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영화 ‘언더월드: 블러드 워’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UPI코리아
영화 ‘언더월드: 블러드 워’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UPI코리아
2003년을 시작으로 수많은 이들을 ‘뱀파이어 액션 덕후’의 길로 이끌었던 영화 ‘언더월드’가 돌아왔다. ‘뱀파이어 마니아’들의 심장을 저격시킬 볼거리들을 다양하게 탑재한 채로.

‘언더월드: 블러드 워'(이하 ‘언더월드5’)는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고, 뱀파이어 족과 라이칸 족 모두에게 쫓기게 된 셀린느(케이트 베킨세일)가 새로운 리더 마리우스(토비어스 멘지스)의 지휘 아래 대규모 전쟁을 준비하는 라이칸 족에 맞서 자신만의 싸움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르물 덕후’들의 취향을 저격시킬 첫번째 탄알은 바로 확장된 세계관이다. 이번 ‘언더월드’ 시리즈에서 세계관은 공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확장돼 보는 이들을 매혹한다. 먼저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종족 전쟁을 피해 북유럽에 숨어 지내던 노르딕 뱀파이어와 이들의 은신처 바르 도르가 새롭게 등장한다. 바르 도르에서 셀린느와 뱀파이어, 라이칸 족은 설원의 사투를 벌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전보다 훨씬 다채로워진 색감도 이와 같은 공간적 확대 덕이다. ‘언더월드5’에서는 단색에 가까우리만치 파란색과 검은색이 지배적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눈 덮인 북유럽의 회색, 은색, 흰색의 세계가 더해져 눈을 즐겁게 만든다. 이에 대해 스스로 ‘원더월드’ 시리즈의 열렬한 팸이었음을 밝힌 안나 포에스터 감독은 “두 가지 색채의 세계가 합펴져서 이제껏 보지 못한 선명한 대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을 통해 현세와 저승을 오간다는 동양적 세계관도 더해졌다. 물이라는 매개를 통해 셀린느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하이브리드 액션’으로 상승된 능력치를 입증하며, 이것이 ‘언더월드5’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공간 이동까지 가능해진 셀린느는 이 하이브리드 액션으로 영화의 마지막 격투신에서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TEN 리뷰] '언더월드:블러드워', 모든 장전은 끝마쳤다
영화 ‘언더월드: 블러드 워’ 스틸컷 / 사진제공=UPI 코리아" />


영화 ‘언더월드: 블러드 워’ 스틸컷 / 사진제공=UPI 코리아

두 번째 저격 포인트는 다채로운 종류의 전투 신이다. 안나 포에스터 감독은 앞서 “단순히 그렇고 그런 액션 영화 중 하나처럼 보이지 않도록 모든 액션 장면이 각기 다른 스타일을 담을 수 있게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언더월드5’에는 케이트 베킨세일이 최초로 시도한 도심 속 오토바이 총격신부터 롱테이크샷으로 담은 액션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뱀파이어들의 액션까지 섬세하면서도 다채로운 볼거리가 담겼다.

평이하게 흘러가는 듯한 영화는 곳곳에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덕분에 긴장감을 놓지 않고 전개된다. 자칫 액션에 가려 느슨해질 수 있었던 흐름이 세련되게 탈바꿈된 데에는 오리지널 제작진과 새로 합류한 제작자 매튜 스틸먼의 공 또한 한몫했다. ‘언더월드’ 첫 번째 이야기를 연출한 렌 와이즈먼 감독이 직접 각본 참여와 제작에 나서고, 1편의 기획과 제작을 맡았던 제작진 역시 의기투합했다. 매튜 스틸먼은 ‘설국열차’,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등 굵직한 작품의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또 하나 반가운 얼굴은 바로 라라 펄버다. BBC 드라마 ‘셜록 시즌2’에서 아이린 애들러 역으로 셜록 홈즈(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묘한 기류를 형성하며 잠깐이지만 진한 여운을 남겼던 라라 펄버가 이번에는 셀린느를 위협하는 야망가이자 악녀 세미라로 분했다. 셀린느의 숨통을 바로 뒤에서 잡고 흔드는 세미라는 ‘언더월드5’에 스릴을 부여하는 일등 공신 중 하나다.

거대한 스케일만을 표방한 액션물이나 ‘뱀파이어물’이라는 장르 자체에 침몰해 버린 뱀파이어 영화에 지친 이들이라면 눈여겨 볼 만한 영화다. 오는 30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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