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샤이니 태민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샤이니 태민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멘토. 자신이 쌓은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타인에게 가르침이나 조언을 주는 사람. ‘멘토’의 자격을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이상의 성과를 내거나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야 가능하다. 그래서 보이그룹 샤이니의 막내 태민이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하 더 유닛)’의 멘토로 합류한다고 했을 때 우선 놀랐다. 태민이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니… 그의 자격을 의심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만 15세에 데뷔한 그가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실력파 아이돌 샤이니로, 또 어엿한 솔로가수 태민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시간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운 것이다.

어느덧 데뷔 10년차 아이돌이 된 태민은, 자신이 속한 팀명처럼 말 그대로 눈부신 성장을 보여 왔다. 2008년 5월 ‘연하남 신드롬’을 일으킨 샤이니의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에서 태민이 노래를 부르는 부분은 거의 없다. 만 15세였던 당시 태민은 변성기를 앓았고 보컬 트레이닝도 거의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대신 댄스 브레이크에서 센터를 맡았다. 관절이 부서질 듯 격렬한 춤사위를 소화했던 바가지 머리 소년은 그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 당시 아이돌들은 대부분 팀 내 댄스 담당, 노래 담당, 예능 담당을 따로 구분 지었다. 샤이니도 다섯 멤버가 메인 보컬, 리드 보컬, 래퍼, 퍼포먼스 등의 포지션을 나눠가졌다. 태민은 그 중 퍼포먼스를 담당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창력을 키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일례로 한 가지 일화를 들 수 있다. 2009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태민은 “노래를 너무 부르고 싶었던 어느 날, 출연하게 된 라디오프로그램 DJ에게 한 소절을 부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당시 태민이 부른 것은 조정현의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 멤버 키는 “태민이 그 한 소절을 부르겠다고 4만 번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장난스럽게 투덜거렸지만 거기에는 태민에 대한 대견함과 기특함이 묻어있었다. MC들의 요청에 태민은 4만 번 연습했다는 그 노래를 다시 불렀다. “눈 내리고 외롭던 밤이 지나면 멀리서 들려오는 새벽 종소리…” 깨끗한 미성으로 다시 태어난 그 한 소절에서 ‘가수 태민’의 가능성을 엿봤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태민은 ‘연습벌레’로 정평이 나 있다. 스스로도 SBS스페셜 ‘작심 1만 시간’에 출연해 “잠을 줄여가며 연습했다”고 밝혔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태민은 무럭무럭 성장했다. 샤이니의 노래에서 태민의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었고, 비로소 노래와 춤이 모두 가능한 만능 아티스트가 됐다. 2014년 첫 번째 미니 앨범 ‘에이스(Ace)’를 내놓고 솔로가수로 첫 발을 뗐다. 당시 타이틀곡 ‘괴도(Danger)’로 감각적인 음악과 드라마틱한 퍼포먼스를 함께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2016년에는 첫 번째 정규 앨범 ‘프레스 잇(Press It)’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고, 올해 한국과 일본에서 개최한 첫 번째 솔로 콘서트를 통해 혼자서도 두세 시간 분량의 공연을 꽉 채울 수 있음을 증명했다.

태민 솔로 콘서트 현장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태민 솔로 콘서트 현장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태민은 오는 10월 솔로가수로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한다. 같은 달 14~1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OFF-SICK[on track]’도 개최한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태민이 현재 새 앨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콘서트에 대해서도 “태민 콘서트의 완전판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0여 년 동안 참 잘 자라온 태민의 솔로 활동과 더불어 ‘더 유닛’에서 보여줄 멘토로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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