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2017 ‘AMAs’ 생중계 진행을 맡은 안현모(왼쪽부터), 김구라, 임진모. / 사진제공=Mnet 방송화면
2017 ‘AMAs’ 생중계 진행을 맡은 안현모(왼쪽부터), 김구라, 임진모. / 사진제공=Mnet 방송화면
국내 음악 채널 Mnet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2017 AMAs(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독점 생중계했다. K팝 그룹 최초로 방탄소년단이 출연해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생중계 진행자로 나선 음악평론가 임진모와 방송인 김구라의 태도가 아쉬움을 남겼다.

20일 오전 10시부터(한국시간) Mnet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2017 AMAs’ 시상식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Mnet은 국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방송인 김구라, 음악평론가 임진모, 방송기자 출신 안현모를 진행자로 내세웠다. 당초 Mnet은 세 명의 진행자가 시상식에 참석한 팝스타들의 이력과 업적은 물론 현재 팝 음악계의 트렌드를 짚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생중계가 끝난 뒤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김구라와 임진모가 출연자들을 소개한 일부 멘트가 적절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레이디 가가가 무대에 오르자 김구라는 “성형 논란이 있었다”며 시상식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했고, 임진모는 “‘공연녀’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다”고 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Mnet이 ‘2017 AMAs’를 생중계한 결정적 이유인 방탄소년단에 대해서는 사전 지식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김구라는 방탄소년단을 소개하던 중 “엑소”라고 잘못 부르는 실수를 했다. 곧바로 “헷갈려 말 실수를 했다”고 사과했다. 임진모는 “엑소 팬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방탄소년단과 엑소, 그 팬들 모두에게 실례인 말”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임진모는 방탄소년단의 ‘2017 AMAs’ 참석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면서 “방탄소년단이 수상을 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이라고 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애초에 수상자 후보가 아니라 퍼포머로 ‘2017 AMAs’에 초청받았다. “방탄소년단은 예전부터 미국을 공략한 것 같다. 그런 노력들이 올해 빛을 발했다”는 말도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진출용으로 영어 앨범을 발매하거나 프로모션 등을 선보인 이력이 없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2017 BBMAs(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 대해서는 ‘SNS 인기’가 선정 기준의 전부인 양 소개했다. 그러나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은 1년 간의 앨범 및 디지털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공연 및 소셜 참여지수에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정한다. 네티즌들은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앨범, 음원, 공연과 SNS 등에서 고르게 높은 성적을 거둬 수상한 상을 단순히 ‘SNS 인기상’으로 치부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2017 AMAs’는 브루노 마스, 린킨 파크, 숀 메네스, 레이디 가가, 키스 어번, 체인스모커스, 칼리드, 이매진 드래곤스 등의 수상과 더불어 유일한 아시아 뮤지션으로 의미를 더한 방탄소년단의 공연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MC들의 미숙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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