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또 타임슬립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작품에서 참 많이 시도됐던 장치다. 하지만 식상하지 않았다. ‘공감’ 때문이었다.
지난 8일 처음 방송된 OCN 드라마 ‘애간장’에서는 28살 모태솔로 강신우(이정신 분)가 우연한 사고로 과거로 되돌아가 10년 전 자신(서지훈 분)과 첫사랑 한지수(이열음 분)를 만났다.
28살 신우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된다. 오랫동안 연애는커녕 여자 근처에도 가지 않은 그를 위한 친구들의 배려였다. 신우는 “첫사랑 이후 누구를 봐도 심장이 뛰지 않고 설레지 않고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의사는 “의학적 소견은 아니지만 인생 선배로서 얘기하자면 아직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심장을 뛰게 하는 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신우는 첫사랑 지수를 처음 만난 날을 회상했다. 18살 신우는 버스에서 곤히 자고있는 지수를 발견하고 넋이 나간 듯 바라봤다. 그러다 햇살에 눈이 부실까봐 조심스럽게 손으로 빛을 가려줬다. 버스가 학교 앞에 도착했지만 신우는 단잠에 빠진 지수를 깨우지 않았다. 지각하게 돼 학교 담을 넘어야 하는 두 사람. 신우는 높은 담에서 뛰어 내리지 못하는 지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때 알았다. 3초만에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걸.’ 신우는 그 순간 지수를 사랑하게 됐다.
그 후에도 신우는 쉽사리 지수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지수는 남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면서도 웬일인지 잘 나가는 남자를 모두 마다했다. 그럼에도 신우는 끝내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우의 모친이 세상을 떠났다. 지수는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날 그녀가 유학을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수는 홀연히 떠났다. 신우가 빌려줬던 책 한 권을 남긴 채.
과거를 회상하며 병원을 나서던 신우는 10년 전 헤어졌던 첫사랑 지수와 우연히 다시 마주치게 됐다. 조심스럽게 안부를 묻던 두 사람. 신우는 아무일 없이 자신 앞에 나타낸 그녀를 향해 “다행”이라는 말을 전했고, 지수는 “차라리 화를 내고 잊었어야지”라며 역정을 냈다. 그 순간 신우는 지수의 손가락에 있는 반지를 발견하고는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지수는 “우리가 인연은 인연인가보다. 이런식으로 다시 만나는 걸 보면. 우리가 인연이라면 분명 악연일 거야. 나는 널 다시 보지 않기만 바라고 살았어. 다시 보지 말자 우리. 그게 좋을 것 같아. 너랑 나 둘 다를 위해서”라며 돌아섰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신우는 모친 기일에 고향집 서랍 속에서 10년 전 지수가 남기고 간 책 속에서 쪽지를 발견했다. ‘너한테 꼭 해야할 말이 있어. 내일 11시 반딧불 다리에서 만나자.’ 신우는 반딧불 다리를 찾아 ’10년 전 내가 이 쪽지를 발견했더라면. 이 자리에서 널 만났더라면. 우리는 지금쯤 어떻게 되어 있을까’ 라고 후회했다. 그리고는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이 모든 걸 바로잡을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 했다. 그 순간 신우는 옆을 지나던 자전거와 부딪히며 호수로 빠진다. 그리고는 10년 전 과거로 타임슬립한다.
신우는 가람고에 새로 온 수학선생님이 됐다. 죽은 모친을 만나고, 18살 자신을 만났다. 그리고 첫사랑 지수까지 만나게 됐다. 처음엔 어리둥절 했지만 이내 자신이 과거로 온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는 다시금 ‘첫사랑’을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로잡혔다. 10년 전에 그랬듯 신우는 담을 넘는 지수를 발견하고는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적응해 가던 사이 자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과거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18살 신우와 지수를 향해 달렸다. 과거로 온 자신이 지수가 담을 넘는 것을 도와 줬기에 18살 신우가 지수에게 반하는 순간이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18살 신우와 지수는 이미 농구장에서 손을 맞잡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다.
28살 신우는 18살 신우와 지수를 바라보며 ‘다행히도 운명은 본궤도를 찾은 거 같다. 조금 비틀대고 틀어지더라도 운명은 결국 같은 자리에 도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작은 비틀림이 1분 1초의 트러짐이 그저 기적을 만들어주기를, 이전과는 다른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
‘애간장’은 판타지가 가미된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왠지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공감형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누구나 한 번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학창시절 첫사랑의 추억은 아련하다. ‘애간장’은 그런 면에서 억지스럽지 않은 전개로 재미를 더했다.
이정신은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서지훈과 이열음도 풋풋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모습을 재연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다만 10년이라는 어쩌면 길지 않은 시간, 18살 강신우와 28살 강신우의 모습을 볼 때 실제 이정신과 서지훈은 외형적인 면에서 크게 일치하지 않았다. 2인 1역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8일 제작발표회에서 “극 초반에는 다르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한 회, 두 회 보다 보면 ‘같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민연홍 PD의 말대로 조금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애간장’은 그때 그 시절 첫사랑과의 과거를 바꾸고 싶은 내가 10년 전의 ‘나’를 만나 황당한 삼각관계에 휘말리는 로맨스 드라마다.
TV용 10부작, 웹·모바일용 30부작으로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제작됐다. 그간 토, 일요일에 선보인 ‘오리지널’을 통해 장르물 명가로 평가받은 OCN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로맨스’ 블록을 편성해 새로운 소재와 플랫폼 연계로 콘텐츠 확장에 나선다. 지난해 ‘애타는 로맨스’ ‘멜로홀릭’에 이어 ‘애간장’이 2018년 첫 주자로서 ‘오리지널’을 잇는 새로운 브랜드 탄생의 신호탄을 쏜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에 OCN에서 방송되며, 옥수수(oksusu)를 통해서는 매주 수, 목요일 오전 10시에도 만나 볼 수 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지난 8일 처음 방송된 OCN 드라마 ‘애간장’에서는 28살 모태솔로 강신우(이정신 분)가 우연한 사고로 과거로 되돌아가 10년 전 자신(서지훈 분)과 첫사랑 한지수(이열음 분)를 만났다.
28살 신우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된다. 오랫동안 연애는커녕 여자 근처에도 가지 않은 그를 위한 친구들의 배려였다. 신우는 “첫사랑 이후 누구를 봐도 심장이 뛰지 않고 설레지 않고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의사는 “의학적 소견은 아니지만 인생 선배로서 얘기하자면 아직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심장을 뛰게 하는 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신우는 첫사랑 지수를 처음 만난 날을 회상했다. 18살 신우는 버스에서 곤히 자고있는 지수를 발견하고 넋이 나간 듯 바라봤다. 그러다 햇살에 눈이 부실까봐 조심스럽게 손으로 빛을 가려줬다. 버스가 학교 앞에 도착했지만 신우는 단잠에 빠진 지수를 깨우지 않았다. 지각하게 돼 학교 담을 넘어야 하는 두 사람. 신우는 높은 담에서 뛰어 내리지 못하는 지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때 알았다. 3초만에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걸.’ 신우는 그 순간 지수를 사랑하게 됐다.
그 후에도 신우는 쉽사리 지수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지수는 남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면서도 웬일인지 잘 나가는 남자를 모두 마다했다. 그럼에도 신우는 끝내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우의 모친이 세상을 떠났다. 지수는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날 그녀가 유학을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수는 홀연히 떠났다. 신우가 빌려줬던 책 한 권을 남긴 채.
과거를 회상하며 병원을 나서던 신우는 10년 전 헤어졌던 첫사랑 지수와 우연히 다시 마주치게 됐다. 조심스럽게 안부를 묻던 두 사람. 신우는 아무일 없이 자신 앞에 나타낸 그녀를 향해 “다행”이라는 말을 전했고, 지수는 “차라리 화를 내고 잊었어야지”라며 역정을 냈다. 그 순간 신우는 지수의 손가락에 있는 반지를 발견하고는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지수는 “우리가 인연은 인연인가보다. 이런식으로 다시 만나는 걸 보면. 우리가 인연이라면 분명 악연일 거야. 나는 널 다시 보지 않기만 바라고 살았어. 다시 보지 말자 우리. 그게 좋을 것 같아. 너랑 나 둘 다를 위해서”라며 돌아섰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신우는 모친 기일에 고향집 서랍 속에서 10년 전 지수가 남기고 간 책 속에서 쪽지를 발견했다. ‘너한테 꼭 해야할 말이 있어. 내일 11시 반딧불 다리에서 만나자.’ 신우는 반딧불 다리를 찾아 ’10년 전 내가 이 쪽지를 발견했더라면. 이 자리에서 널 만났더라면. 우리는 지금쯤 어떻게 되어 있을까’ 라고 후회했다. 그리고는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이 모든 걸 바로잡을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 했다. 그 순간 신우는 옆을 지나던 자전거와 부딪히며 호수로 빠진다. 그리고는 10년 전 과거로 타임슬립한다.
그렇게 적응해 가던 사이 자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과거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18살 신우와 지수를 향해 달렸다. 과거로 온 자신이 지수가 담을 넘는 것을 도와 줬기에 18살 신우가 지수에게 반하는 순간이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18살 신우와 지수는 이미 농구장에서 손을 맞잡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다.
28살 신우는 18살 신우와 지수를 바라보며 ‘다행히도 운명은 본궤도를 찾은 거 같다. 조금 비틀대고 틀어지더라도 운명은 결국 같은 자리에 도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작은 비틀림이 1분 1초의 트러짐이 그저 기적을 만들어주기를, 이전과는 다른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
‘애간장’은 판타지가 가미된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왠지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공감형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누구나 한 번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학창시절 첫사랑의 추억은 아련하다. ‘애간장’은 그런 면에서 억지스럽지 않은 전개로 재미를 더했다.
이정신은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서지훈과 이열음도 풋풋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모습을 재연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다만 10년이라는 어쩌면 길지 않은 시간, 18살 강신우와 28살 강신우의 모습을 볼 때 실제 이정신과 서지훈은 외형적인 면에서 크게 일치하지 않았다. 2인 1역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8일 제작발표회에서 “극 초반에는 다르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한 회, 두 회 보다 보면 ‘같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민연홍 PD의 말대로 조금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애간장’은 그때 그 시절 첫사랑과의 과거를 바꾸고 싶은 내가 10년 전의 ‘나’를 만나 황당한 삼각관계에 휘말리는 로맨스 드라마다.
TV용 10부작, 웹·모바일용 30부작으로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제작됐다. 그간 토, 일요일에 선보인 ‘오리지널’을 통해 장르물 명가로 평가받은 OCN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로맨스’ 블록을 편성해 새로운 소재와 플랫폼 연계로 콘텐츠 확장에 나선다. 지난해 ‘애타는 로맨스’ ‘멜로홀릭’에 이어 ‘애간장’이 2018년 첫 주자로서 ‘오리지널’을 잇는 새로운 브랜드 탄생의 신호탄을 쏜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에 OCN에서 방송되며, 옥수수(oksusu)를 통해서는 매주 수, 목요일 오전 10시에도 만나 볼 수 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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