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조인성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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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간 조인성의 가장 큰 화두는 ‘행복’이다. 사람들과 만나면 늘 웃으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주 모임을 갖는 차태현·송중기·김우빈·도경수·이광수 등과는 만나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배우로서 물오른 연기력을 뽐내는 것과 별개로 인간 조인성 역시 나이 듦에 따라 더 여유롭고 성숙해져 가고 있었다.

10. ‘더 킹’은 현빈·유해진 주연의 ‘공조’랑 한날한시에 경쟁한다.
조인성 : 익숙하다. 방송은 더 하지 않나. 상대와의 경쟁이 어색하지는 않다. 각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할 뿐이다.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 우리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관객들을 맞이해야 하는 거 같다.

10. ‘더 킹’은 조인성과 정우성의 만남만으로도 화제를 샀다. 둘 사이에 외모 경쟁은 없었는지.
조인성 : (정)우성 형은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외모다. 거기에 자꾸 비교되면 나만 힘들다. 사실 나는 우성 형을 닮았다는 얘기를 듣고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동경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외모에 대한 걱정은 크게 들지 않았다. 그저 내가 (연기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분량에 대한 압박이 컸다. 얼굴은 못생겨도 좋으니까 연기만 잘하길 바랐다. 영화 자체가 박태수가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방향성이 제시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내 연기가) 중요했다.

10. 후배인 류준열과는 친구 역으로 나왔는데, 큰 이질감은 없었다.
조인성 : 내가 3주 만 술을 안 마셨어도, 친구처럼 보였을 텐데 미안하다. 사실 (류)준열이는 잘생김을 연기하는 친구이지 않나. 어떻게 하는 거지. 학원을 다니나. 내가 다녔던 연기 학원에서는 그런 걸 안 가르쳐주던데.

조인성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조인성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10. 정우성·배성우·류준열·김아중·김소진 등 다양한 인물들과 합을 맞춰야했다.
조인성 : 박태수는 나 혼자 만든 건 아니다. 예전에는 내 캐릭터는 나 혼자서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런데 관계를 맺으면서 내가, 캐릭터가 보인다는 걸 알게 됐다. 조인성이라는 한 사람이 있지만 엄마가 보는 나와 대중이 보는 나는 나를 수 있으니까. 그렇게 박태수라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10. 출연진끼리 관계가 돈독했을 것 같다.
조인성 : (정)우성 형이 계시니까. 그 순간만큼은 가족처럼 지냈다. 형은 함께 있다가 먼저 자면 서운해 하고, 아침에 전화를 걸어 ‘아침 먹었니’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배)성우 형과 손잡고 가서 같이 아침을 먹었다. 아주 재미있게 지냈다.

10. 원래도 차태현·송중기·도경수·김우빈·이광수 등 친한 패밀리가 있지 않나.
조인성 : 패밀리보다 친목 도모를 하는 모임이다.(웃음) 사실 그래서 내가 바쁘다. 너무 전화가 많이 온다. 만나서 특별하게 뭔가를 하는 건 없다. 인생 얘기를 한다. 배우로서 걱정이나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전반적으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작품을 선택하고 캐릭터에 접근할 때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전형성에서 탈피하고, 자기복제를 하지 않기 위해서 조언을 많이 듣는다. 그래야지 캐릭터가 풍부해진다. 남이 봐주는 내가 더 맞을 때가 있다. 조언을 할 때는 선배고 후배고 없다. 다부지게 얘기해준다.(웃음) 그래서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되는 거 같다.

10. 정우성·류준열과 처음으로 네이버 V앱을 하는 모습을 봤다. 굉장히 신기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조인성 : 나는 핸드폰을 인터넷 접속하고 기사 좀 읽고 문자 보내는 정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영화도 핸드폰으로 안 본다. 본방사수를 하던지, IPTV로 결제를 해서 본다. 처음에 V앱을 할 때 깜짝 놀랐다. 카메라도 없이, 이게 되고 있는 건가 싶었다. 생방송인 것도 놀랐다. 지상파에서는 1시간 특집 토크쇼를 4시간을 찍고 편집을 한다. 내가 비속어를 쓸 수도 있지 않나. 날 뭘 믿고 생방송을 시키는지 몰랐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면 어쩌려고(웃음). 꽤나 오랫동안 자연인이었는데, 무의식중에 내 화술이 나올까봐 걱정이 컸었다.

10. 조인성이 V앱을 하는 것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조인성 : 그저 구경을 한 건지 안쓰러웠던 건지 잘 모르겠다. 사실 두 번째 V앱에서는 (박)경림 누나가 같이 해서 마음이 편해졌다. 최고였다. 확실히 다르다. 경림 누나는 내가 데뷔해서 자라온 과정을 다 보지 않았나. 남 같지는 않았을 거 같다.

조인성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조인성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10. 영화 속 박태수처럼 센 척했던 경험이 있다면.
조인성 : 있는 척, 가진 척, 연기 잘하는 척.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상대가 나를 몰라준다고 생각해서 했던 거 같다. 사실 상대가 나를 몰라주는 건 당연하다. 만약 내가 나를 알아줬다면 굳이 센 척은 안 해도 됐을 텐데, 자기 방어 기제를 쳤다. 돈 있고 힘이 있는 척을 하게 됐다. 사실 센 척하고 있으면 몸이 아프다. 힘이 든다. 부질이 없다. 나중에는 내가 불편하다. 어울리지를 못한다.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센 척을 안 하니까 어울릴 수 있게 되고, 상대도 나를 존중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그렇지 않은 것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

10. 올해 목표가 있다면.
조인성 : 건강하고 아프지 말기! 그래야지 술을 더 오래 먹을 수 있다. (정)우성 형한테 ‘건강해요. 술 더 자주 마시게’라고 문자를 보냈다. 단순한 의미일 수 있지만 더 오랜 시간 같이 있다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프면 같이 있을 수 없으니깐 말이다. 아프지 말고 더 자주 얼굴보고 그랬으면 좋겠다. 주3회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살이 찌면 극단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는데 그러니까 힘이 들었다. 술도 못 마시고 말이다.(웃음)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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