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하균이 18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올레’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않고, 과거는 빨리 잊는 편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도 웬만하면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지나온 삶에 대해 후회는 없냐는 질문에 신하균은 이렇게 답했다. 이러한 신하균의 신념은 그를 연기에 있어서도, 인생에 있어서도 현재에 가장 충실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신하균은 신작 ‘올레’에서 명예퇴직 1순위가 된 중필을 연기할 때도, 그 후 인터뷰를 가질 때도 자신이 처한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과거보다, 미래보다 빛나는 현재들을 만들어냈다.
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본인 연기에 만족하는지? 신하균: 기술 시사회와는 다르게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원래 내 연기에는 만족 못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나리오 담긴 내용이 잘 표현됐고, 배우들 간의 호흡도 좋았다.
10. 영화 속 코믹한 장면이 많아서 NG가 많이 났을 것 같다. 신하균: 코믹한 장면이 아니더라도 NG가 많았다. 배우들끼리 워낙 친해서 진지한 연기를 하는데 괜히 눈빛만 봐도 웃음이 터졌다. 원래 이런 코믹 영화에서는 진지한 연기를 할 때 더 웃기다.
배우 신하균/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영화 속 박희순과 서로 욕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평소에도 욕을 주고받는 사이인가? 신하균: 평소에는 욕을 잘 안 한다. 그리고 사실 박희순 씨가 대 선배님이다. 알고 지낸 지 오래되고 친해졌지만 욕하고 때리는 건 죄송했다. 하지만 영화상에서 그렇게 안 하면 안되는 사이였기 때문에 죄송하게 생각하면서도 시원하게 욕했다.(웃음)
10. 대부분 제주도에서 촬영했다. 여행 간 기분이었을 것 같은데? 신하균: 제주도를 이렇게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게 처음이라 너무 좋았다. 여행 아닌 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다. 여행하듯 촬영했다. 그리고 낮 촬영 많아서 밤에는 다 같이 모여 막걸리를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10. 영화 속에서 많이 망가진다. 전작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센 역할을 맡았었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부드러운 캐릭터를 선택한 건가? 신하균: 그런 이유로 선택하지는 않았다. 나에게 오는 영화가 어떤 영화가 될지 모른다. 그냥 관심이 가고 필이 꽂히는 영화를 선택한다.
배우 신하균/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영화 속 유다인과 러브라인이 있다. 유다인과의 호흡은 어땠나? 신하균: 유다인 씨가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 따뜻한 제주도 날씨랑 이미지가 너무 잘 맞았다. 그리고 유다인 씨가 평소에는 말이 별로 없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발랄해진다. 멜로 라인이 있어서 재미있게 찍었다.
10. 제대로 된 멜로 영화를 해 볼 생각은 없나? 신하균: 아직 작품을 못 만났다.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다. 멜로 영화의 감정을 참 좋아한다. 가슴 시린 절절한 멜로도 좋고, 로맨틱 코미디도 좋다.
10. 영화 속 맡은 캐릭터가 서른아홉이다. 신하균의 서른아홉은 어땠나? 신하균: 나에 대해 생각을 잘 안 하고 살았는데, 나도 모르게 나이가 훅 왔다. 30대 후반에는 마흔에 대한 준비도 안 했고, 촬영만 했던 것 같다.
10. 후회가 남지는 않나? 신하균: 후회는 없다. 지나간 일은 빨리 잊는 편이고, 미래도 웬만하면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
배우 신하균/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여러 대작과 함께 경쟁하게 됐다. 영화 ‘올레’만이 가지는 강점이 있을까? 신하균: 우리 영화에는 칙칙하지만 귀여운 남자 세 명이 있다.(웃음) 다른 영화와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우리 영화만의 장점이 확실히 있다. 소소한 스토리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취향의 문제다. 남자들의 한심하고 찌질할 수 있는 모습을 유쾌하게 담은 영화다. 영화를 보고 한 번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다.
10. 영화 속 캐릭터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신하균: “힘내 잘했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격려가 많이 필요한 세대다. 서로 위로를 해줘야 할 것 같다. 다들 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결과 중심적이다 보니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책임을 지기도 한다.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니더라도 본인들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게 행복을 향해 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