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윤식당’ 주역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윤식당’ 주역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이쯤 되면 문전성시(門前成市)다. tvN ‘윤식당’의 ‘윤스 키친’이 현지를 찾은 관광객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한국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그저 음식을 만들고, 팔았던 이들의 어떤 매력이 흥행을 이끈 걸까.

‘윤식당’이 종영까지 단 2회 만을 남겨뒀다.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빌리 인근의 섬에서 신구·윤여정·이서진·정유미가 ‘윤스 키친’이라는 작은 한 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윤식당’은 기존 나영석 PD가 선보였던 프로그램들과 유사한 콘셉트다. 여행, 먹방, 쿡방 등과 함께 출연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극대화시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윤식당’은 타이쿤(경제적인 활동을 통해 무언가를 경영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 경영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을 연상케 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멤버들은 여러 고비를 이겨냈다. 해변정리사업으로 1호점을 철거한 뒤 새로운 터전으로 가게를 오픈하게 되면서 마음고생을 했다. 장사 역시 쉽지 않았다. 손님들은 생각보다 쉽게 가게로 발을 돌리지 않았다. 시식용 음식까지 만들었지만 지나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무’ 이서진과 의욕 넘치는 메인 셰프 윤여정은 불고기 외에도 다양한 메뉴들을 개발했다. 라면, 만두, 치킨, 파전 등 신메뉴는 손님들의 입맛을 돋궜다. 이서진은 손님들이 관심을 갖는 패들보트를 마케팅 수법으로 활용했다. 윤여정의 통 큰 서비스 역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멤버들은 여러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갔다. 장사가 안 되면 인근 상권 조사와 메뉴 개발 등을 통해 왜 안 되는지 머리를 맞대고 상의했다. 이 과정서 시청자들은 마치 게임 속 미션을 하나씩 해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열흘간의 짧은 식당 운영이었지만 처음과 달리 마지막에는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음식을 맛있게 먹고 만족하는 손님들의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묘한 안도감과 자부심을 안겼다.

‘윤식당’
‘윤식당’
반짝이는 햇빛과 아름다운 해변을 배경으로 바쁠 것 없는 여유 있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 손님들은 음식이 늦게 나와도 불만불평 없이 함께 있는 사람과 수다를 떤다. 느린 섬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마음껏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힐링을 안겼다. 촬영이 진행되는 인도네시아 롬복 길리섬은 실제로 한 번 방문한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오게 만든다 해서 ‘매직 아일랜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없다. 대신 조랑말이 이끄는 마차가 자전거가 이를 대신한다. 지상 파라다이스 같은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엿보는 여유 있는 삶은 부러움을 자아냈다.

신구·윤여정·이서진·정유미의 낯선 조합이 주는 흥미로움도 크다. 알바생 신구는 나이가 제일 많다. 그러나 위엄을 부리지 않는다. 거기서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가게 곳곳을 청소하고,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항상 일어나 있다. “고생이 많으시다”는 윤여정의 말에 “주방이 더 고생이 많다”면서 공을 돌린다. 윤여정은 열정의 사장님이다. 특유의 위트와 까칠함 속 느껴지는 진정성과 친절함은 의외의 예능적 재미를 안긴다. 솔직하면서도 ‘쿨’한 윤여정의 모습은 우리가 본받고 싶은 어른의 모습과도 같다.

이서진은 ‘투덜이’에서 만능 상무로 완벽하게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대학교 경영학과 출신답게 전문 경영인 포스를 풍긴다. 무엇보다 ‘윰블리’ 정유미의 재발견을 이뤄냈다. ‘윤식당’이 첫 예능 프로그램으로 정유미는 신비로운 모습을 내려놓고, 티 없이 맑고 순수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청량하면서도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돋보인다. 여기에 어른들을 공경하는 모습으로 ‘윤식당’의 해피 바이러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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