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김재욱 /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김재욱 /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김재욱은 OCN ‘보이스’(극본 마진원, 연출 김홍선)를 통해 ‘순수 악’인 모태구를 연기했다.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팬들은 모태구와 그에게 원한을 가진 강권주(이하나)의 장면을 짜깁기해 로맨틱 코미디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극 중에서 서로를 향해 으르렁댔던 두 사람은 팬들의 판타지 속에서 로망을 자극하는 ‘로코 커플’이 됐다. 김재욱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그는 “이하나 선배와 언젠가는 로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10. 모태구의 엔딩은 충격적이었다. 잔혹하게 살해를 당했는데.
김재욱 :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그동안 못 보던 그림이지 않나. 시청자들도 굉장히 놀랐겠지만 모태구스러운 결말이었다. 완벽하게 당하는 입장인 만큼 당하는 자의 공포에 집중했다. 모태구가 제대로 몰락해야지 속 시원하게 느끼실 것 같았다.

10. 살인도구로 쓰던 케틀벨은 모태구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김재욱 : 케틀벨은 운동기구다. 크로스핏할 때 쓰는 건데, 실제 운동할 때 쓰는 거랑 약간 말랑말랑한 고무 케틀벨 등 세 가지 종류가 있었다. 실제로 내려칠 때는 고무 케틀벨을 사용했다. 컷 소리가 나면 집어던졌다.(웃음) 너무 무거워서 나중에는 팔이 떨리더라. 그런데 무거워 보이면 안 되지 않나. 능수능란하게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10. 현장서 외롭지는 않았나.
김재욱 : 생각을 하고 있는 시간이 많아서 크게 외롭지는 않았다. 그런데 후반부에 가면서 무진혁(장혁)과 강권주를 만나면서 너무너무 반가웠다. 같이 연기를 하고 모니터를 하면 왠지 드라마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 그런데 인물의 감정상 그걸 표현해서는 안 되지 않았나. 반가운 마음과 캐릭터와 신에 집중하려는 마음이 반반씩 있었다.

김재욱 /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김재욱 /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10.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 있다면?
김재욱 : 이용녀 선배랑 촬영 했을 때! 이용녀 선배가 굉장한 에너지를 쏟아냈다. 나는 그 에너지를 받은 것 밖에 없었다. 선배님의 에너지에 끌려가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했다. 그런데 신이 끝나고 나서 일어나기가 힘들 정도로 몸이 전체적으로 떨렸었다.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10. 극 중 심춘옥(이용녀)의 시체를 십자가형으로 매달아 충격을 안겼다.
김재욱 : 유능한 분장팀이라서 지나치게 리얼했다. 섬뜩했다. 현장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이걸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 적절한지 아닌지 회의를 많이 했다. 흑백과 블러 처리가 됐지만 아마 많은 분들이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10. 이하나와 옥상에서 대치하는 신을 찍으면서 많이 울었다고 들었다.
김재욱 : 모태구로 운 건 아니었다. 촬영 막바지에 와서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 눈물을 참아야겠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오히려 강권주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눈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10. 팬들이 모태구와 강권주 사이를 로맨틱 코미디 버전으로 재편집해 화제를 사기도 했다.
김재욱 : 사실 이하나 선배와 로코를 하고 싶다고 내가 먼저 말을 했었다. 이하나 선배의 독보적인 코믹 연기는 아무도 따라갈 수 없는 없다. 선배만의 힘이 있다. 나는 그걸 되게 좋아한다. 같이 호흡을 맞춰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하고 싶다는 기대가 있다.

김재욱 /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김재욱 /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10. 김재욱의 코디미는 굉장히 색다를 것 같다.
김재욱 : 선과 악을 나누자면 모태구는 악에 속해 있다. 악역을 처음 맡아봤다. 기회가 없었다. 나는 코미디도 좋아한다. 좋은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웃음을 줄 수 있는 에너지가 좋다. 나는 웃음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사람들을 행복하고 즐겁고 긍정적인 기분만 들게 해주는 코미디를 좋아한다. 배우로서 나도 즐거움을 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개그 욕심이 생긴다. 코드가 잘 통하는 사람들한테는 내 개그가 잘 먹힌다. 마니아들이 있다.(웃음)

10. 실제 성격이 궁금하다. 김홍선 PD는 김재욱에 대해 “여리여리해 보였는데 알고 보니 상남자였다”고 했었는데.
김재욱 : 사실 특별한 거는 없다. 기본적으로 수다스럽거나 에너지가 늘 올라와있는 건 아니다. 과묵한 편이다. 재밌는 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답고, 중성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다. 어느 순간 상남자라는 말을 듣고 있다.(웃음)

10. 이상형을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다.
김재욱 : 이상형을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 거 같다. 좋은데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이상형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평생 화장을 안 하셨다. 맨 얼굴을 좋아한다. 화장이 안 어울렸으면 좋겠다.(웃음)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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