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자신이 살고 있는 보육원에 음식봉사를 하러 온 김길도(조재현)를 마주한 무명이(천정명). 오랫동안 찾아 헤맨 부모의 원수를 눈앞에 맞닥뜨리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마산의 궁락원을 서울 강남으로 입성시키고 싶은 김길도는 고대천(최종원)이 살인 혐의 수배자였던 자신의 과거를 알자 사고사로 위장해 또 한 번의 일을 저지른다. 보육원 원장은 무명이의 화상 흉터로 그가 최순석임을 알아채고 무명이에게 존재를 캐묻는다.
리뷰
어린 나이지만 복수의 날을 갈 수 밖에 없었던 최순석(천정명). 조금은 부족했지만 단란했던 가족은 김길도(조재현)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김길도가 아버지의 인생을 송두리째 훔쳐 산 것도 모자라 타오르는 불길에 자신의 가족을 가둔 순간을 어린 최순석은 잊지 못했다. 그래서 최순석은 무명이라는 이름으로 길고도 외로운 복수의 서막을 조금씩 그려나가는 중이다.
역대 최고의 악역이 등장했다. 단 2회 만에 자신의 손으로 5명을 죽인 김길도는 권력과 야욕에 눈이 멀어 장인의 국수집이었던 궁락원을 서울 강남에 입성시키려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득 될 것 없는 장애물은 무조건 제거했다. 그 중에는 자신이 오래 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 하정태의 아들, 최순석도 있다. 사이코패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길도의 극악무도한 만행에 대한 계기는 빠른 전개 속에 충분한 설명이 됐다.
“배운 적 없어. 훔쳐버렸으니까”라는 단 두 마디만으로 남의 인생을 훔쳐 산 김길도의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여실히 드러났다. 극악무도 만행에 대한 계기는 빠른 전개 속에 충분한 설명이 됐지만 다소 잔인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선한 캐릭터로 자리 잡을 최순석과의 완벽한 대비를 위해서라면 필요한 장치일 수도 있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가 ‘복수’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듯, 시종일관 어두운 톤 속에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주인공들은 자신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른 채 아직은 행복한 상태로 비춰졌다. 하지만 최순석은 오로지 김길도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에게 접근할 방법을 찾는 중이다.
앞으로 최순석이 김길도에게 언제쯤 자신의 존재를 밝히게 될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그에게 복수할지를 꾸준히 지켜볼 일만 남았다. 이 둘 외에도 보육원 동기인 채여경(정유미)와 박태하(이상엽), 고길용(김재영)이 어떤 고리로 엮이게 될지도 주목된다. 아직은 존재가 수상쩍은 김다해(공승연)와 박태하는 우연한 계기에 알게 됐으니 이 무거운 복수극에서 화사한 사랑의 꽃이 어떻게 피어나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수다 포인트
– 두 얼굴의 사나이이자 최고의 악랄한 캐릭터가 등장했다. 그 이름 조재현.
– 활활 타오르는 불과 오버랩 되는 조재현의 섬뜩한 웃음.
– 어두운 드라마의 유일한 안구정화 포인트. 천정명, 이상엽, 그리고 김재영.
– 궁락원의 궁중 꿩 메밀국수 한 젓가락 하고 싶네예.
최재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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