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박인환(왼쪽부터), 신구, 임현식, 윤덕용이 19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비밥바룰라’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인환(왼쪽부터), 신구, 임현식, 윤덕용이 19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비밥바룰라’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이지만 친구들만 만나면 철부지 소년으로 돌아간다. 함께 늙어가는 네 친구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할배판 ‘써니’다.

19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비밥바룰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비밥바룰라’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네 아버지들이 가슴 속에 담아둔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왔던 아버지들이 무게를 내려놓고 친구들과 한 집에 모여 살며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묘한 뭉클함을 선사한다.

박인환은 친구들과의 동거를 위해 발 벗고 나서 집을 구하는 영환 역을 맡았다. 그는 “누군가의 아버지나 할아버지 역할을 주로 해왔다. 이 작품에선 노인들이 중심이 된다.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구는 로맨티시스트 순호 역을 맡았다. 치매 아내(최선자 분)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모습이 감동을 선사한다. 두 사람은 과거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통해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아내 역의 최선자는 “젊음이 지난 후 다시 만났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이가 많아도 사랑하는 감정이나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은 같다”고 말했다.

임현식이 맡은 역은 친구들 중 유머를 담당하는 현식이다. 임현식은 “어느덧 70세가 넘었지만 내 나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늙은이 생활을 하지 않고 살았기에 시나리오를 받고 걱정도 했다”며 “영화를 찍고 나니 진짜 노인이 된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덕용은 불안한 일상 때문에 친구들의 걱정을 사는 덕기를 연기했다. 그는 “30대부터 노인 역을 해왔다. 나이가 들면 내가 노인 역할을 다 맡아서 할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한참 쉬게 됐는데 정을 나누는 영화를 만나게 됐다”며 웃었다.

배우들은 지방에서 함께 촬영을 하며 두텁게 친분을 쌓았다. 박인환은 “지방에서 먹고 자면서 촬영했는데 촬영을 마치면 우리끼리 시장 닭집에서 술을 한 잔씩 하곤 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들의 실제 케미는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성재 감독은 “내가 80세 어른들의 감정을 담기는 쉽지 않았다”며 “생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영화 캐릭터들에 선생님들의 실제 모습이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청춘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그게 우리 영화의 출발점이다. 즐겁고 경쾌한 영화이길 바란다”고 했다. 영환의 아들 민국 역을 맡은 김인권 역시 “젊은 관객들은 ‘우리의 부모님이 이런 동심도 갖고 계시겠구나’라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추천했다.

‘비밥바룰라’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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