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텐아시아=손예지 기자]
‘혼술남녀’ 캡처 / 사진제공=tvN 방송화면
‘혼술남녀’ 캡처 / 사진제공=tvN 방송화면
“아이돌 이꼴(=) 발연기, 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야.”

샤이니 키가 아이돌 연기에 대한 편견을 깼다. 키는 5일 첫 방송된 tvN ‘혼술남녀'(극본 명수현, 연출 최규식)에서 3년차 공시생 기범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로 첫 정극 도전에서 합격점을 얻었다.

이날 기범은 백수 생활을 청산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고민하는 친구 공명(공명)에게 노량진 라이프에 대한 편견을 깨주었다.

패셔너블한 트레이닝복을 갖춰입고 화려하게 등장한 기범은 첫째로 공시생이 후줄근한 옷만 입을 것이라는 편견을 단박에 박살냈다. 초지일관 밝은 기범의 모습에 공명이 시험에 합격한 것이냐고 묻자 기범은 “떨어졌다”며 “시험이 일 년에 한 번 있는 것도 아니고, 공시는 마라톤이다. 나는 아직 공부를 시작한 지 3년도 안 됐다. 나는 (합격까지) 5년을 바라보고 있다”고 능청을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공명이 오락실 게임기 상위권에 랭크된 기범의 아이디를 보고 “노량진에 와서 허구한 날 오락만 했냐”고 묻자 “원래부터 오락 잘했다”면서도 “빈틈 없는 자식”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모습이 기범이라는 캐릭터의 친밀감을 높였다.

철부지일 것만 같던 기범이지만 친구에 대한 의리는 남부럽지 않았다. 기범은 이날 시험에 떨어져 술을 진탕 마시고 취한 동영(김동영)을 고시원에 데려다줬는데, 방음이 되지 않는 고시원 구조 상 옆방에서 지인에게 합격 소식을 전하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오자 “조용히 좀 해라. 혼자 합격하면 다냐. 어디서 통화를 다 들리게 하고 있냐”면서 친구를 위해 화를 내기도 했다.

또 공시생들의 고된 하루를 체험한 뒤 노량진 입성을 고민하는 공명에게 “아무래도 고시원은 고문 기술자가 설계한 것 같다. 천국과 지옥을 판자떼기 하나로 나눠놨다. 여기 있으면 희노애락이 다 들린다”고 말하는 기범의 쓸쓸한 모습은 공시생들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며 공감을 사기도 했다.

이날 키는 자신이 가진 장점을 연기에 그대로 녹여냈다. 키는 최근 ‘혼술남녀’ 제작발표회에서 “매회 표준어로 된 대본을 직접 사투리로 번역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대구 출신인 키는 자신이 가장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말투를 사용해 오히려 기범이라는 인물 설정에 재미를 더하고 귀여운 매력을 배가시켰다. 또 소속 그룹 샤이니에서 랩과 보컬을 동시에 담당하는 만큼 또박또박한 발음과 발성으로 뛰어난 대사 소화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앞서 다수의 뮤지컬 작품을 통해 쌓아온 연기력으로 극 중 능청스러워야 할 때와 진지해야할 때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공시생 기범’으로 완벽히 다시 태어났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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