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완벽한 아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완벽한 아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제목만 ‘완벽한 아내’였다. 극은 그다지 완벽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주춤했던 시청률은 좀처럼 상승하지 않았다. 빛난 건 배우들의 열연뿐이었다.

2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김정민) 최종회에서는 불길 속에서 죽음을 맞는 은희(조여정)와 비로소 행복을 찾아가는 재복(고소영)·정희(윤상현)·봉구(성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초반엔 본적 없는 미스터리한 전개로 마니아층을 만드는 듯 했지만 점차 힘이 빠진 극은 ‘막장’이라는 오명까지 들어야 했다.

은희의 광기가 심해졌고 그로 인해 재복은 정신병원에 갇혔다. 재복의 노련함으로 다시 은희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데 성공했지만, 그는 한 달 만에 퇴원해 다시 의미심장한 일을 벌였다. 정희는 가족들을 위해 은희를 관찰하며 비밀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그의 광기를 막기 위해 자살을 결심했다.

특히 최종회는 집중되지 않는 난잡한 전개가 펼쳐졌다. 비밀 일기를 쓰는 정희는 일기장을 보기 쉬운 곳에 뒀고 이를 은희가 봤다. 심각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봉구와 재복은 사랑을 시작했다. 재복의 친구 원재(정수영) 역시 죄책감을 버리고 삼규(인교진)과 사랑했다. 두 사람을 혜란(김정난)이 응원했다. 이 다양한 스토리들은 서로 어우러지지 않았고 억지스러움을 자아냈다. 집이 불타는 신도, 은희의 수하인 하 실장(강두)의 태도도 허술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놀라웠다. 고소영은 극 초반 억척주부부터 황당한 사건을 겪으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특히 은희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로 매일 악몽을 꾸고 오열하는 모습은 실제상황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처절했다. 조여정 역시 표정이 다채롭지 않은 캐릭터의 심리를 기괴한 눈빛과 웃음으로 표현해냈다. 사랑하는 남자를 지하방에 묶어두고 홀로 결혼 서약서를 읽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윤상현은 지질한 인생에서 벗어나고자 악마와 손을 잡았다가 가족을 위해 희생까지 자처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제 옷인 양 소화했고, 성준은 명불허전 로맨스의 장인다운 면모를 뽐냈다.

‘완벽한 아내’는 입체적인 캐릭터에 완벽 빙의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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