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송중기 : 드라마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기자분들을 세 번이나 뵌 건 처음인 것 같다. 드라마가 많은 사랑 받아서 이런 기회를 자주 가질 수 있었다. 배우로서는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사전제작을 했기 때문에 나 역시 방송을 볼 수 있었다. 반응도 시청자들과 함께 느낄 수 있었고.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배우 입장에선 참 감사한 일이었다.
10. 100% 사전제작 드라마였기 때문에 본방사수하는 느낌이 색달랐을 것 같다. 본인은 주로 드라마를 어디서 본방사수했나.
송중기 : 절친 이광수네 집에서 몇 번 봤고, 요즘엔 주로 광고 촬영장에서 봤다. 사전제작이다 보니 반응이 정말 궁금했다. 솔직한 반응을 보고 싶어서 일반인 친구들 집에서 많이 봤다. 중학교 때부터 봐왔던 오랜 친구들이라 시원시원하게 반응을 해주더라.(웃음)
10. 사전제작 덕분에 방영 중에도 다른 활동도 활발히 펼칠 수 있었다. 얼마 전에는 홍콩 프로모션 일환으로 홍콩의 팬들을 만나고 왔지 않는가.
송중기 : 홍콩 프로모션은 나에게 있어 뜻깊은 경험이었다. 그동안 기사로만 접했지 해외 반응을 몸으로 느낀 건 처음이었으니까. 우리 드라마를 해외 팬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계신다는 걸 느꼈다. 프로모션 행사가 끝나고 거리에서 잠깐 화보 촬영을 진행한 적 있었다. 현지인들이 많이 알아보시더라. 처음 느껴보는 것들이라 놀랍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
10. 한 행사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대통령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하다.
송중기 : 그땐 대통령을 만난다고 해서 나도 긴장을 많이 했었다. 군입대 전 어린이날 행사 때 한 번 뵌 적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말실수를 해버렸다. 대통령께서 “우리 만난 적 있잖아요. 군대 잘 다녀왔나요”라고 하셔서 등에 땀이 났다. 하하. 그날 ‘태양의 후예’ 얘기부터 앞으로도 겸손하라는 조언까지 어르신으로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10. 뉴스에 출연하고, 대통령과 함께 행사에 등장하는 등 송중기의 다양한 행보로 알 수 있듯이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나 배우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 사회적 파급력 등 여러 분야에서 조명받고 있다. 배우로서 기분이 어떤가.
송중기 : 여러 분야에 언급이 되고 있다는 걸 몸으로도 느끼지만 많은 기사를 통해 느낀다. 나는 그냥 배우로서 내 일을 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져야 할 짐이라면 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과 책임감일 것이다. 10. 절친 이광수가 카메오로 지원사격에 나섰기도 했다.
송중기 : 너무 고맙다. 직접 얘기한 적은 없지만 아마 광수는 복귀작에 부담 가지고 있을 나를 도와줘야겠다는 마음이었을 거다. 사실 광수가 카메오로 소비가 많이 되는 것 같아 미안한 점도 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10. 카메오부터 ‘태양의 후예’에는 많은 배우들이 등장했다. 배우들과 호흡은 어떠했나.
송중기 : 나는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정말 많이 도움받았다. 제일 먼저 강신일 선생님이 떠오르는데, 선생님과는 얼마 전 단체 회식 때 처음으로 번호를 교환했다. 그날 선생님께서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읽는 내가 뭉클해져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하겠지.(웃음) 진구 형에게도 고마운 점이 많다. 진구 형에게는 특유의 여유로움이 있다. 뭘 해도 다 받아주신다. 형을 보면서 나도 후배한테 저렇게 해야겠구나를 많이 느꼈다. 이 밖에도 많은 배우들이 있지만 말하면 끝도 없을 것 같다. 하하.
10. 호흡이 좋았던 덕분인지 주연배우 송혜교와는 스캔들이 나는 해프닝도 있었다.
송중기 : 하하. 송혜교 선배님은 나에겐 넘볼 수 없는 선배님이다. 배우로서 많은 후배들에게 존경받을 선배님이지. 나 역시도 함께 촬영하면서 송혜교 선배님의 모습에 연기자로서 많이 배웠다. 아직도 굉장히 노력하시는 선배님 모습들을 보며 ‘괜히 선배님이 아니구나’를 느꼈다. 송혜교 선배님은 상대 배우를 굉장히 배려해주시는 타입이다. 15회, 16회를 찍을 땐 내가 어깨 부상을 당해 촬영이 지연된 상태였는데 선배님이 먼저 스케줄을 조정해주시고 나를 위해 나서주시더라. 그땐 정말 감사했다.
10. ‘태양의 후예’를 통해서 ‘로코킹’의 자리를 넘보게 됐다. 송중기만의 멜로 연기 비결이 있는가.
송중기 : 비결이라고 까지 말하기 어렵다. 나는 연기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대본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대본에 나온 대로 하면 된다. 장면에 얽힌 앞뒤 사연과 ‘왜 이랬을까’ 등을 글쓴이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장면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편이다. 굳이 비결을 꼽자면 평소 모습을 투영하는 정도? 하하. 연기는 어느 정도의 내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10.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유시진과 송중기에 대해 일체감을 느낀다. 실제 송중기의 성격은 어떠한가.
송중기 :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강모연(송혜교)의 어머니와 만나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유시진이 “제가 보수적인 사람입니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하면서 굉장히 와 닿았다. 나 역시도 보수적인 편이다. 촌스러운 면도 있고 클래식한 면도 있다. 그런 성격 때문에 가끔 배우라는 직업이 나에게 맞는 직업인지 고민할 때도 많다.
10. 본인이 생각하기에 유시진은 남자들의 히어로인가, 적인가.
송중기 : 유시진을 보면서 결혼한 친구들이 뭐라고 한다. 하하. 히어로인지 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이니 적이라고 할 수도 없고 히어로라고 하기도 거창하다. 유시진은 그냥 멋진 친구인 것 같다.
10. 송중기의 실제 연애스타일은 유시진의 연애스타일과 다른가.
송중기 : 유시진이라는 인물한테 ‘이렇게 해야 내 여자가 좋아하는구나’를 많이 배웠다. 물론 작가님들이 만들어주신 캐릭터지만, 왜 여성분들이 유시진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만약 내가 유시진과 비슷했다면 여성분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겠지. 하하. 유시진 같은 완벽한 남자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10. ‘완벽한 남자’ 유시진의 대사 중 가장 기억나는 대사는 어떤 것인가.
송중기 : 얼마 전 광고촬영을 하다 대기실에서 1회부터 14회까지 연속방송을 하는 것을 봤다. 대사 하나하나가 새롭게 들리더라. 15회 엔딩에서 살아 돌아온 유시진이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드라마 초반에 나왔던 대사를 다시 활용한 거였다. 감정이 다르다 보니까 확실히 다르게 들렸다. 한 대사가 이렇게 새롭게 들릴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10. 강모연을 향해 거침없이 마음을 표현하는 유시진의 대사가 오글거린다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송중기 : 나에게 있어 오글거리는 대사는 전혀 없었다. 그냥 취향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대사를 하면서 오글거림을 느끼지 못했다. 오글거림을 느낄 수 있는 대사도 내가 가진 색깔로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내 성격이 원래 그렇다. 하나의 단점이 있으면 하나의 장점으로 보완해주고, 또 다른 단점은 또 다른 장점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의 예술인 셈이지. 그렇게 융화시켜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10. 유시진은 네티즌들이 ‘불사조’라고 부를 만큼 총격전, 테러, 납치 등의 위기를 겪고 생존해 돌아왔다.
송중기 : 불사조가 맞는 것 같다. 내가 봐도 참 많이 살아 돌아왔다.(웃음)나는 유시진이 살아 돌아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예전 제작발표회 때도 말했다시피 우리 드라마의 주 무기는 ‘멜로’다. 유시진이 살아 돌아오는 신들은 멜로 전개를 위한 작가님들의 장치인 것이다. 또 유시진이 삶과 죽음을 오가는 극적인 상황을 통해 멜로를 강화시킨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
10. 일각에서는 ‘드라마의 개연성은 송중기 얼굴이다’라는 등 ‘태양의 후예’의 개연성 부족, 축약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한 배우의 생각은 어떤가.
송중기 : 그런 의견들을 모두 다 듣고 있다. 안 그래도 조만간 김원석 작가님이랑 소주 한 잔을 하기로 했는데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웃음) 내 권한 밖의 일이라서 잘못 말했다간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하. 다만 어차피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의 생각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10. 연기하면서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이 있었나.
송중기 : 이해가 안 됐다기보다 걱정했던 장면이 있었다. 5회에서 와인키스신을 걱정했었다. 나로선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키스를 나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시진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감정이 붙을까 엄청 조마조마하면서 방송을 봤다. 방송을 보고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았다. 시청자분들이 의외로 빠른 전개를 좋아해 주시더라. 전혀 예상 못 한 반응이었다. 그제야 괜히 걱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고 갔어야 했는데’라는 미안함이 남았다.
10. 특전사 대위 역할이라 액션신도 많았다. 어렵지는 않았나.
송중기 : 본격적으로 이렇게까지 액션을 펼친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액션 연기가 참 쉽지 않더라. 더 공을 들이게 되고 끊임없이 연습했다. 이것 좀 알려달라고, 저것 좀 알려달라고 하면서 무술팀을 많이 괴롭혔다. 하하. 많이 배웠다. 다음에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더 잘하고 싶다.
10.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송중기 : 너무나 많다. 모든 연기자들이 그렇겠지만 나도 연기욕심이 많은 편이다. 굉장히 많이 서늘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에드워드 노트를 좋아해서 작품들을 많이 보는 편이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에드워드 노트처럼 서늘한 모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다. 사실 장르든 역할이든 가리지 않을 예정이다. KBS2 ‘성균관 스캔들’, SBS ‘뿌리깊은 나무’, 영화 ‘늑대소년’ 등이 내게 있어 많은 걸 일깨워준 작품이다. 특히 ‘뿌리깊은 나무’는 짧은 분량이었지만 역할이 좋아서 선택한 작품이었다. 비록 짧은 출연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반응해주셨고, 그런 반응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피드백이 다양하게, 많이 올수록 배울 게 많다. 다양한 도전을 해야 한다는 걸 그때 느꼈다. 나는 아직 젊은 배우이기에 더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차기작 영화 ‘군함도’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10. 특전사 대위 유시진에 이어 영화 ‘군함도’에서 또다시 군인 역할을 맡게 됐다.
송중기 : ‘태양의 후예’ 때도 그랬지만, 군인 역할을 또 다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태양의 후예’는 대본이 재밌어서 택했고 ‘군함도’ 역시 대본이 매력적인 작품이었기 때문에 택했다. 아직 준비 중이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지만, 유시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재밌을 것 같다. 약간의 설렘을 느끼고 있다.(웃음) 10. 송중기에겐 항상 ‘꽃미남 배우’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런 수식어에 대한 배우의 생각은 어떠한가.
송중기 : 절대 버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하. 개인적으로 배우한테 외모가 가져다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외모,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이미지가 굉장히 크다. 그래서 피부관리도 열심히 할 거고 노화현상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노력할 거다.(웃음) 물론 외모보다 속을 먼저 가꿔야겠지, 연기도 열심히 해야 하고. 만약 꽃미남 이미지가 역할에 도움되지 않을 때가 오면 과감히 버릴 예정이다. 지금은 이런 생각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또 바뀔지는 모르겠다.
10. 입대 전과 제대 후 연기가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군대가 연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인가.
송중기 : 군대 가는 날은 내 인생에 안 올 줄 알았는데 벌써 내가 군대를 다녀왔다. 하하. 군대에서 보냈던 시간이 많이 도움됐다. 군대에서 계속 되새긴 말이 있었다. ‘일반 사병들하고 부대끼면서 살아봐라. 앞으로 이런 기회가 별로 없을 거다. 배우를 떠나 송중기라는 사람으로서 얻는 게 많을 거다’라는 말이었다. 정말 못 느꼈던 것들을 느끼고 돌아왔다. 생각의 여유로움을 느꼈고 쓸데없이 투덜거리지 말아야겠다는 걸 느꼈다. 그때의 경험이 인간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난 군대를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10. 군입대 전과 후가 달라졌듯 ‘태양의 후예’ 작품을 하기 전과 후의 상황도 많이 변했다.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은 좋은 일이나 배우로서는 초심을 지키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송중기의 초심은 어떠한가,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송중기 : 요즘 내 머릿속에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다. 결론은 사실 잘 모르겠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초심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그릇은 커지는데 초심이 그대로라면 빈 공간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건 초심의 의미가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외부적인 내 모습이 많이 변했다는 건 알고 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하지만, 회사 매출도 달라졌고 주변 반응도 많이 달라졌다. 한류스타라고 불러주시는 데 아직 공감하기는 어렵다. 나는 드라마로 잠깐 회자되는 것뿐이지 해외에서 꾸준히 활동하셨던 분들이야말로 한류스타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도 있잖아. 하하. 어쨌든 나는 변화된 생활 속에서 초심의 의미를 지키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10. ‘그릇이 커졌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송중기 : ‘그릇이 커졌다’다는 말이 어떻게 보면 건방질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할 것들이 생긴다는 의미다. 신인 때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많은 게 포함돼 있다. 내가 열심히 해야 내 매니저, 회사가 먹고 살잖아. 열심히 해야 나를 응원해주시는 해외 팬들도 생기고. 나를 바라봐 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실망 시키지 않으려면 좋은 작품을 연기해야겠지. 그런 점에서 그릇이 커졌다고 말할 수 있을 거고. 차태현 형이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본받으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내가 하는 행동들은 형한테 배운 게 많다.
10. 신인 시절의 목표는 이뤘나.
송중기 : 그때도 빨리 주연을 꿰차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컸다. 급히 올라가서 부족한 모습을 보일 바에야, 천천히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목표를 이루는 것 같다. 비록 지금도 아직 과정에 서 있지만. 평생 목표겠지.(웃음)
10. ‘태양의 후예’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나.
송중기 :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제작사 대표님, 매니저 형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 “세월이 흘러도 회자되는 드라마를 만들어보자.” 왜, 어렸을 때 봤던 드라마 중에 지금까지 언급되는 드라마가 있잖아. 그런 드라마를 만들어보자고 따로 또 같이 말씀하시더라. 드라마를 끝내고 보니 부족한 점도 많고 아쉬운 점도 많지만 ‘많이 회자 된 드라마’가 됐다는 점에는 영광이다.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과연 완벽한 남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완벽한 남자’라는 말에 많은 여성들은 지난 14일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 속 유시진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유시진을 연기한 배우 송중기 역시 유시진을 “완벽한 남자”라고 표현할 정도였으니. 유시진은 그만큼 부족한 점 없는 모두가 꿈꾸는 완성형의 남자였다. 송중기는 이런 완벽한 캐릭터를 자신의 색깔로 담담하게 표현해냈다. “오글거린다면 내 색깔로 융화시키면 된다”는 말처럼 유시진은 송중기와 만나 그야말로 완벽하게 ‘완성’됐다. 직접 만난 배우 송중기 역시 ‘완벽’을 꿈꿨다. 그러나 그는 달랐다. ‘완벽한 남자’ 유시진을 꿈꾸기보다 완벽한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천천히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의 말처럼 송중기는 천천히 ‘배우’라는 틀을 완성해나가고 있었다.10. 많은 사랑을 받은 ‘태양의 후예’가 끝났다. 소감이 어떤가.
송중기 : 드라마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기자분들을 세 번이나 뵌 건 처음인 것 같다. 드라마가 많은 사랑 받아서 이런 기회를 자주 가질 수 있었다. 배우로서는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사전제작을 했기 때문에 나 역시 방송을 볼 수 있었다. 반응도 시청자들과 함께 느낄 수 있었고.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배우 입장에선 참 감사한 일이었다.
10. 100% 사전제작 드라마였기 때문에 본방사수하는 느낌이 색달랐을 것 같다. 본인은 주로 드라마를 어디서 본방사수했나.
송중기 : 절친 이광수네 집에서 몇 번 봤고, 요즘엔 주로 광고 촬영장에서 봤다. 사전제작이다 보니 반응이 정말 궁금했다. 솔직한 반응을 보고 싶어서 일반인 친구들 집에서 많이 봤다. 중학교 때부터 봐왔던 오랜 친구들이라 시원시원하게 반응을 해주더라.(웃음)
10. 사전제작 덕분에 방영 중에도 다른 활동도 활발히 펼칠 수 있었다. 얼마 전에는 홍콩 프로모션 일환으로 홍콩의 팬들을 만나고 왔지 않는가.
송중기 : 홍콩 프로모션은 나에게 있어 뜻깊은 경험이었다. 그동안 기사로만 접했지 해외 반응을 몸으로 느낀 건 처음이었으니까. 우리 드라마를 해외 팬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계신다는 걸 느꼈다. 프로모션 행사가 끝나고 거리에서 잠깐 화보 촬영을 진행한 적 있었다. 현지인들이 많이 알아보시더라. 처음 느껴보는 것들이라 놀랍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
10. 한 행사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대통령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하다.
송중기 : 그땐 대통령을 만난다고 해서 나도 긴장을 많이 했었다. 군입대 전 어린이날 행사 때 한 번 뵌 적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말실수를 해버렸다. 대통령께서 “우리 만난 적 있잖아요. 군대 잘 다녀왔나요”라고 하셔서 등에 땀이 났다. 하하. 그날 ‘태양의 후예’ 얘기부터 앞으로도 겸손하라는 조언까지 어르신으로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10. 뉴스에 출연하고, 대통령과 함께 행사에 등장하는 등 송중기의 다양한 행보로 알 수 있듯이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나 배우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 사회적 파급력 등 여러 분야에서 조명받고 있다. 배우로서 기분이 어떤가.
송중기 : 여러 분야에 언급이 되고 있다는 걸 몸으로도 느끼지만 많은 기사를 통해 느낀다. 나는 그냥 배우로서 내 일을 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져야 할 짐이라면 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과 책임감일 것이다. 10. 절친 이광수가 카메오로 지원사격에 나섰기도 했다.
송중기 : 너무 고맙다. 직접 얘기한 적은 없지만 아마 광수는 복귀작에 부담 가지고 있을 나를 도와줘야겠다는 마음이었을 거다. 사실 광수가 카메오로 소비가 많이 되는 것 같아 미안한 점도 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10. 카메오부터 ‘태양의 후예’에는 많은 배우들이 등장했다. 배우들과 호흡은 어떠했나.
송중기 : 나는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정말 많이 도움받았다. 제일 먼저 강신일 선생님이 떠오르는데, 선생님과는 얼마 전 단체 회식 때 처음으로 번호를 교환했다. 그날 선생님께서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읽는 내가 뭉클해져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하겠지.(웃음) 진구 형에게도 고마운 점이 많다. 진구 형에게는 특유의 여유로움이 있다. 뭘 해도 다 받아주신다. 형을 보면서 나도 후배한테 저렇게 해야겠구나를 많이 느꼈다. 이 밖에도 많은 배우들이 있지만 말하면 끝도 없을 것 같다. 하하.
10. 호흡이 좋았던 덕분인지 주연배우 송혜교와는 스캔들이 나는 해프닝도 있었다.
송중기 : 하하. 송혜교 선배님은 나에겐 넘볼 수 없는 선배님이다. 배우로서 많은 후배들에게 존경받을 선배님이지. 나 역시도 함께 촬영하면서 송혜교 선배님의 모습에 연기자로서 많이 배웠다. 아직도 굉장히 노력하시는 선배님 모습들을 보며 ‘괜히 선배님이 아니구나’를 느꼈다. 송혜교 선배님은 상대 배우를 굉장히 배려해주시는 타입이다. 15회, 16회를 찍을 땐 내가 어깨 부상을 당해 촬영이 지연된 상태였는데 선배님이 먼저 스케줄을 조정해주시고 나를 위해 나서주시더라. 그땐 정말 감사했다.
10. ‘태양의 후예’를 통해서 ‘로코킹’의 자리를 넘보게 됐다. 송중기만의 멜로 연기 비결이 있는가.
송중기 : 비결이라고 까지 말하기 어렵다. 나는 연기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대본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대본에 나온 대로 하면 된다. 장면에 얽힌 앞뒤 사연과 ‘왜 이랬을까’ 등을 글쓴이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장면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편이다. 굳이 비결을 꼽자면 평소 모습을 투영하는 정도? 하하. 연기는 어느 정도의 내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10.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유시진과 송중기에 대해 일체감을 느낀다. 실제 송중기의 성격은 어떠한가.
송중기 :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강모연(송혜교)의 어머니와 만나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유시진이 “제가 보수적인 사람입니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하면서 굉장히 와 닿았다. 나 역시도 보수적인 편이다. 촌스러운 면도 있고 클래식한 면도 있다. 그런 성격 때문에 가끔 배우라는 직업이 나에게 맞는 직업인지 고민할 때도 많다.
10. 본인이 생각하기에 유시진은 남자들의 히어로인가, 적인가.
송중기 : 유시진을 보면서 결혼한 친구들이 뭐라고 한다. 하하. 히어로인지 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이니 적이라고 할 수도 없고 히어로라고 하기도 거창하다. 유시진은 그냥 멋진 친구인 것 같다.
10. 송중기의 실제 연애스타일은 유시진의 연애스타일과 다른가.
송중기 : 유시진이라는 인물한테 ‘이렇게 해야 내 여자가 좋아하는구나’를 많이 배웠다. 물론 작가님들이 만들어주신 캐릭터지만, 왜 여성분들이 유시진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만약 내가 유시진과 비슷했다면 여성분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겠지. 하하. 유시진 같은 완벽한 남자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10. ‘완벽한 남자’ 유시진의 대사 중 가장 기억나는 대사는 어떤 것인가.
송중기 : 얼마 전 광고촬영을 하다 대기실에서 1회부터 14회까지 연속방송을 하는 것을 봤다. 대사 하나하나가 새롭게 들리더라. 15회 엔딩에서 살아 돌아온 유시진이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드라마 초반에 나왔던 대사를 다시 활용한 거였다. 감정이 다르다 보니까 확실히 다르게 들렸다. 한 대사가 이렇게 새롭게 들릴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10. 강모연을 향해 거침없이 마음을 표현하는 유시진의 대사가 오글거린다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송중기 : 나에게 있어 오글거리는 대사는 전혀 없었다. 그냥 취향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대사를 하면서 오글거림을 느끼지 못했다. 오글거림을 느낄 수 있는 대사도 내가 가진 색깔로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내 성격이 원래 그렇다. 하나의 단점이 있으면 하나의 장점으로 보완해주고, 또 다른 단점은 또 다른 장점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의 예술인 셈이지. 그렇게 융화시켜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10. 유시진은 네티즌들이 ‘불사조’라고 부를 만큼 총격전, 테러, 납치 등의 위기를 겪고 생존해 돌아왔다.
송중기 : 불사조가 맞는 것 같다. 내가 봐도 참 많이 살아 돌아왔다.(웃음)나는 유시진이 살아 돌아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예전 제작발표회 때도 말했다시피 우리 드라마의 주 무기는 ‘멜로’다. 유시진이 살아 돌아오는 신들은 멜로 전개를 위한 작가님들의 장치인 것이다. 또 유시진이 삶과 죽음을 오가는 극적인 상황을 통해 멜로를 강화시킨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
10. 일각에서는 ‘드라마의 개연성은 송중기 얼굴이다’라는 등 ‘태양의 후예’의 개연성 부족, 축약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한 배우의 생각은 어떤가.
송중기 : 그런 의견들을 모두 다 듣고 있다. 안 그래도 조만간 김원석 작가님이랑 소주 한 잔을 하기로 했는데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웃음) 내 권한 밖의 일이라서 잘못 말했다간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하. 다만 어차피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의 생각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10. 연기하면서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이 있었나.
송중기 : 이해가 안 됐다기보다 걱정했던 장면이 있었다. 5회에서 와인키스신을 걱정했었다. 나로선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키스를 나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시진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감정이 붙을까 엄청 조마조마하면서 방송을 봤다. 방송을 보고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았다. 시청자분들이 의외로 빠른 전개를 좋아해 주시더라. 전혀 예상 못 한 반응이었다. 그제야 괜히 걱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고 갔어야 했는데’라는 미안함이 남았다.
10. 특전사 대위 역할이라 액션신도 많았다. 어렵지는 않았나.
송중기 : 본격적으로 이렇게까지 액션을 펼친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액션 연기가 참 쉽지 않더라. 더 공을 들이게 되고 끊임없이 연습했다. 이것 좀 알려달라고, 저것 좀 알려달라고 하면서 무술팀을 많이 괴롭혔다. 하하. 많이 배웠다. 다음에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더 잘하고 싶다.
10.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송중기 : 너무나 많다. 모든 연기자들이 그렇겠지만 나도 연기욕심이 많은 편이다. 굉장히 많이 서늘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에드워드 노트를 좋아해서 작품들을 많이 보는 편이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에드워드 노트처럼 서늘한 모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다. 사실 장르든 역할이든 가리지 않을 예정이다. KBS2 ‘성균관 스캔들’, SBS ‘뿌리깊은 나무’, 영화 ‘늑대소년’ 등이 내게 있어 많은 걸 일깨워준 작품이다. 특히 ‘뿌리깊은 나무’는 짧은 분량이었지만 역할이 좋아서 선택한 작품이었다. 비록 짧은 출연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반응해주셨고, 그런 반응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피드백이 다양하게, 많이 올수록 배울 게 많다. 다양한 도전을 해야 한다는 걸 그때 느꼈다. 나는 아직 젊은 배우이기에 더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차기작 영화 ‘군함도’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10. 특전사 대위 유시진에 이어 영화 ‘군함도’에서 또다시 군인 역할을 맡게 됐다.
송중기 : ‘태양의 후예’ 때도 그랬지만, 군인 역할을 또 다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태양의 후예’는 대본이 재밌어서 택했고 ‘군함도’ 역시 대본이 매력적인 작품이었기 때문에 택했다. 아직 준비 중이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지만, 유시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재밌을 것 같다. 약간의 설렘을 느끼고 있다.(웃음) 10. 송중기에겐 항상 ‘꽃미남 배우’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런 수식어에 대한 배우의 생각은 어떠한가.
송중기 : 절대 버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하. 개인적으로 배우한테 외모가 가져다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외모,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이미지가 굉장히 크다. 그래서 피부관리도 열심히 할 거고 노화현상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노력할 거다.(웃음) 물론 외모보다 속을 먼저 가꿔야겠지, 연기도 열심히 해야 하고. 만약 꽃미남 이미지가 역할에 도움되지 않을 때가 오면 과감히 버릴 예정이다. 지금은 이런 생각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또 바뀔지는 모르겠다.
10. 입대 전과 제대 후 연기가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군대가 연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인가.
송중기 : 군대 가는 날은 내 인생에 안 올 줄 알았는데 벌써 내가 군대를 다녀왔다. 하하. 군대에서 보냈던 시간이 많이 도움됐다. 군대에서 계속 되새긴 말이 있었다. ‘일반 사병들하고 부대끼면서 살아봐라. 앞으로 이런 기회가 별로 없을 거다. 배우를 떠나 송중기라는 사람으로서 얻는 게 많을 거다’라는 말이었다. 정말 못 느꼈던 것들을 느끼고 돌아왔다. 생각의 여유로움을 느꼈고 쓸데없이 투덜거리지 말아야겠다는 걸 느꼈다. 그때의 경험이 인간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난 군대를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10. 군입대 전과 후가 달라졌듯 ‘태양의 후예’ 작품을 하기 전과 후의 상황도 많이 변했다.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은 좋은 일이나 배우로서는 초심을 지키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송중기의 초심은 어떠한가,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송중기 : 요즘 내 머릿속에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다. 결론은 사실 잘 모르겠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초심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그릇은 커지는데 초심이 그대로라면 빈 공간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건 초심의 의미가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외부적인 내 모습이 많이 변했다는 건 알고 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하지만, 회사 매출도 달라졌고 주변 반응도 많이 달라졌다. 한류스타라고 불러주시는 데 아직 공감하기는 어렵다. 나는 드라마로 잠깐 회자되는 것뿐이지 해외에서 꾸준히 활동하셨던 분들이야말로 한류스타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도 있잖아. 하하. 어쨌든 나는 변화된 생활 속에서 초심의 의미를 지키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10. ‘그릇이 커졌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송중기 : ‘그릇이 커졌다’다는 말이 어떻게 보면 건방질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할 것들이 생긴다는 의미다. 신인 때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많은 게 포함돼 있다. 내가 열심히 해야 내 매니저, 회사가 먹고 살잖아. 열심히 해야 나를 응원해주시는 해외 팬들도 생기고. 나를 바라봐 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실망 시키지 않으려면 좋은 작품을 연기해야겠지. 그런 점에서 그릇이 커졌다고 말할 수 있을 거고. 차태현 형이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본받으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내가 하는 행동들은 형한테 배운 게 많다.
10. 신인 시절의 목표는 이뤘나.
송중기 : 그때도 빨리 주연을 꿰차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컸다. 급히 올라가서 부족한 모습을 보일 바에야, 천천히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목표를 이루는 것 같다. 비록 지금도 아직 과정에 서 있지만. 평생 목표겠지.(웃음)
10. ‘태양의 후예’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나.
송중기 :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제작사 대표님, 매니저 형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 “세월이 흘러도 회자되는 드라마를 만들어보자.” 왜, 어렸을 때 봤던 드라마 중에 지금까지 언급되는 드라마가 있잖아. 그런 드라마를 만들어보자고 따로 또 같이 말씀하시더라. 드라마를 끝내고 보니 부족한 점도 많고 아쉬운 점도 많지만 ‘많이 회자 된 드라마’가 됐다는 점에는 영광이다.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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