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오연서: 난생 처음 스케이트를 타봤다. 너무 힘들었다. 보호 장비가 잘 되어있어서 넘어져도 아프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다음부턴 빨리빨리 실력이 늘더라. 나중에는 모든 배우들의 실력이 비슷해졌다. 달리기를 잘하는 편인데, 얼음 위에서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10.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겠다.
오연서: 크랭크인 3개월 전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촬영이었지만 전지훈련도 떠났고. 그런데 영화에는 조금 밖에 안 나왔다. A부터 Z까지 2주 동안 찍었는데 1분도 채 안 나온 것 같다.(웃음)
10. 부상당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들었다.
오연서: 재숙 언니와 예원이가 크게 부상을 당했다. 근육통과 멍드는 건 모든 배우들의 기본이었다. 그런데 우리도 우리지만 뒤에서 땀흘려주시고 부상당한 분들이 많다. 상대역으로 출연해준 선수들이 멋진 그림 때문에 계속 달려주셨는데, 그 분들한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얼굴이 안 나오니까 관객들 입장에선 잘 모르니까.
10. 전작인 SBS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털털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그 연결고리가 이번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을 것 같다.
오연서: ‘돌아와요 아저씨’가 ‘국가대표2’보다 나중에 찍은 거다. 그래서 ‘돌아와요 아저씨’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런 털털하지만 거친 역할은 처음이어서 많은 부분들에서 걱정했다. 카메라 감독님도 나보고 이미지가 여성적인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하셨다. 꼭 촬영 다 하고 나면 나보고 예쁘다고 말씀해주셔서 난 내가 진짜 예쁘게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모니터해보니까 아니더라고.(웃음) 진짜 깜짝 놀랐다.
10. 극중 등장하는 캐릭터 중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다. 이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을 텐데?
오연서: 일단 콤플렉스가 많은 캐릭터다. 겉으론 강해보이지만 마음도 굉장히 약하고, 여리고, 외롭고. 앞에선 반항적이지만 속은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다.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연기적으로는 다른 배우들과 합이 잘 맞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의 호흡이나 이런 걸 보면서 맞추려고 했다.
10. 그런데 영화 후반부에 갈수록 지원(수애)의 가족 얘기에 초점이 맞춰져 채경이 주목을 덜 받게 된다.
오연서: 이래저래 편집된 분량이 많다. 채경이 2등 콤플렉스 극복과정이 있었는데 편집됐다. 채경이 지원과 불 꺼진 아이스링크에서 다시 한 번 시합하는 장면이 있었다. 굉장히 멋진 신이었다. 채경이 처음에는 지원을 무시하고 덤볐지만, 편집된 장면에선 정말 진지하게 선수 대 선수로서 대결하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진솔하게 대화를 했는데, 아쉽게 편집됐다. 영화가 잘되면 감독판을 내준다고 하더라. 감독판을 기대하고 있다.(웃음)
10. 채경이 스포츠에 확신하듯, 언제 연기가 나의 길인가 확신했나?
오연서: 아직도 고민하는 순간들이 있다. 작년에는 아홉수였다. 사춘기를 좀 겪었다. 이 길이 내 길이 맞을까 고민도 많았다. 연기 그만 두면 뭐 그만두면 뭐하고 사나 그런 생각도 좀 했었고.
10. 아무래도 여배우들이 많이 모이면 보이지 않는 신경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건 전혀 없었나보다.
오연서: 신경전이 있을 틈이 없었다. 일단 배우들끼리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데 굳이 서로를 견제할 이유도 없었다. 또, 각자 캐릭터에 특성이 있다 보니 누구 하나 튄다고 도움이 될 게 없다는 것도 알았고. 만약 패션 영화였다면 서로 더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을 순 있었겠지.
10. 쉬는 시간에는 여배우들끼린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오연서: 여자들끼리 모이면 늘 수다다. 남자 얘기도 하고, 피부과는 어디가 좋고, 화장품 얘기도 하고. 각자의 뷰티팁도 공개했다. 여자끼리 모여서 하는 얘기들은 똑같은 것 같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10. 함께 호흡을 맞췄던 수애는 어떤 배우였나?
오연서: 이번에 만나기 전에도 정말 좋아했던 배우였다. 눈빛도 좋고, 호흡도 좋았다.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정말 존경할 만한 선배다.
10. ‘국가대표2’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오연서: 여배우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라는 게 좋았다. 분량과는 상관없이 참여하고 싶었다. 스포츠의 특성상 같이 고된 시간을 견디는 매력도 있으니까. 찍을 때도 즐거웠다. 끝나고 나서 다들 한마음으로 ‘다시는 스포츠 영화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웃음)
10. 이번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가 있다면?
오연서: 극중에서 내가 “1등 아니면 아무도 쳐주지 않더라”고 하면 미란이(김슬기)가 “그래도 메달 딴 게 어디야. 3등도 잘한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좋았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 대한 항변 같았다. 우린 어릴 때부터 경쟁에 노출이 너무 많이 돼 있고, 경쟁 때문에 힘들지 않나.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한 건데 모든 분들이 결과에만 너무 집중된 것 같다. 그 대사가 일침이라고 생각돼서 좋았다.
10. 본인은 과정과 결과 중에 어떤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나?
오연서: 어렸을 때는 사소한 거에서도 일등하고 싶었는데, 변했다. 인생은 선택과 집중인 것 같다. 내가 잘하는 걸 더 잘하면 되고 못하는 건 과감하게 빨리 포기하면 마음이 편하다. 내 배우 인생도 천천히 처음부터 정석을 밟고 있다. 주말드라마 막내딸로 시작해서 일일드라마, 미니시리즈, 주말 드라마 주인공, 그리고 영화까지. 앞으로도 이렇게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도 쌓아가고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마틴 루터 킹은 말했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다. 누가 1등으로 들어오느냐로 성공을 따지는 경기가 아니다. 당신이 얼마나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느냐가 바로 인생의 성공 열쇠다.10. 이번 영화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박채경으로 분했다. 평소 스케이트는 잘 타는 편이었나?
오연서는 배우의 인생 역시 경주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중요한 건 분량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일찍이 깨달았다. 그래서 오연서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택했고, 맞춤옷 같은 역할이나 의외의 역할 모두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영화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로 또 한 단계 성장한 오연서를 만났다.
오연서: 난생 처음 스케이트를 타봤다. 너무 힘들었다. 보호 장비가 잘 되어있어서 넘어져도 아프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다음부턴 빨리빨리 실력이 늘더라. 나중에는 모든 배우들의 실력이 비슷해졌다. 달리기를 잘하는 편인데, 얼음 위에서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10.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겠다.
오연서: 크랭크인 3개월 전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촬영이었지만 전지훈련도 떠났고. 그런데 영화에는 조금 밖에 안 나왔다. A부터 Z까지 2주 동안 찍었는데 1분도 채 안 나온 것 같다.(웃음)
10. 부상당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들었다.
오연서: 재숙 언니와 예원이가 크게 부상을 당했다. 근육통과 멍드는 건 모든 배우들의 기본이었다. 그런데 우리도 우리지만 뒤에서 땀흘려주시고 부상당한 분들이 많다. 상대역으로 출연해준 선수들이 멋진 그림 때문에 계속 달려주셨는데, 그 분들한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얼굴이 안 나오니까 관객들 입장에선 잘 모르니까.
오연서: ‘돌아와요 아저씨’가 ‘국가대표2’보다 나중에 찍은 거다. 그래서 ‘돌아와요 아저씨’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런 털털하지만 거친 역할은 처음이어서 많은 부분들에서 걱정했다. 카메라 감독님도 나보고 이미지가 여성적인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하셨다. 꼭 촬영 다 하고 나면 나보고 예쁘다고 말씀해주셔서 난 내가 진짜 예쁘게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모니터해보니까 아니더라고.(웃음) 진짜 깜짝 놀랐다.
10. 극중 등장하는 캐릭터 중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다. 이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을 텐데?
오연서: 일단 콤플렉스가 많은 캐릭터다. 겉으론 강해보이지만 마음도 굉장히 약하고, 여리고, 외롭고. 앞에선 반항적이지만 속은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다.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연기적으로는 다른 배우들과 합이 잘 맞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의 호흡이나 이런 걸 보면서 맞추려고 했다.
10. 그런데 영화 후반부에 갈수록 지원(수애)의 가족 얘기에 초점이 맞춰져 채경이 주목을 덜 받게 된다.
오연서: 이래저래 편집된 분량이 많다. 채경이 2등 콤플렉스 극복과정이 있었는데 편집됐다. 채경이 지원과 불 꺼진 아이스링크에서 다시 한 번 시합하는 장면이 있었다. 굉장히 멋진 신이었다. 채경이 처음에는 지원을 무시하고 덤볐지만, 편집된 장면에선 정말 진지하게 선수 대 선수로서 대결하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진솔하게 대화를 했는데, 아쉽게 편집됐다. 영화가 잘되면 감독판을 내준다고 하더라. 감독판을 기대하고 있다.(웃음)
10. 채경이 스포츠에 확신하듯, 언제 연기가 나의 길인가 확신했나?
오연서: 아직도 고민하는 순간들이 있다. 작년에는 아홉수였다. 사춘기를 좀 겪었다. 이 길이 내 길이 맞을까 고민도 많았다. 연기 그만 두면 뭐 그만두면 뭐하고 사나 그런 생각도 좀 했었고.
오연서: 신경전이 있을 틈이 없었다. 일단 배우들끼리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데 굳이 서로를 견제할 이유도 없었다. 또, 각자 캐릭터에 특성이 있다 보니 누구 하나 튄다고 도움이 될 게 없다는 것도 알았고. 만약 패션 영화였다면 서로 더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을 순 있었겠지.
10. 쉬는 시간에는 여배우들끼린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오연서: 여자들끼리 모이면 늘 수다다. 남자 얘기도 하고, 피부과는 어디가 좋고, 화장품 얘기도 하고. 각자의 뷰티팁도 공개했다. 여자끼리 모여서 하는 얘기들은 똑같은 것 같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10. 함께 호흡을 맞췄던 수애는 어떤 배우였나?
오연서: 이번에 만나기 전에도 정말 좋아했던 배우였다. 눈빛도 좋고, 호흡도 좋았다.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정말 존경할 만한 선배다.
10. ‘국가대표2’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오연서: 여배우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라는 게 좋았다. 분량과는 상관없이 참여하고 싶었다. 스포츠의 특성상 같이 고된 시간을 견디는 매력도 있으니까. 찍을 때도 즐거웠다. 끝나고 나서 다들 한마음으로 ‘다시는 스포츠 영화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웃음)
오연서: 극중에서 내가 “1등 아니면 아무도 쳐주지 않더라”고 하면 미란이(김슬기)가 “그래도 메달 딴 게 어디야. 3등도 잘한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좋았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 대한 항변 같았다. 우린 어릴 때부터 경쟁에 노출이 너무 많이 돼 있고, 경쟁 때문에 힘들지 않나.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한 건데 모든 분들이 결과에만 너무 집중된 것 같다. 그 대사가 일침이라고 생각돼서 좋았다.
10. 본인은 과정과 결과 중에 어떤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나?
오연서: 어렸을 때는 사소한 거에서도 일등하고 싶었는데, 변했다. 인생은 선택과 집중인 것 같다. 내가 잘하는 걸 더 잘하면 되고 못하는 건 과감하게 빨리 포기하면 마음이 편하다. 내 배우 인생도 천천히 처음부터 정석을 밟고 있다. 주말드라마 막내딸로 시작해서 일일드라마, 미니시리즈, 주말 드라마 주인공, 그리고 영화까지. 앞으로도 이렇게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도 쌓아가고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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