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새벽공방 / 사진제공=코리안룰렛
새벽공방 / 사진제공=코리안룰렛
93년생 동갑내기인 여운(피아노·코러스)과 희연(기타·보컬)으로 이뤄진 새벽공방은 팀명처럼 수많은 가능성으로 반짝이는 밴드였다.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곡만으로 코리안룰렛(브랜뉴뮤직 산하 독립 레이블) 수장 키겐의 마음을 사로잡더니, 90년대 소녀들의 마음을 휩쓸었던 애니메이션 ‘카드캡터체리’ 주제가를 21세기 소녀의 감성으로 리메이크했다. 새벽공방의 ‘카드캡터체리’는 지난해 ‘네이버뮤직 뮤지션리그’ 인디 부문 연간 1위에 올랐다.

‘카드캡터체리’ 전에도 새벽공방은 꾸준히 수작들을 발매해왔다. 지난해 8월에 발매한 ‘우산 속 우리’가 그 중 하나다. 나눠 쓴 우산 밖은 쌀쌀한데, 우산 속 ‘우리’ 사이 온도는 왜 자꾸 뜨거워지기만 하는지 노래하는 이 곡은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 속 수줍은 소년과 소녀를 떠오르게 만든다. 팀명에 붙인 ‘공방’이란 이름처럼 원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음악을 만드는 새벽공방이 들려줄 다음 작품의 재료는 영화 ‘우리들’이다.

10. ‘달의 요정 세일러문’이나 ‘웨딩피치’처럼 다른 마법소녀 만화 주제곡을 시리즈로 리메이크해 볼 생각은 없나.
여운 : ‘카드캡터체리’는 노랫말 자체도 예쁘고 대중가요같은 느낌이 있어서 리메이크를 해보기로 했는데, 완성작도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다른 주제가 리메이크 제의도 최근 많이 들어오고 있어 검토 중이다.

10. 스스로 생각하는 새벽공방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운 : 작사, 작곡, 편곡, 공연 기획, 앨범 커버 작업까지 다 할 수 있다. 진짜 ‘공방’처럼 말이다. 또 토크에 자신있기 때문에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같은 음악 토크쇼나 소극장 공연에 강하다. 재밌게 해드릴 자신 있다.(웃음)

희연: ‘카드캡터체리’ 싱글 커버도 내가 작업했다. 대부분의 새벽공방 싱글 커버 작업도 마찬가지다.

10. ‘인간 공방’이 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영감은 어떻게 얻는 편인가.
여운 : 무엇이든 ‘이미지化’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에 멜로디를 입히기도 하고, 이미지를 상상으로 이어가기도 한다. 마치 시를 쓰는 것처럼.

희연 :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쓰고 싶은 소재를 찾고 싶을 땐 책을 읽는다. 전자책 어플에 좋은 구절을 틈틈이 표시한다.

10. 지금과 같은 음악인의 길은 어떻게 걷게 됐나.
여운 :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워서 초등학교 입학해선 콩쿠르도 나갔었다. 하지만 다섯 살 때 흥미를 잃어서 내 인생에 피아노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가요를 하면서도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다가 ‘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곡을 쓰다 희연이를 만나게 됐다.

희연 : 중학교 때 언니랑 우연히 SS501 콘서트에 갔다. 언니가 SS501 멤버들이 기타 치는 것이 너무 멋있다고 기타를 샀다. 하지만 기타는 곧 방치됐고 그 기타를 내가 치기 시작했다. 유튜브로 독학하면서 기타를 배웠고 작곡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10. ‘카드캡터체리’ 이후에는 또 어떤 곡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여운 : 리메이크곡과 자작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 자작곡을 녹음하고 마스터링하는 과정에 있다.

10. 자작곡에 대해 조금 설명 해준다면.
희연 : 윤가은 감독님이 연출하신 영화 ‘우리들’을 보고 감명을 받아서 쓰게 된 곡이다. 아직 초등학생인 여자 아이들의 관계를 가까이서 들여다 본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어렸을 때 서로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했던 기억들이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SNS에 포스팅을 했는데 윤가은 감독님이 그걸 보시고 문자도 보내줘서 너무 기뻤다.

10. 새벽공방의 정규앨범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여운 : 올해 여름이나 가을 안에 EP 앨범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희연 : 숨겨둔 자작곡이 많다.(웃음)

10. 올해에도 ‘네이버뮤직 뮤지션리그’ 인디 부문 1위를 탈환할 자신이 있는지.
희연 : ‘카드캡터체리’에 대한 향수를 가지신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 그래서 1위까지 하는 영광도 안았다고 생각한다. 1위를 다시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노력할 거다.(웃음)

새벽공방 / 사진제공=코리안룰렛
새벽공방 / 사진제공=코리안룰렛
10. 혹시 컬래버레이션을 위해 눈여겨 보고 있는 뮤지션이 있나.
여운 : 크러쉬. 크러쉬의 신곡은 들을 때마다 꽂혀서 너무 좋아한다. 희연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릴 것 같다.

희연 : MC그리. 현재 연애 중이라서 그런지, 정말 순수하고 풋풋한 마음이 가사에서 느껴졌다. 사랑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진실하게 쓴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저희가 일기장에 써 내려가듯 적은 저희의 속마음을 가사로 풀어내듯이.

10. 곧 벚꽃놀이가 시작될 텐데, 벚꽃 흩날릴 때 듣기 좋은 새벽공방의 노래를 추천해준다면.
여운, 희연 : 단연 ‘카드캡터체리’다.(웃음) 벚꽃놀이 시즌에 길거리에 흘러나오면 딱 어울리는 노래다.

10. 준비 중인 공연이나 페스티벌이 있다면.
여운 : 오는 30일 곽푸른하늘, 이호석과 함께 네이버 ‘온스테이지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 4월 1일 개최되는 ‘해브어나이스데이’(Have A Nice Day/HAND)에도 참여한다. 4월 14일에는 406호 프로젝트와 홍대 롤링홀에서 열리는 ‘봄탄다 프로젝트-Happy Black Day’를 개최할 예정이다. 저희는 곡에 대해 나름대로 훌륭한 스토리텔러라고 자부할 수 있다. 저희 곡에 대한 숨겨진 토크와 희연이와의 재미있는 토크를 기대하실 수 있을 거다.(웃음)

10. 올해 새벽공방의 목표는.
여운 : ‘카드캡터체리’로 저희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그래서 자작곡으로 저희만이 가진 음악적 색깔도 좋다는 것을 알렸으면 한다. 또 좋은 공간에서, 좋은 퀄리티로 저희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