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베이징(중국)정시우 기자] 배트맨과 슈퍼맨 중 누가 이길까. 오랜 시간, 배트맨 팬들과 슈퍼맨 팬들을 대립하게 한 질문.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통해 곧 풀릴 예정이다.Q. 한국기자단에게 인사 부탁한다.
11일 베이징 파크하얏트 호텔에서는 잭 스나이더 감독과 배우 벤 애플렉, 헨리 카빌이 참여한 가운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아시아 기자간담회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한국,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홍킁 등 아시아 7개국 기자 300여명이 참여, 영화에 대한 큰 관심을 입증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역사상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로 ‘맨 오브 스틸’ ‘300’의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DC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이 총출동하는 ‘저스티스 리그’의 프리퀄로 알려져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슈퍼맨’ 헨리 카빌과 ‘배트맨’ 벤 애플렉을 비롯해 에이미 아담스, 제시 아이젠버그, 제레미 아이언스, 갤 가돗, 홀리 헌터 로렌스 피시번 등 쟁쟁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영화에 담긴 힌트를 엿볼 수 있는 기자간담회의 말, 말, 말을 전한다.
잭 스나이더: 이렇게 만나서 반갑다. 우리가 여러분들이 원하는 위트 있는 대답을 할 수 있길 바란다.
벤 애플렉: 다음에는 한국에서 만나고 싶다.
헨리 카빌: 이렇게 중국까지 와 줘서 고맙다.
Q. 과거,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배트맨 역을 ‘미국의 햄릿’이라 표현한 바 있다. 어떤 의미에서 한 말인가.
벤 애플렉: 햄릿 만큼 배트맨도 오래도록 지속 돼 온 인물이다. 슈퍼히어로를 셰익스피어 인물과 비교하는 게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말했다. 배트맨 하면 떠오르는 어두운 이미지가 그와 비슷하기도 하다. 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배우로서 기존 배트맨 이미지 때문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더 결정을 잘 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Q. 마블과 DC가 어떻게 다르다고 보나.
잭 스나이더: 코믹북 장르 안에서 마블과 DC가 연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속해있는 세계관과 캐릭터와 방향성이 다 다르다. 마블을 의식하며 영화를 만들진 않았다. 코믹북의 스토리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을 뿐이다. 이번 작품에서 DC코믹스 유니버스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소개하고 싶었다. DC코믹스 유니버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Q. 과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슈퍼히어로 무비는 서부극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헨리 카빌: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서부극 캐릭터들은 현실적이지 않은 면이 많았다. 반면 히어로들은 그 자체로 신화물이라고 볼 수 있고, 신화물은 역사가 존재한 후 가장 오래도록 이어져 온 장르의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히어로들의 능력을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이 더 발전하면 히어로물이 오히려 더 확산되지 않을까 싶다.
Q. 영화 시나리오에 참여했다는 소문이 있다.
벤 애플렉: 오, 참여하지 않았다. ‘배트맨 대 슈퍼맨’ 각본을 쓴 각본가가 내 영화 ‘아르고’의 각본을 썼다. 그게 잘못 와전된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야 현장에서 내가 애드리브를 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이런 블록버스터 영화는 사전에 모든 것이 계획이 된다. 촬영 시작되기 전에 영화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스토리 보드마다 감독님이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계획 된 이후에 촬영에 들어가기 때문에, 각본에 충실해서 연기를 한다. Q. ‘다크나이트’의 배트맨, 크리스찬 베일과의 차별점은?
벤 애플렉: 크리스찬 베일과 친한 사이다. 굉장히 소탈한데, 내가 존경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전 배트맨을 연기한 배우로서 내게 지원을 아끼지 않아줘서 고맙다. ‘다크나이트’와의 차이라면 배트맨이 나이가 조금 더 들었고, 조금 더 은둔 생활을 한다는 점이다. 리즈시절이 지난 배트맨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런 부분에 흥미를 느껴서 이번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또한 이전 배트맨보다 더 노련하고 증오심도 많은 배트맨이다. 전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잭 스나이더: 벤이 이야기 한 것처럼 조금 더 지쳐있는 인물인 배트맨을 그렸다. 배트맨이 과거에 한 일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나’ ‘세상을 바꾸는데 기여는 했는가’에 대한 생각을 했다. 동시에 그가 세상에 남길 유산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했다. 크리스토퍼 놀란과도 친분이 있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이 영화가 기존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다른 건, 일단 슈퍼맨이 등장한다는 것일 거다. 덕분에 조금 더 많은 것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지 않았나 싶다.
Q. 어떻게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영화화할 생각을 했나.
잭 스나이더: ‘맨 오브 스틸’ 촬영이 끝나고 크리스토퍼 놀란과 어떻게 하면 이 세계를 조금 더 확장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했다. 다음엔 배트맨이 누구와 싸워야 더 흥미로울까라는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배트맨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는 찾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Q. 슈퍼히어로 연기를 하면서 생활에 변화가 생겼나.
헨리 카빌: 크게 영향 받지 않았다. 초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일상을 살면, 문제가 많이 생길 거다.(웃음)
벤 애플렉: 배트맨보다 브루스 웨인이라는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에 더 집중해서 연기했다. 배트맨은 많은 히어로 중에서도 인간적인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팬들에게 큰 공감을 받지 않나 싶다. Q. 정의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잭 스나이더: 정의는 우리 영화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테마다. 영화는 누구의 정의가 과연 옳은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배트맨과 슈퍼맨이 지닌 정의에 대한 생각이 다른데 누가 더 옳은가는 관객 분들이 직접 보고 토론해 보면 좋을 것 같다.
Q. 원더우먼이 75년 만에 실사영화로 등장하다. 갤 가돗이 연기한 원더우먼은 어땠나.
잭 스나이더: 원더우먼의 분량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헨리 카빌: 갤 가돗이 원더우먼을 정말 훌륭하게 연기했다. 앞으로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원더우먼 그 자체였다. 원더우먼을 기대해도 좋다.
벤 애플렉: 원더우먼이 우리 영화의 핵심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Q. 그나저나 제목이 왜 ‘슈퍼맨 대 배트맨’이 아니고 ‘배트맨 대 슈퍼맨’인가.
밴 애플렉: 알파벳 순서다.(일동웃음)
Q. ‘저스티스 리그’의 프리퀄로 알려져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잭 스나이더: 부제가 ‘저스티스의 시작’이다. 앞으로 DC캐릭터들을 내세운 여러 영화들이 나올 것이고,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서 DC유니버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려고 했다. 아시다시피 이번 영화에는 원더우먼도 나오고 아쿠아맨도 나오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DC 코믹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기대 바란다.
베이징(중국)=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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