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에서 자홍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차태현/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에서 자홍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차태현/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코미디 장르에서 독보적인 캐린터를 구축해온 배우 차태현이 웃음기를 쫙 빼고 돌아왔다.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 함께’)에서 자홍 역을 맡은 차태현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자홍은 소방관으로서 의로운 삶을 살다 죽어 저승에 왔지만, 누구보다 힘들고 지친 일생을 보낸 인물. 그런 자홍을 연기하며 2시간 19분 간의 상영시간 내내 단 한 번도 웃지 않는 차태현의 모습은 낯설지만, 또 새롭다.

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차태현: 작품을 할 때마다 첫 시사회 전에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편하게 볼 수가 없다. ‘신과 함께’ 는 CG가 중요한 작품이다보니 그 부분에 신경을 써서 더 집중해서 봤다. 재미있게 본 것 같은데 아직 잘 모르겠다.

10. 아들 수찬이도 시사회에 와서 영화를 봤다던데 반응은 어땠나?
차태현: 일단 내가 출연한 영화를 아들에게 처음 보여줬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재미있었냐?”고 물었더니 “재미있다”고 하더라. 그리고 나한테는 말을 안 했는데 나중에 엄마한테 “아빠가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더라. (웃음) 가장 궁금한 건 수찬이가 영화를 잘 따라왔는가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는데 재미있게 본 것 같다.

10.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부담감이 들지는 않나?
차태현: 물론, 원작 팬들은 영화를 보고 실망할 수도 있다. 원작과 달라서 서운함을 느끼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웹툰을 영화화했을 때 가장 맞추기 힘든 부분이 시간이다. 영화는 웹툰에 비해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항상 완벽하게 표현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신과 함께’도 원작의 주인공 진기한 캐릭터가 하정우가 맡은 강림 역에 포함됐다. 그리고 자홍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방법이 웹툰을 영화화하면서 가장 합리적으로 분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10. 자홍 캐릭터는 지금까지 맡아왔던 캐릭터와는 달리 웃음기를 쏙 뺀 캐릭터다. 스스로 낯설지는 않았나?
차태현: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완성된 영화를 보고 ‘한 번도 웃기는 장면이 없구나’ 하고 깨달았다. 내가 보기에도 좀 낯설었다. 지금까지는 좀 어두운 톤의 캐릭터를 맡아도 어느 정도 코믹함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 웃길 셈이구나’ 싶었다. (웃음) 그런데 그런 낯선 모습을 관객의 입장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받아들인다면 배우로서는 다행인 것 같다.

“‘신과 함께’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고 말한 차태현/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고 말한 차태현/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0. 극 중 자홍은 49일 안에 살인·나태·거짓·불의·배신·폭력·천륜 등 7개 지옥의 심판을 통과한다. 만약 자신이라면 어떤 지옥을 통과하기가 가장 어려울 것 같나?
차태현: 살인 지옥 말고는 하나도 통과 못 할 것 같다. (웃음) 우리 작품의 특징이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는 거다. 7가지 지옥을 보면서 영화로는 재미있지만 동시에 살짝 겁이 난다. 내 인생을 정말 돌아볼 생각이 없었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돌아보게 됐다.

10. CG 작업을 위해 대부분의 촬영을 그린 매트에서 했다. 배우 생활은 오래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
차태현: 그린 매트 촬영도 그렇고 1, 2편을 동시에 찍는 것도 나에게는 도전이자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할리우드 영화 촬영장을 메이킹 영상으로만 접해봤지만, ‘신과 함께’를 찍는 내내 할리우드 영화 촬영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신과 함께’를 발판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물론 배우들도 촬영 현장의 변화에 맞춰서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

10. ‘신과 함께’는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주연 배우로서 부담되지는 않나?
차태현: 원래 기대치가 높은 영화가 부담감이 크다. 하지만 아무도 기대를 안 하는 것보다는 기대가 높은 게 낫다. (웃음) 그만큼 관심을 가져준다는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한다.

10. 관객들이 ‘신과 함께’를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나?
차태현: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런 판타지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력을 담았고, 만약 ‘신과 함께’가 잘 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영화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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