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배우는 배우다’는 이준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작품이다. 이후 대중들은 이준을 아이돌 멤버가 아닌 배우 이준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준은 살인범, 뱀파이어, 마마보이 등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현재 이준은 영화 ‘럭키’와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를 통해 극장가와 안방극장에서 활약 중인 ‘대세’ 배우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이준은 99개의 선플보다 1개의 악플에 주눅이 들고, 키스신은 여배우를 배려해 최대한 한 번에 끝내려고 노력하는 섬세하고 사려 깊은 배우였다. SNS 팔로우가 늘지 않아 고민을 하는, 평범한 사람이기도 했다. 형용할 수 없는 매력을 갖춘 이준은, 그저 이준이었다.

10. ‘뱀파이어 탐정’을 시작으로 ‘서울역’ ‘럭키’ ‘캐리어를 끄는 여자’ 등 2016년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준 : 사실 ‘캐리어를 끄는 여자’ 촬영 전에 3개월 동안 일정이 없었다. 데뷔하고 나서 가장 많이 쉬었다. 딱 일주일까지 좋았다. 할 게 없다. 지금처럼 일하는 게 가장 좋다.

10. ‘럭키’가 승승장구 중이다. 예상을 했는지?
이준 :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작년에 영화를 찍을 때 200만 관객만 넘어도 기쁠 것 같았다. 예상 했던 것보다 훨씬 관객들이 들어서 신기하다. 칭찬도 받고 있지만 욕도 먹고 있다. 어찌됐든 기쁘다. 시나리오 자체가 재미있어서 관객들이 안 들 거라는 생각은 안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큰 사랑은 당황스러울 정도다. 하하.

10. ‘닌자어쌘신’부터 ‘갑동이’ ‘배우는 배우다’ 등 작품 속에서 센 모습만 보여줬었는데 ‘풍문으로 들었소’ 때부터 캐릭터의 성격이 달라진 것 같다.
이준 : 실제로 나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연기하는 마석우의 성격이 실제 나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다. 센 역할을 할 때는 내 안에서 억지로 무언가를 끄집어낸다. 경험이 없다 보니까 나만의 상상으로 만들어낸다. 100% 확신을 갖지 못할 때가 많다.

10. 영화나 드라마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소감은?
이준 : 운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영화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고 오래 찍지 않아서 컨디션 조절을 하기가 좋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잘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 지금도 생방으로 촬영을 하고 있다. 나는 그런 스릴이 좋다. 촬영이 급하기 때문에 여러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그 안에서 겁을 먹거나 두려워하면 부자연스럽게 나온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 만약 별로였다면 바로 피드백도 가능하다. 그런 점이 굉장히 재밌다.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그런 의미에서 최지우와의 호흡이 중요했을 거 같다.
이준 : 호흡이 정말 잘 맞는다. 시간이 없고 빨리 촬영을 해야 하니까 순간 집중력을 키우는데도 좋다. 최지우 선배와 막 장난을 치다가도 카메라가 돌면 바로 촬영 모드로 돌아간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집중력이 안 좋았는데, 이런 경험을 통해 매년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0. 최지우와의 키스신이 화제를 샀다. 기습 키스였는데.
이준 : 키스신은 어렵다. 실제 연인이 아닌데 뽀뽀를 하는 거 자체가 죄송하다. 순간 집중해서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노력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모르니까 그런 배려가 중요하다. ‘풍문으로 들었소’ 때 고아성과 키스신을 정말 많이 찍었다. 그때도 여배우를 최대한 배려하려고 했다. 예민한 작업이다. 실수하면 사심 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한 번에 잘 하려고 한다.

10.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변호사로 나온다. 어려움은 없는지?
이준 : 법정신이 어렵다. 내가 모든 법정신에 다 나온다. 부담이 크다. 대사들도 어렵고 길고 감정들도 쉽지 않다. 거기다가 빨리 찍어야 한다. 법정 용어나 그 상황들이 잘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내 나름대로 인터넷으로 열심히 서치를 하고 있다. 알고 연기하는 것과 모르고 연기하는 건 천지차이다. 시간이 야속하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거기에 집중을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드라마가 끝나면? 누워있을 예정이다.(웃음)

10. 아이돌 그룹에서 연기자로 전향하지 않았나. 연기는 이준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준 : 연기는 지금까지 내가 했던 것 중에 가장 적성에 잘 맞다. 무용도 했고, 음악도 했다. 엄마가 작곡 전공을 해서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트럼펫 등 악기 연주도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연기가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장르 중에 나와 가장 잘 맞는다.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럭키’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얼마 전부터 SNS도 시작했다.
이준 : 예전부터 SNS를 하라고 주변에서 많이 권해줬다. 수년간 뿌리쳤는데, 아무도 권하지 않으니까 하고 싶더라. 내가 이상한 성격이 있다. 몇 년 만에 하는 건데 역시나 상당히 신경이 쓰이더라. 일촌(팔로우가)이 예상보다 늘지 않아 조언을 구했다.(웃음) 같이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일촌이 는다고 하는데 그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더라.

10. 생각보다 고민이 많은 성격 같다.
이준 : 슬럼프가 이틀 한 번 꼴로 온다. 상처도 많이 받고 고민도 많다. 멘탈(정신)이 강하지 않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최지우 선배가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하더라. 겉으로는 티를 잘 내지 않지만 집에만 가면 고뇌의 시간을 갖는다.

10. 이준은 선플이 많은 배우다. 악플에 영향을 받는지?
이준 : 악플만 보인다.(웃음) 악플을 보고 상처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잘 인정하는 편이다. 그 내용을 받아들이고 멘탈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싶은데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다. 99명이 칭찬해도 1명이 욕하면 무너진다. ‘쿠크다스 심장’을 가지고 있다. 받아들인 건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안 좋은 댓글 중에도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 그런 것들을 인정하고 고쳐야 나에게도 좋은 거니까 노력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한다.

10. 고민의 결과물은 있는가?
이준 : 연기를 할 때 어떤 장면을 잘 끝내면 희열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화면으로 부족 이상하게 부족하더라.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예측을 할 수 없다. 연기 자체가 예측하거나 예상할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이십대고, 살날이 많다. 급하게 생각하기보다 차근차근 걷기로 했다. 욕을 먹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을 거다.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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