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 미디어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 미디어
훈훈한 외모가 인기의 요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폭넓은 연기가 메인 무기였다.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박보검의 섬세한 연기가 ‘구르미 그린 달빛’을 웰메이드 드라마로 만들었다.

박보검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에서 잔망스러운 왕세자 이영으로 첫 등장, 홍라온(김유정)에게 점차 빠지다가 결국 약과처럼 달달한 로맨스를 즐기는가 하면 위엄 있는 모습으로 나라를 바로 잡으려고 고군분투하며 극을 하드캐리 했다.

극 초반 이영은 홍라온과 저잣거리에서 악연으로 만나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홍라온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 이영은 신분, 성별까지도 초월하는 직진 로맨스를 선보였다. 장난기 가득하던 눈빛은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홍라온과 멀어지는 상황 속에서 이영은 애절하고 먹먹한 모습으로 안방극장까지 눈물짓게 만들었다.

또 이영은 감춰졌던 민란의 주범 백운회의 정체가 밝혀지는가 하면 왕권을 좌지우지하는 신하들의 기세가 등등해지는 상황 속에서 마음을 굳건히 하며 뜻하는 바를 이루려는 위엄 있는 왕세자의 모습을 드러내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박보검은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감정 변화를 겪는 이영의 모습에 맞춰 적재적소에 급변하는 눈빛을 장착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그는 종영을 한 회 앞둔 지난 17회 방송에서 유일하게 믿었던 죽마고우 김병연(곽동연)의 정체와 동시에 죽음을 보게 되며 오열했다. 김병연이 궁으로 보내진 백운회의 간자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후 떨리는 목소리로 “병연아”라고 읊조리는가 하면, 피를 토하며 쓰러진 병연에게 “세상에서 단 한사람을 믿어야 한다면, 그건 바로 너다”라며 변치 않는 우정을 확인시켰다.

박보검은 믿었던 친구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처지에 한탄하는 듯 볼까지 떨리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여 실제 상황을 방불케했다.

18일 최종회를 앞둔 가운데, 이영은 지난 방송에서 독살을 당할 위기에 놓여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가 최종회에서도 꾸준히 빛나는 연기력으로 극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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