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할 수 없는 수상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최악의 영화상을 의미하는 골든 라즈베리상 시상식에서 최다 5관왕에 오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27일(현지시각) 미국 LA 팰리스 시어터에서 열린 제36회 골든 라즈베리상 시상식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최악의 작품상, 최악의 남우주연상(제이미 도넌), 최악의 여우주연상(다코타 존슨), 최악의 스크린 콤보(제이미 도넌, 다코타 존슨), 최악의 각본상을 수상했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섹스광인 젊은 억만장자 크리스천 그레이(제이미 도넌)을 우연히 인터뷰하게 된 여대생 아나스탸샤 스틸(다코타 존슨)의 사랑과 격정적인 섹스 행각을 담았다. 원작 소설은 2012년 같은 제목으로 출간돼 관능과 변태의 경계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성애 묘사로 ‘엄마들의 포르노’로 불린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이어 국내에서도 흥행에 실패한 히어로 영화 ‘판타스틱4’가 공동 최악의 작품상을 비롯, 최악의 리메이크-후속편 상, 최악의 감독상(조쉬 트랭크), 잘못된 만화원작상(Comic-book misfire) 등 4개 부분을 수상하며 뒤를 이었다.
흥미롭게도 올해 ‘대니쉬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에디 레드메인이 ‘주피터 어센딩’으로 최악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최악의 여우조연상은 ‘앨빈과 슈퍼밴드:악동 어드벤처’의 카일리 쿠오코가 받았다.
한편 기존 래즈베리 수상자들 가운데 이후 수작을 내놓은 이들을 선정하는 ‘래즈베리 구원자상’(The Razzie Redeemer Award)은 실베스터 스탤론에게 돌아갔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래즈베리상에 즐겨 언급되는 이름이었지만 2015년 ‘크리드’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재조명받았다.
레지상으로도 불리는 이 상은 1980년 처음 만들어졌으며, 미국 등 20개국의 943명이 투표해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에 수상자를 발표한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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