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눈발'로 연기하는 재미 다시 한 번 느꼈다" (인터뷰①)

[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박진영이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사랑하는 은동아’의 주진모 아역, ‘푸른 바다의 전설’ 속이민호 아역으로 이름을 알렸던 박진영이 온전한 배우 박진영으로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딛었다. 영화 ‘눈발'(감독 조재민)에서 민식 역을 맡아 10대 소년 특유의 천진함과 불안함을 사실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그려낸 박진영은 “영화를 통해 연기가 재밌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됐다”며 인터뷰 내내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0. 영화를 본 소감은?
박진영: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봐지지가 않았다. 감독님께서도 영화는 영화대로 보라고 하셨는데, 내 연기만 보이고 이상한 점만 눈에 들어오더라. 자책하면서 봤다. 스크린으로 나오는 내 모습을 처음 봤는데 너무 크게 나오더라. (웃음) 부끄럽기도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10. 첫 영화 데뷔인데?
박진영: 모두에게 다 처음이었다. 지우씨에게도 첫 주연 영화였고, 감독님에게도 첫 영화였다. 그래서 셋이 같이 만들어나가는 느낌이 있었다.

10. 그동안 몇 작품을 했지만, 누군가의 아역이었다. 이번엔 온전히 주인공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이끌어 갔는데 어땠나?
박진영: 색다른 부담감이 있었다. 선배님들의 아역이었을 때는 내가 잘 건네줘야하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온전히 내가 잘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10. 민식 캐릭터에 동질감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박진영: 그렇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민식이가 나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도 고등학교 1학년때 서울에 올라왔었는데, 민식이도 나처럼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과 괴리감 같은 걸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연습생 시절 불안정하고, 불안했던 생활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났다. 시간이 지나고나니 괜찮아졌지만 그 당시에는 나도 모르게 사람들 눈치를 보게되고, 짓눌린 느낌이 있었다.

10. 함께 호흡을 맞춘 지우에게 사투리를 알려줬다던데?
박진영: 서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 같은 경우도 서울말을 쓰긴 하지만 어색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많이 잡아주셨다. 그리고 현장에서 지우씨의 대본을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학교에서 필기하는 것 처럼 대본에 빼곡하게 적어놨더라. 그걸 보고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배우 박진영/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영화 속에서 때리는 장면도 많고, 맞는 장면도 많은데 어땠나?
박진영: 때리는 거 보다 맞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 진짜 맞는 것 처럼 리액션을 하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촬영을 하다가 엉덩이쪽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리허설 때부터 열정이 넘쳐서 부상을 입고, 본 촬영을 하지 못하게 됐다. 아픈것도 있었지만 너무 죄송하고 민망해서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 했다. (웃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인 것 같다.

10. 갓세븐 해외 투어 중에 영화를 촬영한 걸로 알고있는데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나?
박진영: 솔직히 나보다는 매니저분들이 힘들어하셨다. 나는 그냥 대본만 보고 연기만 하면 됐었는데, 매니저분들은 운전해주시고 챙겨주시느라 정말 힘들어하시는 게 눈에 보였다.

10. 갓세븐 멤버들도 시사회에 왔던데, 반응은 어땠나?
박진영: 시사회 때 옆에 앉아서 같이 봤는데, 내가 맞는 장면을 그렇게 좋아하더라. (웃음) 특히 막내 유겸이와 뱀뱀이 많이 좋아했다. 그리고 욕하는 장면에서도 평소 멤버들끼리는 욕도 좀 섞어서 대화하곤 하는데, 영화에서 욕을 하는 모습이 새로워 보였나보다.

10. 영화 제목인 ‘눈발’처럼 왔다가 빨리 사라지는 감정을 느낀적이 있나?
박진영: 영화나 드라마는 찍으면 나중에 나오고, 그걸 기다리는 시간과 나오고 난 후에 기간이 좀 있기 때문에 괜찮은데, 무대는 한 번 하고 나면 공허함이 들 때가 많다. 많은 관객과 소통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한꺼번에 사라질 때 거기에서 오는 공허함이 괴로울 때가 있다. 그래서 그런 건 멤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빨리 잊으려고 노력한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