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연극 ‘짬뽕’ 공연 장면
사진=연극 ‘짬뽕’ 공연 장면
많은 직장인들을 울린 ‘김과장’ 속 추남호,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안긴 ‘힘쎈여자 도봉순’ 속 김광복 그리고 이번엔 아픈 역사를 읊으며 감동을 선사하는 ‘짬뽕’의 작로이다. 이들은 모두 배우 김원해를 통해 탄생했다.

11일 서울 구로구 프라임 아트홀에서는 연극 ‘짬뽕'(연출 윤정환)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김원해는 극중 신작로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그는 전작 KBS2 ‘김과장’,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김과장’에서는 TQ그룹 경리부장으로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가장을 표현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반면 ‘힘쎈여자 도봉순’에서는 1인2역을 소화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용역 깡패였던 김광복과 게이 상사 오돌병을 맛깔나게 소화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얻었다.

이번 ‘짬뽕’에서도 발군의 연기력으로 작품을 빛냈다.

김원해는 2007년부터 11년째 ‘짬뽕’에 출연 중이다. 이와 관련해 “매년 5월이면 연례행사처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근대사에 빚을 지고 있다. 부채를 탕감하는 느낌”이라며 “초등학교 5학년 때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뉴스를 보며 어머니께 물었다. 어머니는 뉴스에서 나오는 그대로 ‘광주에 무장공비가 침투해 군인들이 소탕하러 갔다’고 답했다. 잘못된 역사를 대학교를 가서야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김원해는 “당시 정권에 분노와 환멸을 느꼈고, 잘못된 역사를 가지고 청소년기를 보냈고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그 시절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짬뽕’에 출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짬뽕’은 1980년 봄, 광주민주화 운동과 ‘봄이 온다’는 뜻을 담은 중국집 춘래원 식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원해가 맡은 작로는 춘래원의 주방장으로 역사의 현장에서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게 한다.

그는 “3년 전, 극중 인물의 나이와 10살차이가 나서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연출에게 물었다”며 “연출이 ‘동안이라 커버할 수 있다’고 회유했고 넘어갔다”고 웃었다. 아울러 “늘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빚을 갚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원해는 2014년 4월의 봄도 언급했다.

그는 “3년 전 이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의 국민, 주권자, 아이를 키우는 학부형으로서 의지와 상관없이 엄청난 빚을 졌다”면서 “이 시대의 ‘딴따라’로 산다는 것에 대해 고민했고, 행위로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짬뽕’의 윤정환 연출에게 세월호와 관련된 작품을 써주면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며 “곧 산에 들어가서 글을 쓴다고 하니,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짬뽕’은 김원해 외에도 채송화 김조연 김화영 이건영 김경환 이정근 이세영 등이 출연하며, 오는 7월 2일까지 신도림 프라임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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