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손담비 : 일주일에 세 번 공연을 올리고 주말에는 2회 공연을 한다. 캐릭터마다 배우들이 여럿 캐스팅돼 첫 공연을 올리고 2주차를 돌았는데 아직까지 매회 다른 작품을 하는 것처럼 흥미롭다.
10. 체력적으로는 괜찮은가. 하루에 2회는 버겁지 않나.
손담비 : 다행히 체력적으론 무리가 없다. 오히려 주말 공연은 관객들의 호응이 좋아서 더 기운을 얻는다. 다만 최근 영화 ‘탐정2’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생각지도 못하게 일정이 맞물렸다. 액션 연습을 시작하면 그후 체력적으로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웃음)
10. 연극을 선택한 건, 다소 의외의 행보였다. 뮤지컬이라면 선뜻 이해가 됐을 텐데 말이다.
손담비 : 연기적으로 깊게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극을 택했다. 무엇보다 ‘라이어’란 작품을 워낙 재미있게 봤고, 2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이라고 하니 더 의미 있는 것 같았다. 이왕이면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다.
10. 연기적인 욕심이 느껴지는 선택이다.
손담비 :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커졌고, 회사를 옮기면서 대중들에게 연기자로서 더 많이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스페셜 라이어’ 출연 제안을 받았고 흔쾌히 선택할 수 있었다.
10. 사실 부담도 컸을 것 같은데, 워낙 대사량이 많고 호흡이 빠른 작품이니까.
손담비 : 물론 오랜 역사를 지닌 작품이라 부담도 컸다. 연습 초반에는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더라. 남편 존 스미스가 하는 거짓말을 옆에서 다 들으면서도 모르는 척 능청스럽게 연기를 해야하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았다. 게다가 드라마, 영화와 달리 무대는 풀샷아닌가, 몸도 굳어있었다. 2주차가 지난 지금은 어떤 타이밍에서 관객들이 웃는지 조금은 알게 됐다.
10. 가수로서 많은 무대에 선 경험이 연극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손담비 : 확실히 첫 공연 전날은 가수 때와 비슷하더라. 워낙 연습을 많이 해놔서 몸이 기억하는 대로, 또 오히려 긴장을 많이 하면 실수를 덜하게 된다. 처음엔 2막에서 많은 캐릭터들이 나와서 주고받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는데, 이젠 그 부분이 가장 재미있다. 배우들끼리도 하면서 서로 웃기고, 매번 다른 동료와 연기를 해서 새롭다.
10. 아찔했던 순간은 없었나.
손담비 : 대사를 뛰어넘은 적이 한 번 있다. 0.5 초간 화이트아웃이 됐는데, 다행히 동료 배우들이 잘 맞춰 주셨다. 생각보다 객석이 잘 보인다. 자칫 다른 생각을하면 하얗게 되는데, 아마 그때 그랬던 것 같다.
10. 그게 또 생방송인 연극의 묘미 아닌가.
손담비 :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기분을 느꼈다. 한동안 드라마를 하다 보니까 몸을 쓸 이유가 없었다. 연극은 몸 전체를 자유롭게 쓰면서 움직일 수가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는 가수 활동을 한 게 도움이 된다. 가수로서 무대 위에서는 워낙 몸을 자유롭게 썼으니까.
10. 첫 도전으로 연극, 그리소 ‘스페셜 라이어’를 선택한 걸 잘했다고 생각하나.
손담비 : 잘했다고 생각한다. 연기 호흡을 맞추는 배우가 달라질 때마다 매회 다른 작품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고,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셔서 그만큼 배울 점도 많다. 공연을 마치고 갖는 식사 자리에서도 ‘이런 것이 좋았다’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등 조언을 받는데, 큰 힘이 된다.
10. 연기의 베테랑들이 출연한다는 것, ‘스페셜 라이어’를 선택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손담비 : 선배님들은 볼 때마다 대단하다. ‘스페셜 라이어’의 초연부터 함께한 분들도 계시고, 관객 역시 마니아층이 탄탄한 작품이라 어떻게든 망치면 안된다는 책임감이 컸다. 선배님들은 모든 것을 숙지한 상태에서 애드리브를 하고, 강약 조절이 탁월하다. 힘을 줘야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서 강조하고, 그러면 어김없이 관객들은 좋아한다. 그런 세심한 부분을 많이 배운다.
10. 연기에 대한 재미와 욕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겠다.
손담비 :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다.
10. 나르샤, 슈 등 출연하는 배우들 중 가수 출신이 있어서 더 의지되는 면도 있겠다.
나르샤 : 나르샤와 신다은은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만난 적 있기 때문에 더 반갑더라. 각자 성장을 해서 ‘스페셜 라이어’로 만나 감회가 새롭다.
10. 나르샤와 다른, 손담비만의 바바라는 어떻게 그렸나.
손담비 : 차별성이라고 하면, 나르샤의 바바라보다 애교를 더 많이 넣었다. 차갑고 도시적인 면이 있지만, 존에게는 다정다감한 애교를 부리기도 하는 캐릭터로 표현한다.
10. 무대 연기의 어려운 점이라면,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이다. 매일 달라지는 반응에 따라 휘둘리지 않는 것도 배우의 몫이고.
손담비 : 가수를 할 때도 대중들이 호응이 없으면 기를 빼앗긴다. 반면 호응이 좋으면 기를 받는다. ‘스페셜 라이어’는 코믹극이라 관객들이 웃을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지만, 어떤 날은 반응이 덜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위축된다. 또 어떤 날엔 관객들이 자지러지는데, 그러면 기운을 받는 거다. 종종 수위 조절을 못할 때가 있어서 극이 절정을 달해 갈 수록 목소리가 감당할 수 없이 커지는데, 그런 점을 유의하려고 한다. 평정심을 찾도록 신경을 쓴다.
10. 그렇게 하기 위해서 따로 운동을 배운다든지, 준비하는 것도 있나.
손담비 : 헬스를 정말 오래 했는데, 어느 순간 릴랙스 되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개인적으로 필라테스처럼 늘리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데, 연기에는 필요한 것 같다. 긴장하면 몸의 근육이 자기도 모르게 위축되니까 그걸 풀어주고 또 마음을 느긋하게 내려주는 운동도 좀 하고 말이다. 공연 전 준비운동도 하는데, 우현 선배님이 한 시간 전부터 의상을 입고 무대 위를 걸어 다니는 모습을 봤다. 20년을 하셨는데도 여전히 저렇게 준비를 하시는 걸 보고 ‘진정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10. 2007년 데뷔해 어느덧 10주년이다.
손담비 : 6월 18일이 딱 1주년이었다. 팬들이 연습생 시절부터 1위 했을 때, 팬미팅 등 각종 영상을 다 보내줬다. 다시 보니 정말 풋풋하더라. 감회가 새로웠다. 10년 동안 잘 해왔구나 싶기도 하고.
10. 현재는 연기에만 몰입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손담비 : 가수는 잠시 내려놓은 것 같다. 가수와 배우, 두 가지를 다 같이 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더라. 가수도 스물 여섯의 나이에 시작해서 자리를 잡는데 4년이 걸렸다. 연기자도 ‘나’를 알리기 위해서는 그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어서 매진하고 싶다.
10. 사실 원래 가수가 아닌 배우를 꿈꿨는데, 비로소 꿈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손담비 : 맞다. 꿈과 가까워지는 과정이다.
10. 데뷔 초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것이 있다면?
손담비 : 한결 여유로워졌다. 예전엔 딱딱했다면, 이젠 물러졌다고 해야 할까.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것들에 대한 생각이 유해졌다. 주위에서도 ‘편해진 것 같다’고 한다. 8년간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일하면서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여유가 생기니 차분해지고, 또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들이 이해된다.
10. 롤모델로는 엄정화를 꼽았고, 가수로 처음 등장했을 땐 ‘포스트 이효리’로 불렸다.
손담비 :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여전히 닮고 싶고, 늘 반갑다. 솔로 가수가 컴백할 때 유독 더 그런데, 엄정화도 그렇고 이효리 역시 다시 얼굴을 비춘다고 해서 반가웠다. 더불어 나 역시 가수로 컴백해야한다는 조급함을 갖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연기를 선택했으니, 좀 더 갈고닦자고 마음을 먹었다. 팬들은 음반을 많이 기다리는데…물론 꼭 낼 거다. 늘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갈망이 있기 때문에, 연기 내공을 쌓은 뒤 기분 좋게, 또 혁신적인 음반으로 컴백할 계획이다.
10. 엄정화를 롤모델로 삼은 이유를 알겠다. 두 가지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가 보다. 사실 연기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고 가수로서는 못보는 줄 알았다.
손담비 : 가수로서 무대에 설 계획을 늘 갖고 있다. 그래서 엄정화 선배님이 더 대단하게 보인다.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희박한 일인데, 다 해내지 않나. 우선 연기자로서는 ‘가수 손담비’의 이미지를 벗기는 게 숙제이다.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연기자로서 깊고 다양하게 보여드려야 대중들도 다르게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시점에 다시 가수로 나온다면, 분명 혼란스러울 테니까. 오래 걸리고 노력을 많이 해야할 것이라고 각오하고 시작했다.
10. 현재의 위치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손담비 : 열심히 했다고 했는데,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성장 시기엔 바빴다는 기억밖엔 없다. 이제 조금 생각할 여유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10. 가수와 배우, 그렇다면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손담비는 어떤가. 주위에 결혼 한 친구들도 많을 것 같은데.
손담비 : 대부분 결혼했다.(웃음) 결혼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지만, 혼자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지금은 여자친구들과 노는 게 익숙하고 재미있다. 같은 소속사이기도 한 려원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캐릭터 분석과 조언을 구한다. 만나면 영화도 네 편을 연이어본 뒤 각자 생각을 말하면서 노는, 그런 문화이다.(웃음) 그런데 부모님을 생각해서 결혼은 해야하지 않을까.(웃음)
10. 앞으로의 10년은 어떤 모습일까.
손담비 : 10년 후는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연기자와 가수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0. 늘 응원하는, 그리고 가수 손담비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손담비 : 새로운 걸 할 때마다 챙겨주는 건 정말 팬들밖에 없더라. 늘 감사하고소중한 존재이다. 팬들이 원하는 가수 활동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고(웃음), 다만 그냥 나올 수 없고 혁신적인 걸 해야하니까 철저히 준비하겠다. 나날이 성장하는, 소통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가수 손담비는 2008년 ‘미쳤어’로 대중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데뷔 1년 만에 히트곡을 얻으며 이후 ‘토요일 밤에’와 ‘퀸(Queen)’을 연이어 발표하며 여성 솔로 가수로 입지를 굳혔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소화하며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까지 갖춘 그는 천생 가수 같았다.10.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했다. 모든 것이 새로울 것 같은데.
주 활동 무대가 달라진 건 2011년부터다.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손담비는 ‘빛과 그림자’를 시작으로 ‘가족끼리 왜 이래’ ‘유미의 방’ ‘미세스 캅2’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올해는 ‘스페셜 라이어’를 통해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며 ‘배우’의 옷을 갖춰 입었다. 가수에서 배우로,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손담비의 내일이 기대된다.
손담비 : 일주일에 세 번 공연을 올리고 주말에는 2회 공연을 한다. 캐릭터마다 배우들이 여럿 캐스팅돼 첫 공연을 올리고 2주차를 돌았는데 아직까지 매회 다른 작품을 하는 것처럼 흥미롭다.
10. 체력적으로는 괜찮은가. 하루에 2회는 버겁지 않나.
손담비 : 다행히 체력적으론 무리가 없다. 오히려 주말 공연은 관객들의 호응이 좋아서 더 기운을 얻는다. 다만 최근 영화 ‘탐정2’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생각지도 못하게 일정이 맞물렸다. 액션 연습을 시작하면 그후 체력적으로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웃음)
10. 연극을 선택한 건, 다소 의외의 행보였다. 뮤지컬이라면 선뜻 이해가 됐을 텐데 말이다.
손담비 : 연기적으로 깊게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극을 택했다. 무엇보다 ‘라이어’란 작품을 워낙 재미있게 봤고, 2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이라고 하니 더 의미 있는 것 같았다. 이왕이면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다.
10. 연기적인 욕심이 느껴지는 선택이다.
손담비 :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커졌고, 회사를 옮기면서 대중들에게 연기자로서 더 많이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스페셜 라이어’ 출연 제안을 받았고 흔쾌히 선택할 수 있었다.
10. 사실 부담도 컸을 것 같은데, 워낙 대사량이 많고 호흡이 빠른 작품이니까.
손담비 : 물론 오랜 역사를 지닌 작품이라 부담도 컸다. 연습 초반에는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더라. 남편 존 스미스가 하는 거짓말을 옆에서 다 들으면서도 모르는 척 능청스럽게 연기를 해야하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았다. 게다가 드라마, 영화와 달리 무대는 풀샷아닌가, 몸도 굳어있었다. 2주차가 지난 지금은 어떤 타이밍에서 관객들이 웃는지 조금은 알게 됐다.
손담비 : 확실히 첫 공연 전날은 가수 때와 비슷하더라. 워낙 연습을 많이 해놔서 몸이 기억하는 대로, 또 오히려 긴장을 많이 하면 실수를 덜하게 된다. 처음엔 2막에서 많은 캐릭터들이 나와서 주고받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는데, 이젠 그 부분이 가장 재미있다. 배우들끼리도 하면서 서로 웃기고, 매번 다른 동료와 연기를 해서 새롭다.
10. 아찔했던 순간은 없었나.
손담비 : 대사를 뛰어넘은 적이 한 번 있다. 0.5 초간 화이트아웃이 됐는데, 다행히 동료 배우들이 잘 맞춰 주셨다. 생각보다 객석이 잘 보인다. 자칫 다른 생각을하면 하얗게 되는데, 아마 그때 그랬던 것 같다.
10. 그게 또 생방송인 연극의 묘미 아닌가.
손담비 :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기분을 느꼈다. 한동안 드라마를 하다 보니까 몸을 쓸 이유가 없었다. 연극은 몸 전체를 자유롭게 쓰면서 움직일 수가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는 가수 활동을 한 게 도움이 된다. 가수로서 무대 위에서는 워낙 몸을 자유롭게 썼으니까.
10. 첫 도전으로 연극, 그리소 ‘스페셜 라이어’를 선택한 걸 잘했다고 생각하나.
손담비 : 잘했다고 생각한다. 연기 호흡을 맞추는 배우가 달라질 때마다 매회 다른 작품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고,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셔서 그만큼 배울 점도 많다. 공연을 마치고 갖는 식사 자리에서도 ‘이런 것이 좋았다’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등 조언을 받는데, 큰 힘이 된다.
10. 연기의 베테랑들이 출연한다는 것, ‘스페셜 라이어’를 선택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손담비 : 선배님들은 볼 때마다 대단하다. ‘스페셜 라이어’의 초연부터 함께한 분들도 계시고, 관객 역시 마니아층이 탄탄한 작품이라 어떻게든 망치면 안된다는 책임감이 컸다. 선배님들은 모든 것을 숙지한 상태에서 애드리브를 하고, 강약 조절이 탁월하다. 힘을 줘야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서 강조하고, 그러면 어김없이 관객들은 좋아한다. 그런 세심한 부분을 많이 배운다.
10. 연기에 대한 재미와 욕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겠다.
손담비 :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다.
10. 나르샤, 슈 등 출연하는 배우들 중 가수 출신이 있어서 더 의지되는 면도 있겠다.
나르샤 : 나르샤와 신다은은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만난 적 있기 때문에 더 반갑더라. 각자 성장을 해서 ‘스페셜 라이어’로 만나 감회가 새롭다.
10. 나르샤와 다른, 손담비만의 바바라는 어떻게 그렸나.
손담비 : 차별성이라고 하면, 나르샤의 바바라보다 애교를 더 많이 넣었다. 차갑고 도시적인 면이 있지만, 존에게는 다정다감한 애교를 부리기도 하는 캐릭터로 표현한다.
10. 무대 연기의 어려운 점이라면,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이다. 매일 달라지는 반응에 따라 휘둘리지 않는 것도 배우의 몫이고.
손담비 : 가수를 할 때도 대중들이 호응이 없으면 기를 빼앗긴다. 반면 호응이 좋으면 기를 받는다. ‘스페셜 라이어’는 코믹극이라 관객들이 웃을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지만, 어떤 날은 반응이 덜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위축된다. 또 어떤 날엔 관객들이 자지러지는데, 그러면 기운을 받는 거다. 종종 수위 조절을 못할 때가 있어서 극이 절정을 달해 갈 수록 목소리가 감당할 수 없이 커지는데, 그런 점을 유의하려고 한다. 평정심을 찾도록 신경을 쓴다.
10. 그렇게 하기 위해서 따로 운동을 배운다든지, 준비하는 것도 있나.
손담비 : 헬스를 정말 오래 했는데, 어느 순간 릴랙스 되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개인적으로 필라테스처럼 늘리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데, 연기에는 필요한 것 같다. 긴장하면 몸의 근육이 자기도 모르게 위축되니까 그걸 풀어주고 또 마음을 느긋하게 내려주는 운동도 좀 하고 말이다. 공연 전 준비운동도 하는데, 우현 선배님이 한 시간 전부터 의상을 입고 무대 위를 걸어 다니는 모습을 봤다. 20년을 하셨는데도 여전히 저렇게 준비를 하시는 걸 보고 ‘진정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10. 2007년 데뷔해 어느덧 10주년이다.
손담비 : 6월 18일이 딱 1주년이었다. 팬들이 연습생 시절부터 1위 했을 때, 팬미팅 등 각종 영상을 다 보내줬다. 다시 보니 정말 풋풋하더라. 감회가 새로웠다. 10년 동안 잘 해왔구나 싶기도 하고.
10. 현재는 연기에만 몰입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손담비 : 가수는 잠시 내려놓은 것 같다. 가수와 배우, 두 가지를 다 같이 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더라. 가수도 스물 여섯의 나이에 시작해서 자리를 잡는데 4년이 걸렸다. 연기자도 ‘나’를 알리기 위해서는 그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어서 매진하고 싶다.
10. 사실 원래 가수가 아닌 배우를 꿈꿨는데, 비로소 꿈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손담비 : 맞다. 꿈과 가까워지는 과정이다.
손담비 : 한결 여유로워졌다. 예전엔 딱딱했다면, 이젠 물러졌다고 해야 할까.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것들에 대한 생각이 유해졌다. 주위에서도 ‘편해진 것 같다’고 한다. 8년간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일하면서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여유가 생기니 차분해지고, 또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들이 이해된다.
10. 롤모델로는 엄정화를 꼽았고, 가수로 처음 등장했을 땐 ‘포스트 이효리’로 불렸다.
손담비 :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여전히 닮고 싶고, 늘 반갑다. 솔로 가수가 컴백할 때 유독 더 그런데, 엄정화도 그렇고 이효리 역시 다시 얼굴을 비춘다고 해서 반가웠다. 더불어 나 역시 가수로 컴백해야한다는 조급함을 갖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연기를 선택했으니, 좀 더 갈고닦자고 마음을 먹었다. 팬들은 음반을 많이 기다리는데…물론 꼭 낼 거다. 늘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갈망이 있기 때문에, 연기 내공을 쌓은 뒤 기분 좋게, 또 혁신적인 음반으로 컴백할 계획이다.
10. 엄정화를 롤모델로 삼은 이유를 알겠다. 두 가지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가 보다. 사실 연기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고 가수로서는 못보는 줄 알았다.
손담비 : 가수로서 무대에 설 계획을 늘 갖고 있다. 그래서 엄정화 선배님이 더 대단하게 보인다.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희박한 일인데, 다 해내지 않나. 우선 연기자로서는 ‘가수 손담비’의 이미지를 벗기는 게 숙제이다.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연기자로서 깊고 다양하게 보여드려야 대중들도 다르게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시점에 다시 가수로 나온다면, 분명 혼란스러울 테니까. 오래 걸리고 노력을 많이 해야할 것이라고 각오하고 시작했다.
10. 현재의 위치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손담비 : 열심히 했다고 했는데,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성장 시기엔 바빴다는 기억밖엔 없다. 이제 조금 생각할 여유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10. 가수와 배우, 그렇다면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손담비는 어떤가. 주위에 결혼 한 친구들도 많을 것 같은데.
손담비 : 대부분 결혼했다.(웃음) 결혼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지만, 혼자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지금은 여자친구들과 노는 게 익숙하고 재미있다. 같은 소속사이기도 한 려원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캐릭터 분석과 조언을 구한다. 만나면 영화도 네 편을 연이어본 뒤 각자 생각을 말하면서 노는, 그런 문화이다.(웃음) 그런데 부모님을 생각해서 결혼은 해야하지 않을까.(웃음)
10. 앞으로의 10년은 어떤 모습일까.
손담비 : 10년 후는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연기자와 가수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0. 늘 응원하는, 그리고 가수 손담비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손담비 : 새로운 걸 할 때마다 챙겨주는 건 정말 팬들밖에 없더라. 늘 감사하고소중한 존재이다. 팬들이 원하는 가수 활동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고(웃음), 다만 그냥 나올 수 없고 혁신적인 걸 해야하니까 철저히 준비하겠다. 나날이 성장하는, 소통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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