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혼이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는 가수 정동하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혼이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는 가수 정동하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내일, 모레 스케줄을 비워 놨습니다. 여러분들과 끝까지 함께 달려보려고 합니다. 늘 제 한계가 궁금했는데 오늘 한번 끝까지 나를 던져보겠습니다.”

16일 저녁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가수 정동하는 자신의 브랜드 콘서트 ‘디 아티스트(The Artist): 소리’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동하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과 약 2시간 30분동안 음악으로 끝없이 교감했다.

정동하는 지난해 발매한 미니앨범 ‘드림(Dream)’의 수록곡 ‘솔라(Solar)’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뮤지컬 무대에 서서 그런지 콘서트 무대는 오랜만이다. 굉장히 새롭다”며 “관객들의 눈빛이 하나하나 다 보인다. 마음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뷰티풀(Beutiful)’ ‘너의 계절’ ‘괜찮아’ ‘생각이나’를 열창했다.

오프닝에 이어 ‘다시 눈’ ‘운명 같은 너’로 잔잔한 분위기를 이끌어 가던 정동하는 ‘블랙홀’ ‘골목길’로 관객들의 흥을 끌어올렸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린 공연인 만큼 정동하는 객석 아래로 내려가 캐럴 ‘실버 벨’을 부르며 관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작은 이벤트도 열었다. 노래가 끝나자 그는 “객석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사탕을 나눠드리고 싶었는데 노래가 생각보다 짧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아직 크리스마스가 많이 남았지만 여러분들과 파티를 한다는 느낌으로 공연장에 왔다. 함께 노래하고,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와 ‘렛 잇 스노우(Let it Snow)’를 이어 불렀다.

정동하의 특별한 사연이 담긴 곡들도 이어졌다. 정동하는 2006년 부활의 보컬로 활동했을 당시에 썼던 노래 ‘선샤인’과, 올해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을 생각하며 쓴 ‘해피’를 불러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셨다. 정동하는 “두 곡은 내게 굉장히 의미가 있다. 심장이 뛰는 곡”이라며 “앞으로도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곡으로 쓸 거다. 계속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 계속 진솔하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가수 정동하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정동하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어 MBC ‘복면가왕’에서 부른 임재범의 ‘사랑’과 동방신기의 ‘미로틱’, YB ‘박하사탕’ 등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한 커버곡들을 연달아 선보이며 시원한 가창력을 뽐냈다. 관객들도 기립해 정동하의 음악을 즐겼다. 정동하의 목소리와 팬들의 함성으로 다시 한 번 공연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내 출생의 비밀”이라는 농담과 함께 부르기 시작한 퀸(Queen)의 ‘아이 워즈 본 투 러브 유(I was born to love you)’는 공연의 백미였다.

마지막으로 정동하는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의 넘버 ‘영원’과 미발표곡 ‘크리스마스에 흰눈이 내리면’을 이어 불렀고 보이스퍼와 함께 ‘불후의 명곡’에서 선보였던 동요 ‘섬집아기’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특히 ‘섬집아기’ 중간에는 그의 외할머니의 목소리가 실제로 삽입돼 잔잔한 감동을 줬다.

정동하는 “한 다큐멘터리에서 사람이 숨을 쉴 때마다 영혼이 빠져 나간다고 믿는 부족의 이야기를 봤다”며 “그들 생각대로라면 난 노래할 때마다 영혼이 많이 빠져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영혼들이 다 여러분들에게 스며들었으면 정말로 행복할 것 같다. 무대 위에서 가끔 힘들 때가 있지만 팬들을 생각하면 호흡 하나하나 허투루 할 수 없다. 늘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가수 정동하(왼쪽에서 세번째)와 보이스퍼가 동요 ‘섬집아기’를 함께 부르며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정동하(왼쪽에서 세번째)와 보이스퍼가 동요 ‘섬집아기’를 함께 부르며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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