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20대 청춘은 물론이고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대를 형성했던 드라마 ‘청춘시대’가 지난달 27일 종영했다. ‘청춘시대’를 집필한 박연선 작가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매회 시청자들을 매혹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6일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JTBC 사옥에서는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 박연선 작가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박 작가는 “이야기는 원래 미스터리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비밀이 없는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떠한 비밀을 캐가는 과정도 없이, 인간의 감정만으로 16시간에 다다르는 시간을 메꾸는 방법을 모르겠더라. 그래서 장르물적인 미스터리 요소를 극에 넣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청춘시대’는 등장 인물들이 지닌 미스터리와 거짓말들이 층층이 쌓이며 브라운관으로부터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스토리 전개를 선보였다. 극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다섯 명의 하우스메이트(이하 하메)가 각자 비밀을 갖고 있는 설정에 대해서 박 작가는 “드라마적으로 어쩔 수 없이 모두 비밀을 갖고 있도록 설정했지만, 나는 비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소통을 통해서 그들이 지닌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 12부작까지의 여정은 하메들이 송지원(박은빈)의 ‘귀신을 본다’는 거짓말을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서 그들의 비밀을 마지막 회까지 풀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숙집 주인도 ‘청춘시대’만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미스터리적 요소였다. 박 작가는 집주인(문숙)을 창조주같은 느낌으로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느낌, 노인 같은데도 젊은 듯한 모호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하숙집이라는 작은 세계를 관장하는 조물주라 다 알고 있지만 관여하지는 않는다. 만화적인 캐릭터다. 하숙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일상적이기 때문에 비일상적인 인물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통’도 청춘시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이에 박 작가는 “원래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한 집에 사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이야기’를 쓰려 했다. 그렇게 설정하다 보니 청춘들이 등장하게 됐고, 청춘들이 소통을 못하는 이유가 뭘까하고 고민하게 된 거다”라며 “전 세대가 고민을 품고 있고, 다른 사람이 말하지 않아도 나의 고민을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소통은 하지 않음에서 오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극에 공감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드라마의 원제 또한 ‘청춘시대’가 아닌 ‘벨 에포크’였다. 박 작가는 “‘벨 에포크’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이다. 등장 인물들이 젊은 사람들이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 20대는 굉장히 아름다운 시절이고, 참 좋은 시절을 살아간다고도 하지만 정작 그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20대는 그런 것을 못 느끼지 않나. 이렇게 반어적인 의미로 ‘벨 에포크’라고 지었는데 너무 어렵고, 돼지고기집 상호같다는 평도 나와서 ‘청춘시대’로 결정됐다”라고 밝히며 웃어 보였다.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나 성상품화 등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가지고 창작을 한다는 것은 아직은 무섭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느 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지 굳이 세월호를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성상품화는 방송사와 편성을 조율하며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었다고. 그는 “매춘을 옹호하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경계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실제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연애를 하면서 용돈 받고 명품백도 받는 여자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들은 자신이 매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그 경계선이 어디냐는 거다”라며 집필 의도를 전했다. 박 작가가 펼치고 싶었던 경계선에 관한 또 다른 담론은 바로 ‘객관화’다. 그는 “나는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진명(한예리)가 강이나(류화영)에게 ‘나는 널 경멸했지만 그만큼의 유혹이 없었기 때문인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말을 할 때 객관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청춘시대’를 사랑해줬던 팬들에게 박 작가는 “1회에서 유은재(박혜수)가 했던 말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나만큼 주저하고 불안하고 겁도 많은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이 나와 같다고 생각하면 내가 그에게 좀 더 친절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를 지금도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6일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JTBC 사옥에서는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 박연선 작가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박 작가는 “이야기는 원래 미스터리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비밀이 없는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떠한 비밀을 캐가는 과정도 없이, 인간의 감정만으로 16시간에 다다르는 시간을 메꾸는 방법을 모르겠더라. 그래서 장르물적인 미스터리 요소를 극에 넣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청춘시대’는 등장 인물들이 지닌 미스터리와 거짓말들이 층층이 쌓이며 브라운관으로부터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스토리 전개를 선보였다. 극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다섯 명의 하우스메이트(이하 하메)가 각자 비밀을 갖고 있는 설정에 대해서 박 작가는 “드라마적으로 어쩔 수 없이 모두 비밀을 갖고 있도록 설정했지만, 나는 비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소통을 통해서 그들이 지닌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 12부작까지의 여정은 하메들이 송지원(박은빈)의 ‘귀신을 본다’는 거짓말을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서 그들의 비밀을 마지막 회까지 풀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숙집 주인도 ‘청춘시대’만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미스터리적 요소였다. 박 작가는 집주인(문숙)을 창조주같은 느낌으로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느낌, 노인 같은데도 젊은 듯한 모호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하숙집이라는 작은 세계를 관장하는 조물주라 다 알고 있지만 관여하지는 않는다. 만화적인 캐릭터다. 하숙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일상적이기 때문에 비일상적인 인물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통’도 청춘시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이에 박 작가는 “원래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한 집에 사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이야기’를 쓰려 했다. 그렇게 설정하다 보니 청춘들이 등장하게 됐고, 청춘들이 소통을 못하는 이유가 뭘까하고 고민하게 된 거다”라며 “전 세대가 고민을 품고 있고, 다른 사람이 말하지 않아도 나의 고민을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소통은 하지 않음에서 오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극에 공감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드라마의 원제 또한 ‘청춘시대’가 아닌 ‘벨 에포크’였다. 박 작가는 “‘벨 에포크’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이다. 등장 인물들이 젊은 사람들이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 20대는 굉장히 아름다운 시절이고, 참 좋은 시절을 살아간다고도 하지만 정작 그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20대는 그런 것을 못 느끼지 않나. 이렇게 반어적인 의미로 ‘벨 에포크’라고 지었는데 너무 어렵고, 돼지고기집 상호같다는 평도 나와서 ‘청춘시대’로 결정됐다”라고 밝히며 웃어 보였다.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나 성상품화 등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가지고 창작을 한다는 것은 아직은 무섭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느 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지 굳이 세월호를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성상품화는 방송사와 편성을 조율하며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었다고. 그는 “매춘을 옹호하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경계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실제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연애를 하면서 용돈 받고 명품백도 받는 여자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들은 자신이 매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그 경계선이 어디냐는 거다”라며 집필 의도를 전했다. 박 작가가 펼치고 싶었던 경계선에 관한 또 다른 담론은 바로 ‘객관화’다. 그는 “나는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진명(한예리)가 강이나(류화영)에게 ‘나는 널 경멸했지만 그만큼의 유혹이 없었기 때문인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말을 할 때 객관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청춘시대’를 사랑해줬던 팬들에게 박 작가는 “1회에서 유은재(박혜수)가 했던 말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나만큼 주저하고 불안하고 겁도 많은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이 나와 같다고 생각하면 내가 그에게 좀 더 친절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를 지금도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