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박민지: 정말 꽉꽉 채운 1년이었다. 연초엔 ‘치인트’가 있었고, 두 달 만에 ‘다시 시작해’에 들어갔고, 영화도 ‘남과 여’ ‘계춘할망’도 개봉해서 왠지 2016년은 풍성한 한 해였던 것 같다.
10. 트렌디 드라마 ‘치인트’로 주목을 받은 뒤에 일일드라마를 선택한 건 다소 의외였다.
박민지: TV에서 처음 주인공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나영자란 캐릭터가 배울 점이 많은 캐릭터일 것 같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또, 가족들과 떨어져 산 지 오래됐다. 한 집에서 대가족끼리 울고 웃고 하는 그런 정서 자체를 느낀지 오래됐다. 여러모로 이런 긴 호흡의 드라마는 내게 큰 도전이었다.
10. 극중 가족들과도 많이 친해졌을 것 같다.
박민지: 촬영을 오랫동안 하니까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그런 부분도 기대를 하고 작품에 들어갔다. 새 가족이 생긴다는 설렘 같은 것이 있었다. 다른 가족들과 내가 몇 달 동안 스태프들이 고이 지어주신 세트 안에서 사는 느낌을 느껴보고 싶었다.
10. 일일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었는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박민지: 씩씩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각오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더라.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신경을 써야했고, 내 분량도 많으니 체력 관리도 필요했고, 나중에는 내가 모자란 것이 느껴졌다. 동료·선배·감독님 등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줘서 부딪혀가면서 배웠다.
10. 연기 경력으로만 따지면 11년차인데 마치 신인배우의 대답을 듣는 느낌이다.
박민지: 정확하다. 신인의 마음으로 지난 6개월을 보냈다.(웃음)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감독님이 굉장히 젊은데, 틈나는 대로 작품 얘기도 많이 하고,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모자랄 때는 쓴 소리도 해주셨다.
10. ‘다시 시작해’의 나영자는 ‘치인트’에서 연기한 보라보단 훨씬 성숙한 캐릭터였다. 본인과는 다른 구석이 많은 캐릭터 아니었나?
박민지: 나영자는 성숙한 친구다. 똑똑하고 지혜롭고, 배려도 깊고, 속이 깊다. 그래서 처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자는 나보다 훨씬 멋진 면이 많아서 대단한 친구니까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흉내만 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거창한 표현이지만 ’메소드 연기가 필요하다‘고 룸메이트와 농담처럼 얘기했다. 그래서 평소에도 바르게 살고자 노력 많이 했다.(웃음) 덕분에 인간 박민지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10. 감독은 왜 여주인공으로 박민지를 선택했을까?
박민지: 감독님과 처음 만나서 대본리딩을 할 때 다른 대화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은 내가 가진 기운이나 에너지를 마음에 든다고 했다. 디테일한 부분은 본인이 고민할 테니 그 에너지를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며 큰 디렉션은 따로 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내 캐릭터가 나영자에도 많이 대입된 것 같다.
10. 일일드라마에 출연하면 어머니 세대들이 많이들 알아보시지 않나?
박민지: 초반에는 시청률이 저조해서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점점 반응을 얻기 시작하고 시청률도 오르니 알아보는 분들이 늘어났다. 어머님 아버님들이 옆집 딸내미 반갑게 맞아주시는 것처럼 그렇게 좋아해주신다. 젊은 친구들은 날을 알아봐도 쭈뼛쭈뼛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머니 팬들은 보자마자 날 안아주신다.(웃음) 많이 든든했다. 중반에 접어들고 점점 지쳐갈 때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영자를 좋아해주시니까 뿌듯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10. 김정훈과 박선호 사이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였다.
박민지: 그것도 만족스럽고 든든했다.(웃음) 진지하게 상대를 깊이 생각하는 멜로 연기를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아쉬운 부분은 홈 드라마다보니 로맨스에만 포커스를 맞출 수 없었던 것이다. 또 하성재(김정훈)와 나영자의 본인들은 몰랐지만, 꼬여있는 그 관계 때문에 마냥 웃고 좋아하는 모습만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쉬웠다.
10.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촬영 장면이 있다면?
박민지: 일일 드라마하면 많이 뻔히 나오는 클리셰 같은 장면들을 찍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웃음) 한 번은 극중 전노민 선배가 내 친아빠란 걸 옥상에서 엿듣고 그 충격에 “아니야”라면서 소리 지르는 장면이 있다. 또 다른 장면은 성재와 영자가 부모님 앞에서 무릎 꿇고 두 사람을 허락해달라고 하는 신이었다. 극중 감정에 충실하면서 한편으론 묘한 희열을 느꼈다. 이런 장면을 내가 하게 되다니!(웃음)
10. 남주혁이 MBC ‘섹션TV 연예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로 꼽았다.
박민지: 남주혁은 첫 만남부터 친해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금방 친해졌다.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평상시의 그 친밀도가 밑바탕이 돼서 ‘치인트’ 당시 우리 둘이 예쁘게 나왔던 것 같다. 연기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거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 사람이 내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남주혁은 그런 면에서 정말 호흡이 좋았다.
10. 이렇게나 호흡이 잘 맞았는데 이성경한테 보내야 한다.(웃음)
박민지: 이성경과도 친하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MBC ‘역도요정 김복주’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10. 2016년을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을 꼽아보자면?
박민지: ‘치인트’가 그렇게 사랑 받을 줄 몰랐다. 덕분에 포상휴가를 태국으로 다녀왔다.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또 이번 ‘다시 시작해’를 찍으면서 그동안 나를 채찍질하고, 혼자 울면서 연기를 고민하고 슬퍼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지난 7개월의 시간들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다.
10. 2016년을 꽉꽉 채웠다. 2017년에 욕심나는 것이 있다면?
박민지: 다른 예쁜 배우들에 비해 키가 크거나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평범한 여자의 애환과 로맨스를 그려보고 싶다. ‘또 오해영’의 오해영처럼 말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1년 꽉꽉 채워서 열심히 일하고 싶고요. ‘치즈인더트랩’로 얻은 좋은 기운이 계속 쭉쭉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직 차기작이 정해진 게 아니라 목표라고 하기보단 바람이라고 해야 좋을 것 같아요.”(웃음)10. 올해 초에 했던 인터뷰에서 “2016년을 꽉 채워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올해 초 방송된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 주인공 홍설의 절친 ‘보라’를 맡아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였던 배우 박민지는 2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을 꽉 채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자신이 말한 대로 2016년을 알차게 보냈다. ‘치인트’ 후 MBC 일일드라마 ‘다시 시작해’에서 주인공 나영자 역을 맡아 약 6개월 동안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하나 더. 당시 박민지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목표도 덧붙였다. 박민지는 어른이 됐을까. 121부 대장정을 끝마친 박민지를 만나 2016년을 함께 되돌아봤다.
박민지: 정말 꽉꽉 채운 1년이었다. 연초엔 ‘치인트’가 있었고, 두 달 만에 ‘다시 시작해’에 들어갔고, 영화도 ‘남과 여’ ‘계춘할망’도 개봉해서 왠지 2016년은 풍성한 한 해였던 것 같다.
10. 트렌디 드라마 ‘치인트’로 주목을 받은 뒤에 일일드라마를 선택한 건 다소 의외였다.
박민지: TV에서 처음 주인공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나영자란 캐릭터가 배울 점이 많은 캐릭터일 것 같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또, 가족들과 떨어져 산 지 오래됐다. 한 집에서 대가족끼리 울고 웃고 하는 그런 정서 자체를 느낀지 오래됐다. 여러모로 이런 긴 호흡의 드라마는 내게 큰 도전이었다.
10. 극중 가족들과도 많이 친해졌을 것 같다.
박민지: 촬영을 오랫동안 하니까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그런 부분도 기대를 하고 작품에 들어갔다. 새 가족이 생긴다는 설렘 같은 것이 있었다. 다른 가족들과 내가 몇 달 동안 스태프들이 고이 지어주신 세트 안에서 사는 느낌을 느껴보고 싶었다.
10. 일일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었는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박민지: 씩씩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각오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더라.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신경을 써야했고, 내 분량도 많으니 체력 관리도 필요했고, 나중에는 내가 모자란 것이 느껴졌다. 동료·선배·감독님 등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줘서 부딪혀가면서 배웠다.
10. 연기 경력으로만 따지면 11년차인데 마치 신인배우의 대답을 듣는 느낌이다.
박민지: 정확하다. 신인의 마음으로 지난 6개월을 보냈다.(웃음)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감독님이 굉장히 젊은데, 틈나는 대로 작품 얘기도 많이 하고,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모자랄 때는 쓴 소리도 해주셨다.
박민지: 나영자는 성숙한 친구다. 똑똑하고 지혜롭고, 배려도 깊고, 속이 깊다. 그래서 처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자는 나보다 훨씬 멋진 면이 많아서 대단한 친구니까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흉내만 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거창한 표현이지만 ’메소드 연기가 필요하다‘고 룸메이트와 농담처럼 얘기했다. 그래서 평소에도 바르게 살고자 노력 많이 했다.(웃음) 덕분에 인간 박민지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10. 감독은 왜 여주인공으로 박민지를 선택했을까?
박민지: 감독님과 처음 만나서 대본리딩을 할 때 다른 대화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은 내가 가진 기운이나 에너지를 마음에 든다고 했다. 디테일한 부분은 본인이 고민할 테니 그 에너지를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며 큰 디렉션은 따로 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내 캐릭터가 나영자에도 많이 대입된 것 같다.
10. 일일드라마에 출연하면 어머니 세대들이 많이들 알아보시지 않나?
박민지: 초반에는 시청률이 저조해서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점점 반응을 얻기 시작하고 시청률도 오르니 알아보는 분들이 늘어났다. 어머님 아버님들이 옆집 딸내미 반갑게 맞아주시는 것처럼 그렇게 좋아해주신다. 젊은 친구들은 날을 알아봐도 쭈뼛쭈뼛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머니 팬들은 보자마자 날 안아주신다.(웃음) 많이 든든했다. 중반에 접어들고 점점 지쳐갈 때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영자를 좋아해주시니까 뿌듯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10. 김정훈과 박선호 사이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였다.
박민지: 그것도 만족스럽고 든든했다.(웃음) 진지하게 상대를 깊이 생각하는 멜로 연기를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아쉬운 부분은 홈 드라마다보니 로맨스에만 포커스를 맞출 수 없었던 것이다. 또 하성재(김정훈)와 나영자의 본인들은 몰랐지만, 꼬여있는 그 관계 때문에 마냥 웃고 좋아하는 모습만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쉬웠다.
박민지: 일일 드라마하면 많이 뻔히 나오는 클리셰 같은 장면들을 찍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웃음) 한 번은 극중 전노민 선배가 내 친아빠란 걸 옥상에서 엿듣고 그 충격에 “아니야”라면서 소리 지르는 장면이 있다. 또 다른 장면은 성재와 영자가 부모님 앞에서 무릎 꿇고 두 사람을 허락해달라고 하는 신이었다. 극중 감정에 충실하면서 한편으론 묘한 희열을 느꼈다. 이런 장면을 내가 하게 되다니!(웃음)
10. 남주혁이 MBC ‘섹션TV 연예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로 꼽았다.
박민지: 남주혁은 첫 만남부터 친해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금방 친해졌다.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평상시의 그 친밀도가 밑바탕이 돼서 ‘치인트’ 당시 우리 둘이 예쁘게 나왔던 것 같다. 연기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거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 사람이 내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남주혁은 그런 면에서 정말 호흡이 좋았다.
10. 이렇게나 호흡이 잘 맞았는데 이성경한테 보내야 한다.(웃음)
박민지: 이성경과도 친하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MBC ‘역도요정 김복주’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박민지: ‘치인트’가 그렇게 사랑 받을 줄 몰랐다. 덕분에 포상휴가를 태국으로 다녀왔다.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또 이번 ‘다시 시작해’를 찍으면서 그동안 나를 채찍질하고, 혼자 울면서 연기를 고민하고 슬퍼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지난 7개월의 시간들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다.
10. 2016년을 꽉꽉 채웠다. 2017년에 욕심나는 것이 있다면?
박민지: 다른 예쁜 배우들에 비해 키가 크거나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평범한 여자의 애환과 로맨스를 그려보고 싶다. ‘또 오해영’의 오해영처럼 말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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