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버스터즈 / 사진제공=에버모어뮤직
버스터즈 / 사진제공=에버모어뮤직
Mnet ‘슈퍼스타K6’(2016) 출신 밴드 버스터즈(구 버스터리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슈퍼스타’를 꿈꾸지 않는다. 신곡으로 음원차트서 높은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는 누군가 버스터즈의 음악을 찾아 들어주기를, 더 나아가는 록음악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한 꺼풀 벗어주기를 바란다. 2015년 가요계 데뷔해 2017년 첫 정규 음반을 내놓고, 비로소 ‘진짜 아티스트로’의 시작점에 선 버스터즈가 바라는 것.

10. 버스터즈, 팀명이 바뀌었다. 데뷔 당시 팀명은 버스터리드였다.
노대건: 수산업을 하는 친구들이 아니라, 아티스트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버스터리드가 폭발적인 음악으로 리드하겠다는 각오를 표현했다면 버스터즈는 이제 우리가 폭발시키겠다는 의미다.

10. 바뀐 이름만큼 음악도 달라졌겠다.
노대건: 그간 강렬한, 메탈 장르의 음악을 하는 밴드로 인식됐다면 이번에는 통기타 연주도 넣고 신스 사운드도 추가했다. 보컬적으로도 스크리밍, 그로울링 창법 대신 덤덤한 보컬을 시도했다. 더불어 가사도 저희가 밴드를 해오며 겪었던 경험을 많이 녹였다.
조환희: 이전의 음반들은 저희가 수산업 일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곡을 쓰고 연습해서 만들었다. 이번에는 음반에만 시간을 투자했다. 뮤지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노력했고, ‘버스터즈가 이런 음악도 할 줄 아네’라고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10. 버스터즈는 노대건, 안준용, 이계진, 조환희 등 네 멤버가 동갑(1989년생)이고 막내 정상윤(1995년생)이 여섯 살 어리다. 형들 사이에서 지내는 것은 어떤가.
정상윤: 막내지만, 오히려 제가 밀어붙일 때도 많다.
이계진: 몇 년 전에는 제가 이겼는데 이제는 (정상윤에게) 당하는 편이다.(일동 웃음)
노대건: 나이 차이를 떠나 멤버 모두 각자의 성향이 강하다. 때문에 음악적으로 조율이 안 될 일은 별로 없고, 대신 그 외의 것들로는 다툰다.(웃음)

10. 그 외의 것들이라면.
정상윤: 이번 음반을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 않나. 그런데 공연도 하고 싶고, 활동도 하고 싶다 보니 예민해질 때도 많았다.
안준용: 이를 테면 저와 계진이는 기타를 치는데 솔로 파트를 하루 종일 녹음하고 마음에 든 상태로 돌아갔다가 다음날 다시 들어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거다. 그럼 또 다시 하루 종일 치고.(웃음)

10. 아무래도 밴드이다 보니 작업 과정에서 변수가 많았겠다.
조환희: 이번 음반에 ‘다크 포레스트(Dark Forest)’라는 곡은 가제가 ‘아이스맨(Iceman)’이었다. 데모를 만들 때는 삼바였는데 녹음 직전에 뒤엎었다.
노대건: 아예 곡이 처음부터 다 바뀌었다. 밴드가 합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서로 마음만 맞으면 가사든 멜로디든 즉흥적으로 잘 나온다. 조급하게 작업했는데 잘 나온 곡이기도 하다.
이계진: 이게 버스터즈의 무기다. Mnet ‘슈퍼스타K6’를 할 때도 미션 중에 다섯 명이 ‘이거 괜찮다’ 하면 곡이 바로 나왔다.

버스터즈 / 사진제공=에버모어뮤직
버스터즈 / 사진제공=에버모어뮤직
10. 고생 끝에 나온 첫 정규 음반을 손에 받아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안준용: 실감이 안 났다.(웃음) 녹음까지 해놓고 안 실린 곡도 많다.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성숙한 계기가 됐다.
조환희: 이전에 EP나 싱글 음반은 CD를 받아도 두께가 얇지 않나. 그런데 이번에는 두껍더라.(일동 웃음) 저희도 음반이 두꺼워진 만큼 질기도록 오래오래 열심히 활동하고 싶었다.
노대건: 음반 커버도 저희끼리 고민을 많이 했다. 서로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인데, 이것처럼 저희가 다 같이 손잡고 음악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10. 공들인 음반, 앞으로 어떻게 들려줄 계획인가.
정상윤: 지난 1년 반 가량 활동을 많이 못한 만큼, 공연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 밴드는 공연을 해야 힘이 난다.

10. 이달 초 메탈 밴드 에피카 내한 공연 오프닝 무대에 올랐다.
노대건: 에피카라는 엄청난 록 밴드의 무대에 함께 서다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긴장도 됐다. 그간 피땀 흘려 연습한 것들을 보여드렸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세계는 넓고 재미있는 무대는 많다. 버스터즈의 공연도 빨리 열고 싶었다.
이계진: 내달 ‘그린플러그드 서울2017’에도 나간다. 재작년에도 참가했는데 재밌었다. 버스터즈는 대낮에 공연을 해도 잘 논다.(웃음)
조환희: 무대가 넓을수록 각자 움직임이 많아진다. 서로 위치도 바꾸고 뛰어다니고, 기타도 열심히 돌리고. 또 그런 공연을 펼치고 싶다.

10. 가장 듣고 싶은 칭찬, 혹은 수식어가 있다면.
안준용: 최근에 인터넷 댓글에서 본 것이다. ‘사스가(역시를 뜻하는 일본어) 갓(GOD)’ 버스터즈라는 말.(웃음)
노대건: 저희 로고에 우럭이 있다. 그간의 버스터즈가 ‘어항에 있던 우럭’이라면, 이제는 ‘바다로 나온 우럭’,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온 우럭’이 되고 싶다.
이계진: 저는… ‘라이브 갑(甲, 최고를 뜻하는 신조어)’이라는 칭찬이 듣고 싶다.
정상윤: 버스터즈는, 그냥 버스터즈라는 말. 독보적인 밴드가 되고 싶다.
조환희: 음원차트나 성적으로 칭찬받는 것도 기쁘겠지만, 그보다 버스터즈의 음악을 찾아듣는 분들이 계시다면 행복할 것 같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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