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아버지가 이상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아버지가 이상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신사 4인방을 보내고 아쉬웠다면, 유쾌한 4남매를 맞아보자. ‘현실남매’ 케미를 뽐내는 민진웅·이유리·정소민·류화영이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지난 4일 첫 방송된 KBS2 새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극본 이정선, 연출 이재상)에서는 바람 잘 날 없는 변씨 집안의 일상이 그려졌다.

한 배에서 나왔다고 하기에 4남매는 개성이 뚜렷했다. 5년차 고시생인 첫째 변준영(민진웅)은 세 명의 여동생들의 기에 눌려 목소리를 크게 내지도 못했다. 그는 공부보다 여자친구에 더 관심이 많았다. 둘째 변혜영(이유리)은 대표적 ‘개룡녀(개천에서 용 난 여자)’였다. 변호사인 변혜영은 일터에서는 물론 집안에서도 헌법을 외며 카리스마를 뽐냈다.

셋째 변미영(정소민)은 마냥 착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도왔고, 어리숙하지만 취업을 위해 애쓰는 취준생이었다. 변라영(류화영)은 철부지 막내였다. 변혜영의 가방을 몰래 들고나갔다가 걸려 물벼락을 맞았다.

KBS2 ‘아버지가 이상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아버지가 이상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공통점을 찾기 힘든 네 사람의 케미는 환상적이었다. 한 집에 살면서도 전화로 대화를 했다. 어릴 때부터 으르렁댔던 변혜영과 변라영이 다 커서도 싸움을 벌였고, 변준영과 변미영은 이를 말렸다. 네 사람은 부모님께 혼나며 생각의자에서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좌충우돌 네 남매와 얽히고설키게 될 인물들이 등장하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변혜영의 옛 연인이자 잘 못 나가는 예능 PD 차정환(류수영)은 8년 만에 변혜영을 만난 자리에서 “그때 나를 왜 찼는지 궁금하다”라며 은근한 미련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한 프로그램 안에서 PD와 패널로 다시 만났다.

취준생 변미영은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톱스타 안중희(이준)을 마주쳤지만, 그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 사인을 해주려던 안중희는 민망해했다. 이어진 예고편에서 변미영이 안중희 소속사에 취업을 성공하며 앞으로 그려질 두 사람의 인연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젊은 캐릭터들이 마냥 좌충우돌이었다면, 변씨 집안의 가장 변한수(김영철)와 아내 나영실(김해숙)은 어느 중년 부부보다도 다정한 일상을 보냈다. 서로를 배려했고 사랑했다. 두 사람은 건물주이자 차정환의 엄마 오복녀(송옥숙)과 대립을 예고했다.

이날 첫 방송에는 가족극답게 수많은 캐릭터들이 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러 인물들이 교차편집 됐음에도 시종일관 코믹한 모습은 몰입을 높였다. 주말 저녁을 책임질 유쾌한 드라마의 탄생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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