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학교
배우학교
tvN ‘배우 학교 2016년 2월 4일 목요일 오후 11시


다섯줄요약
이원종, 장수원,유병재, 남태현,이진호, 박두식,심희섭이 스승 박신양을 만났다. 올해로 배우 데뷔 27년 차이자 연기 완생 박신양에게 연기 미생인 일곱 남자가 찾아온 것이다. 연기에 상처받고 연기에 지친 연기 미생들이 배우학교의 첫걸음을 위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리뷰
‘배우 학교’가 드디어 첫 시작을 알렸다. tvN에서 이 프로그램을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해 준비했는지 첫 화면부터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진짜 학교, 엄밀히 말하면 충남의 한 폐교에서 숙식까지 함께하며 연기를 배우기로 했다. 정말 연기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작업 환경은 그만큼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프로그램인 만큼 그들이 보여줄 색다른 재미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엔 충분해 보인다. 학교의 중심 박신양은 물론이고 학생들로 등장한 7인 출연자들의 면면만 살펴보아도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것이 왜 예능인지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진행 될수록 이것이 실제로 예능인지 다큐멘터리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그만큼 박신양의 진지함이, 출연자들의 웃음기 뺀 배움의 의지가 진짜 학교 같은 엄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배우학교의 창립이념과 같은 장수원의 등장은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쐐기를 박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럼에도 그들의 눈빛에는 진지함이 묻어났고 몇몇은 눈물을 쏟아냈으며, 26년차 연기파 배우 이원종까지 이 자리에 불러 모았다. 그만큼 예사롭지 않은 시도임은 분명해 보인다.

학생들의 발연기 흑역사들을 준비해준 제작진들의 노력이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존재의 이유를 말해주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생긴 ‘발연기’라는 대명사는 연기자들에게 하나의 족쇄 같은 단어가 됐다. 이 발연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연기자들의 고군분투, 남모를 스트레스를 예능에서 풀어낼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야말로 tvN이 지금껏 시도 해온 참신함과 가장 잘 부합한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박신양은 웃음기 뺀 진지한 모습으로 카리스마를 펼쳐보였다. 역시 그가 복귀작으로 왜 이 예능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기라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시작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그 진지한 태도는 남다를 것이다. 또 그 진지함에서 오는 긴장감과 재미가 출연자들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도 제공했다. “나는 연기를 왜 배우려고 하는지”,“연기란 무엇이고 연기자란 무엇인지”또“나는 누구인가”라는 박신양의 첫 번째 미션이자 질문은 마치 시청자들을 향한 인생 질문들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연기라는 이름은 시청자들을 다시 한 번 가슴 뛰게 해 줄 확실한 자극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다 포인트
- 미생물 속 김대리와 장그래의 만남, 빵 터지는 조합
– 이원종의 등장은 매너리즘같은 뻘쭘함, 똥배우가 되었다는 겸손함
– 박신양에게 배우란? 자신의 생각을 먼저 이해하는 것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tvN ‘배우학교’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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