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역시 브라이언 싱어였다.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의 최종장인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절대 악 ‘아포칼립스’를 전면에 내세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평범해 보이는 전개 속에 여운을 느낄 만할 요소를 가득 담았다. 그러니까, 단순히 ‘무적 악당이 쳐 들어와서 영웅들이 힘을 합쳐 싸워 이겼다’가 다가 아니라는 소리다.
슈퍼 히어로 영화는 태생적으로 1차원적인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뻔함’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에 따라서 슈퍼 히어로 영화의 승패가 갈린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다변하는 캐릭터와 대립 구도의 변화, 그를 통해 절대 악역을 섬세하게 재조명함으로써 ‘엑스맨: 아포칼립스’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우선, 영원히 이상주의자로 남을 것 같던 찰스 자비에 교수에게 변화가 생긴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언론 시사회가 끝난 후 진행된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감독은 “젊은 자비에를 이상주의자로 표현한 후, 미스틱의 조언을 받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돌연변이들의 자유가 착취되는 어두운 면을 봤기 때문이다. 미스틱이 다른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라고 전했다. 미스틱의 조언으로 바뀌는 프로페서 X와 그에 따른 ‘엑스맨’ 전개의 변화가 기대감을 높인다.
감독은 이어 “어떤 캐릭터들은 예전의 운명을 그대로 맞이하기도 하고, 어떤 캐릭터들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이것이 이 영화를 만듦에 있어서 가장 흥미로운 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캐릭터에 유연하게 변화를 줌으로서 영화 전체의 흥미도를 끌어올렸다. ‘아포칼립스’가 지휘하는 네 명의 기사인 포 호스맨이 과연 영원한 악역인지 여운을 남긴 것이 한 예다.
전작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비교해서 대립 구도가 변화한 점 또한 흥미롭다. 찰스와 매그니토의 갈등에서 찰스와 아포칼립스의 대결로 대립의 축이 변화한 것. 감독은 ‘아포칼립스’를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그는 신이 아님에도 신으로 추앙받기를 원한다. 자신이 깨어났을 때의 인간 문명을 우매하다고 여겨 강한 자만이 남는 세상을 일으키려고 한다. 이것이 여타의 ‘엑스맨’ 시리즈 캐릭터와도 다른 점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아포칼립스’의 등장은 그가 최강 뮤턴트라는 것 외에도 눈길을 끌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절대 악임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세계를 대청소하겠다는 그의 모순적인 주장은 성경 속 ‘노아의 방주’를 포함해 나치의 망령까지 떠오르게 한다. 소수에게 가해지는 다수의 억압과 차별을 다뤘던 엑스맨 시리즈의 전통적인 테마가 이번 편에서는 좀 더 섬세하게 다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주얼적인 부분도 물론 빼놓을 수 없다. 이 영화의 백미라고도 할 수 있는 퀵실버 신은 감독이 CG에서 알고리즘, 물리적 효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효과를 사용해서 촬영에만 17일이 걸렸다고 밝혔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번 엑스맨 시리즈를 봐야 할 단 한 가지 이유로도 꼽을 수 있는 퀵실버 신은 찍고 난 후 세트장이 거의 다 폭파됐을 정도로 극적이며 강렬하게 영화를 ‘하드캐리’했다. 포 호스맨이 ‘아포칼립스’로 인해 ‘흑화’하는 장면 또한 엑스맨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엑스맨과 ‘아포칼립스’, 포 호스맨과의 전투 이후 새로워진 엑스맨의 탄생을 예고하면서 끝이 난다. 기존 엑스맨 영화를 보지 않았던 이들이라도 엑스맨 시리즈와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5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슈퍼 히어로 영화는 태생적으로 1차원적인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뻔함’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에 따라서 슈퍼 히어로 영화의 승패가 갈린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다변하는 캐릭터와 대립 구도의 변화, 그를 통해 절대 악역을 섬세하게 재조명함으로써 ‘엑스맨: 아포칼립스’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우선, 영원히 이상주의자로 남을 것 같던 찰스 자비에 교수에게 변화가 생긴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언론 시사회가 끝난 후 진행된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감독은 “젊은 자비에를 이상주의자로 표현한 후, 미스틱의 조언을 받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돌연변이들의 자유가 착취되는 어두운 면을 봤기 때문이다. 미스틱이 다른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라고 전했다. 미스틱의 조언으로 바뀌는 프로페서 X와 그에 따른 ‘엑스맨’ 전개의 변화가 기대감을 높인다.
감독은 이어 “어떤 캐릭터들은 예전의 운명을 그대로 맞이하기도 하고, 어떤 캐릭터들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이것이 이 영화를 만듦에 있어서 가장 흥미로운 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캐릭터에 유연하게 변화를 줌으로서 영화 전체의 흥미도를 끌어올렸다. ‘아포칼립스’가 지휘하는 네 명의 기사인 포 호스맨이 과연 영원한 악역인지 여운을 남긴 것이 한 예다.
전작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비교해서 대립 구도가 변화한 점 또한 흥미롭다. 찰스와 매그니토의 갈등에서 찰스와 아포칼립스의 대결로 대립의 축이 변화한 것. 감독은 ‘아포칼립스’를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그는 신이 아님에도 신으로 추앙받기를 원한다. 자신이 깨어났을 때의 인간 문명을 우매하다고 여겨 강한 자만이 남는 세상을 일으키려고 한다. 이것이 여타의 ‘엑스맨’ 시리즈 캐릭터와도 다른 점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아포칼립스’의 등장은 그가 최강 뮤턴트라는 것 외에도 눈길을 끌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절대 악임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세계를 대청소하겠다는 그의 모순적인 주장은 성경 속 ‘노아의 방주’를 포함해 나치의 망령까지 떠오르게 한다. 소수에게 가해지는 다수의 억압과 차별을 다뤘던 엑스맨 시리즈의 전통적인 테마가 이번 편에서는 좀 더 섬세하게 다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주얼적인 부분도 물론 빼놓을 수 없다. 이 영화의 백미라고도 할 수 있는 퀵실버 신은 감독이 CG에서 알고리즘, 물리적 효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효과를 사용해서 촬영에만 17일이 걸렸다고 밝혔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번 엑스맨 시리즈를 봐야 할 단 한 가지 이유로도 꼽을 수 있는 퀵실버 신은 찍고 난 후 세트장이 거의 다 폭파됐을 정도로 극적이며 강렬하게 영화를 ‘하드캐리’했다. 포 호스맨이 ‘아포칼립스’로 인해 ‘흑화’하는 장면 또한 엑스맨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엑스맨과 ‘아포칼립스’, 포 호스맨과의 전투 이후 새로워진 엑스맨의 탄생을 예고하면서 끝이 난다. 기존 엑스맨 영화를 보지 않았던 이들이라도 엑스맨 시리즈와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5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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