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원작을 토대로 한 영화들의 개봉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극장가에서는 유독 강세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개봉한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지난 10일 일일 관객수 6만4,683명을 동원하며 9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 ‘아수라’를 맹추격하며 개봉 6일째 되던 10월 3일 이후 1위를 기록 중이다.
같은 날 개봉했던 또 다른 원작 기반 영화 ‘브리짓 존스3’도 준수한 성적을 냈다. ‘브리짓 존스3’은 4위를 시작으로 개봉 이틀 만에 3위로 올라서며 10일까지 5위권 내에 안착했다. 10일 일일 관객수 2만1,521명을 기록했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팀 버튼 감독이 랜섬 릭스의 소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팀 버튼 감독의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역주행까지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원작 속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도 한몫했지만, 좀 더 대중적인 취향에 맞춰진 팀 버튼표 판타지의 역할도 컸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홍보사 관계자는 원작은 원래 제2차 세계 대전과 유대인 학살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까지 즐겨 보기에는 어둡고 무거운 경향이 있었지만, 팀 버튼이 전쟁과 민족주의 관련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하면서 초등학생들도 부모와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로 변모됐다고 전했다. 원작 속 유대인으로 등장하는 ‘이상한 아이들’ 또한 시대적 특성은 덜어내고 ‘특별한 아이들’이라는 특성을 부각했다. 이는 팀 버튼이 ‘가위손'(1990) 때부터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주장해 온 주제, 즉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는 교훈을 담은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영상도 스크린에서 봤을 때 더욱 환상적으로 다가오게끔 구성됐다. 이러한 재구성은 소설과 영화의 매체적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홍보사 관계자는 “원작에서는 불을 다루는 아이인 올리브(로렌 매크로스티)와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가 메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공기보다 가벼운 소녀 엠마(엘라 퍼넬)가 더 아름답고 극적으로 연출될 것 같다는 감독의 판단으로 영화에서는 엠마가 강조됐다. 메인과 서브 캐릭터가 바뀐 것”이라고 전했다. 하늘을 떠 다니는 소녀의 아름다운 영상미와 주인공 제이크와의 풋풋한 사랑은 이상한 아이들을 사냥하려는 적 할로우게스트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팀 버튼표 잔혹 동화를 완성했다.
‘브리짓 존스3’은 아예 영화를 위해 각본을 새로 창작한 케이스다. 앞서 개봉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 1, 2편 모두 헬렌 필딩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면, ‘브리짓 존스3’은 원작 ‘브리짓 존스는 연하가 좋아’에서 주인공만을 빌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을 완전히 새롭게 각색했지만 ‘브리짓 존스’ 시리즈 특유의 코미디와 따뜻한 메시지는 여전하다. 이는 원작을 쓴 헬렌 필딩이 댄 메이저, 에마 톰슨과 함께 각본가로도 참여했기 때문이다. ‘브리짓 존스3’ 제작사 워킹타이틀 CEO 에릭 펠너는 “헬렌 필딩과 함께한 것은 신의 한 수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모두 너무 훌륭했다. 헬렌 필딩이 영화 스토리의 전반적 구성을 채웠다”라고 밝혔다.
절대적 지지를 보낸 여성 관객들 또한 ‘브리짓 존스3’의 흥행 공신이다. ‘브리짓 존스3’의 관객 80%는 여성 관객이며,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도 넓게 포진되어있다. 이에 ‘브리짓 존스3’ 홍보사 관계자는 “많은 여성들이 품고 있는 고민인 늦은 결혼, 출산, 연애를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또 브리짓 존스의 ‘완벽하지 않음’이 보통 사람들의 공감을 사면서, 그렇게 빈 구석 많은 브리짓 존스지만 나이가 먹어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점이 위로를 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럭키'(감독 이계벽) 또한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2012)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완벽한 카리스마의 킬러가 목욕탕 열쇠 때문에 무명 배우로 운명이 바뀌면서 펼쳐지는 반전 코미디다. 개봉 전부터 박스오피스 순위에 오르더니, 지난 8일 이후 박스오피스 5위권 내에 안착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입증했다. 개봉 전임에도 불구하고 10일 일일 관객수는 5,400여명을, 누적 관객수는 14만5,300여명을 동원했다.
‘럭키’ 또한 원작에서 뼈대만 빌려온 채 한국 관객의 취향에 맞춰 포괄적인 각색을 거쳤다. 쇼박스 관계자는 “‘럭키’는 목욕탕 사건으로 운명이 뒤바뀐 설정 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다른 영화다. 원작이 드라마에 치중했다면, ‘럭키’는 한국적 감성과 유머 코드에 맞춰 리메이크됐다”며 말이 아닌 상황으로 자연스러운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는 이계벽 감독의 연출 의도를 덧붙였다.
결국 리메이크를 하더라도 소설과 영화의 매체적 차이를 정확히 간파하거나, 원작의 뼈대만 가져와 섬세하게 재구성된 작품들이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는 모양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1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개봉한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지난 10일 일일 관객수 6만4,683명을 동원하며 9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 ‘아수라’를 맹추격하며 개봉 6일째 되던 10월 3일 이후 1위를 기록 중이다.
같은 날 개봉했던 또 다른 원작 기반 영화 ‘브리짓 존스3’도 준수한 성적을 냈다. ‘브리짓 존스3’은 4위를 시작으로 개봉 이틀 만에 3위로 올라서며 10일까지 5위권 내에 안착했다. 10일 일일 관객수 2만1,521명을 기록했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팀 버튼 감독이 랜섬 릭스의 소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팀 버튼 감독의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역주행까지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원작 속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도 한몫했지만, 좀 더 대중적인 취향에 맞춰진 팀 버튼표 판타지의 역할도 컸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홍보사 관계자는 원작은 원래 제2차 세계 대전과 유대인 학살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까지 즐겨 보기에는 어둡고 무거운 경향이 있었지만, 팀 버튼이 전쟁과 민족주의 관련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하면서 초등학생들도 부모와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로 변모됐다고 전했다. 원작 속 유대인으로 등장하는 ‘이상한 아이들’ 또한 시대적 특성은 덜어내고 ‘특별한 아이들’이라는 특성을 부각했다. 이는 팀 버튼이 ‘가위손'(1990) 때부터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주장해 온 주제, 즉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는 교훈을 담은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영상도 스크린에서 봤을 때 더욱 환상적으로 다가오게끔 구성됐다. 이러한 재구성은 소설과 영화의 매체적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홍보사 관계자는 “원작에서는 불을 다루는 아이인 올리브(로렌 매크로스티)와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가 메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공기보다 가벼운 소녀 엠마(엘라 퍼넬)가 더 아름답고 극적으로 연출될 것 같다는 감독의 판단으로 영화에서는 엠마가 강조됐다. 메인과 서브 캐릭터가 바뀐 것”이라고 전했다. 하늘을 떠 다니는 소녀의 아름다운 영상미와 주인공 제이크와의 풋풋한 사랑은 이상한 아이들을 사냥하려는 적 할로우게스트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팀 버튼표 잔혹 동화를 완성했다.
‘브리짓 존스3’은 아예 영화를 위해 각본을 새로 창작한 케이스다. 앞서 개봉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 1, 2편 모두 헬렌 필딩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면, ‘브리짓 존스3’은 원작 ‘브리짓 존스는 연하가 좋아’에서 주인공만을 빌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을 완전히 새롭게 각색했지만 ‘브리짓 존스’ 시리즈 특유의 코미디와 따뜻한 메시지는 여전하다. 이는 원작을 쓴 헬렌 필딩이 댄 메이저, 에마 톰슨과 함께 각본가로도 참여했기 때문이다. ‘브리짓 존스3’ 제작사 워킹타이틀 CEO 에릭 펠너는 “헬렌 필딩과 함께한 것은 신의 한 수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모두 너무 훌륭했다. 헬렌 필딩이 영화 스토리의 전반적 구성을 채웠다”라고 밝혔다.
절대적 지지를 보낸 여성 관객들 또한 ‘브리짓 존스3’의 흥행 공신이다. ‘브리짓 존스3’의 관객 80%는 여성 관객이며,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도 넓게 포진되어있다. 이에 ‘브리짓 존스3’ 홍보사 관계자는 “많은 여성들이 품고 있는 고민인 늦은 결혼, 출산, 연애를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또 브리짓 존스의 ‘완벽하지 않음’이 보통 사람들의 공감을 사면서, 그렇게 빈 구석 많은 브리짓 존스지만 나이가 먹어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점이 위로를 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럭키'(감독 이계벽) 또한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2012)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완벽한 카리스마의 킬러가 목욕탕 열쇠 때문에 무명 배우로 운명이 바뀌면서 펼쳐지는 반전 코미디다. 개봉 전부터 박스오피스 순위에 오르더니, 지난 8일 이후 박스오피스 5위권 내에 안착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입증했다. 개봉 전임에도 불구하고 10일 일일 관객수는 5,400여명을, 누적 관객수는 14만5,300여명을 동원했다.
‘럭키’ 또한 원작에서 뼈대만 빌려온 채 한국 관객의 취향에 맞춰 포괄적인 각색을 거쳤다. 쇼박스 관계자는 “‘럭키’는 목욕탕 사건으로 운명이 뒤바뀐 설정 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다른 영화다. 원작이 드라마에 치중했다면, ‘럭키’는 한국적 감성과 유머 코드에 맞춰 리메이크됐다”며 말이 아닌 상황으로 자연스러운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는 이계벽 감독의 연출 의도를 덧붙였다.
결국 리메이크를 하더라도 소설과 영화의 매체적 차이를 정확히 간파하거나, 원작의 뼈대만 가져와 섬세하게 재구성된 작품들이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는 모양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