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매년 진행되는 연말 시상식이지만 크고 작은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2016 SAF 연기대상’(이하 SBS 연기대상)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사회자 이휘재부터 구성 및 후보 선정까지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에 큰 실망감을 주면서 SBS가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 4년 연속 MC 이휘재가 준 불편함
4년 연속 ‘SBS 연기대상’을 진행해온 이휘재가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며 자질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31일 이휘재는 걸스데이 민아·장근석과 함께 이번 ‘2016 SBS 연기대상’ 진행자로 나섰다. 차분하게 진행을 이어가는 민아와 장근석과 달리 이휘재는 유독 들뜬 모습으로 마구잡이 농담을 던졌다. 문제는 그의 농담이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말실수에 가까운 수준이었다는 것.

대표적으로 그는 특별연기상을 수상한 데뷔 13년차 배우 온주완을 소개하며 “이제 온주완 씨도 진짜 연기자가 됐다”라고 하는가 하면 ‘달의 연인’에서 호흡을 맞춘 이준기와 아이유에게 “묘한 기류가 흐른다. 두 분 (실제 사귀는 사이) 아니죠?”라고 여러 번 물어 당황시키기도 했다. 아이유는 현재 장기하와 공개 연애 중인 상황. 또 수트 위에 패딩을 입고 있던 성동일에게 “PD인지 배우인지 모르겠다. 집에서 오신 거냐”고 말을 붙여 그를 무표정 짓게 했으며 조정석이 수상 소감을 말할 땐 연인 거미를 언급하라고 강요해 감동을 반감시키고 진행의 흐름을 끊기도 했다.

방송인 이휘재가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SBS ‘2016 SAF 연기대상’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방송인 이휘재가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SBS ‘2016 SAF 연기대상’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 과도한 PPL…‘바디프렌드’ 홈쇼핑인 줄
재미나 감동보다 광고가 풍부했던 ‘SBS 연기대상’이 됐다. 배우석 한 켠에 놓인 커다란 안마의자가 내내 거슬리더니 결국 드레스 입은 아이유가 착석하면서 홈쇼핑이 시작됐다. 붐은 ‘무중력 모드’·‘수면 모드’ 등 불필요한 기능 설명과 함께 버튼 조작을 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헛웃음 짓게 했다.

또 연말 시상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신각 현장 연결 카운트다운 행사에서는 커다란 ‘맥도날드’ 로고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화려하게 등장한 ‘맥도날드’ 로고와 달리 현장 중계차 연결은 매끄럽지 못해 어설픈 카운트다운이 진행됐다. 민망함은 시청자들의 몫이었다.

안마의자에 앉은 아이유 / 사진=SBS ‘2016 SAF 연기대상’ 캡처
안마의자에 앉은 아이유 / 사진=SBS ‘2016 SAF 연기대상’ 캡처


◆장르별 시상=전문성 강화? 결과는 ‘글쎄’
‘SBS 연기대상’은 연기자들이 일궈낸 한해의 결실과 수고를 축하하고 감사하는 자리인 만큼 굉장히 의미있고 소중한 자리가 되어야 맞다. 대중 역시 이를 인지하고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갖고 시청하는 만큼 이번 ‘SBS 연기대상’에 대한 실망이 컸다. ‘SBS 연기대상’은 진행 전부터 장르별 후보 선정 방식으로 ‘상 나눠주기’ 논란에 휘말렸다. 기존 미니시리즈·중편·장편·일일 등으로 나누던 부문을 로맨틱 코미디·판타지·장르 등으로 나눠 시상하겠다는 것. 이에 예상 못한 배우들이 후보에 올라 상을 가져가고 공동수상이 늘어나면서 2016년을 빛낸 연기자들을 위한 축제라기엔 부족함이 느껴졌다.

또 특별연기상부터 우수상까지는 장르와 판타지를 구분지어 후보를 선정, 시상한 것과 달리 최우수상은 장르와 판타지를 묶어 후보를 선정하고 이민호와 김래원을 공동 수상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판타지 부문에서 따로 선정했다면 ‘푸른 바다의 전설’ 이민호와 김래원이 아닌, ‘달의 연인’ 이준기와의 공동 수상으로 이뤄지지 않았겠냐는 반응이다. 이 외에도 아이돌이 뽑은 먹방상·키스 장인상 등 불필요한 시상이 진행 시간을 늘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민호, 이준기 / 사진=SBS ‘2016 SAF 연기대상’ 캡처
이민호, 이준기 / 사진=SBS ‘2016 SAF 연기대상’ 캡처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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