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사진=영화 ‘그 후’ 포스터
사진=영화 ‘그 후’ 포스터
사진=영화 ‘그 후’ 포스터
‘그 후’에 등장하는 불륜 남녀를 보며 최근 “사랑하는 사이”라고 관계를 인정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후’는 자기변명과 자아 성찰의 그 사이에 서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인듯했다.

‘그 후'(감독 홍상수)는 불륜관계인 봉완(권해효), 창숙(김새벽)과 그 둘 사이에서 불륜녀로 오해받는 아름(김민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유부남인 봉완은 출판사에서 일했던 창숙과 사귀며 불륜 관계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봉완의 아파트 지하에서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향해 “너무 아름다운 분이세요”라는 대사를 던지며 사랑을 확인한다.

그러나 얼마 뒤 창숙은 유부남인 봉완과의 관계를 견디지 못한 듯 봉완에게 “비겁하다”는 말을 남기고 출판사를 떠난다. 봉완은 창숙과 헤어졌으나 그녀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봉완의 아내(조윤희)는 그런 그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좋아하는 여자 생겼어?”라고 묻는다. 봉완은 대답을 회피하지만 의심은 더욱 커졌고 결국 봉완은 연애편지를 들키고 만다.

봉완의 아내는 사무실로 달려가 그날 처음 출근한 아름(김민희)을 봉완의 여자로 착각한다. 그리고 불륜녀로 오해한 아름의 뺨을 때리며 분노를 표출한다. 아름이 불륜녀로 오해받은 그날 밤 떠났던 창숙이 다시 돌아오고 세 사람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한다.

영화에서 김민희는 불륜녀가 아닌 ‘불륜녀로 오해받는’ 아름 역을 맡았다. 극 중 아름은 순수하고 진지하며 때로는 봉완의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작품 속 아름은 누가 봐도 매력적인 여자로 그려졌으며 김민희는 그런 아름 역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내며 내내 빛을 발했다.

‘그 후’는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지만 생각보다 유쾌하다. 홍상수 감독 특유의 유머가 잘 스며들었고, 흑백 영화 특유의 감성도 느껴진다. 하지만,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를 떠올릴만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관객들이 도덕적 잣대로 영화를 판단할 경우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후’는 오는 7월 6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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