‘천화’는 오랜 공백 기간을 거쳤거나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돼 있던 배우들의 연기 변신을 담았다. 이것만으로도 영화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13분. 1월 25일 개봉.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천화’는 치매 노인(하용수)의 인생을 바라보는 한 여인(이일화)과 그녀의 곁에 선 한 남자(양동근)의 관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배경은 제주도다. 익숙했던 관광지보다는 안개 낀 신비스러운 제주의 모습을 담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주인공 윤정(이일화)은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출신이 어디인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추측만 할 뿐이다. 윤정은 많은 사람들의 추측과 의심, 시선 속에 살지만 자신의 입으로 무엇 하나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에게 수공예품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치매 노인 문호(하용수)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어느 날, 윤정은 남편을 잃고 자신을 찾아온 수현(이혜정)을 만난다. 수현은 남편의 통장 내역에 윤정의 이름이 찍혀있어 찾아왔다고 밝혔다. 윤정은 화를 내지만 수현은 이를 가볍게 넘기고 자리를 떠난다.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종규(양동근)는 윤정을 위로하면서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소울메이트’라며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종규가 윤정에게 들이대기 시작하던 때, 치매 노인 문호가 어느 날 갑자기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이후 고해성사를 핑계로 매일 같이 윤정을 찾았다. 그는 과거 아내 몰래 제주에 사는 젊은 여인을 만나왔다고 고백했다. 이를 들은 윤정은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이 과정들은 윤정이 꿈에서 깨는 모습과 함께 그려지는데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지금까지의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게 만든다. 이것이 곧 감독의 의도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두 세계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윤정을 연기한 이일화의 연기 변신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그동안 TV드라마를 통해 보여줬던 억척스러운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온전히 한 여인이 됐다. 노출, 흡연 장면이 있어 도전하기 쉽지 않았을 테지만 베테랑답게 잘 표현했다. 특히 섬세한 감정 변화를 밀도 있게 그려내 몰입도를 높였다.
양동근은 오랜만에 자유로운 영혼으로 돌아왔다. 그가 맡은 종규 역은 다소 진지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코믹한 그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웃음을 짓게 만든다.
하용수는 2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배우로서 오랜 공백 기간이 있어 치매 노인 역을 하기 쉽지 않았을 테지만 그는 몰입도 있게 문호를 표현했다. SBS 공채 탤런트 출신 정나온 역시 오랜만이다. 이혜정은 이번 영화가 연기자로서 첫 작품이다.
이처럼 ‘천화’는 오랜 공백 기간을 거쳤거나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돼 있던 배우들의 연기 변신을 담았다. 이것만으로도 영화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13분. 1월 25일 개봉.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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