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 패밀리
달콤살벌 패밀리
MBC ‘달콤살벌 패밀리’ 16회 2016년 1월 14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태수(정준호)는 은옥(문정희)의 허락으로 만복상가 상인들을 본격적으로 돕기에 나선다. 성민(이민혁)의 도움으로 인권변호사 김민호까지 합류하게 된다. 백회장(김응수)과 기범(정웅인)은 재개발을 자기들 뜻대로 진행시키기 위해 온갖 비리를 동원하지만, 만복상가는 상인들의 단결로 원점으로 돌아간다. 오여사는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백회장이 기억상실을 ‘연기’했음을 알게 되고, 3년 전 들어왔을 때와 똑같이 가방 하나만 들고 나간다. 5년 후, 현지와 성민은 부모들 앞에서 결혼의사를 선언한다.

리뷰
극의 전개가 마지막회 마지막 장면까지 정말 예측불허였다. 16회를 어떻게 시작해 어떻게 마무리할지도 전혀 짐작되지 않았다. 만복상가 재개발이라는 새로이 등장한 사건으로 한 주가 채워지면서, 새로 등장한 관계와 사람들까지 섞이며 갈등 양상은 새로운 전개로 튀었다. 종영과 함께 그동안의 사연과 궁금증들이 속 시원히 풀릴 거라는 기대감도 무산됐다.

이날 방송분의 중반이 넘어가도록 극은 새로운 줄거리를 전개시키는 데 여념이 없었다. 여기서부터 얼마든지 극이 뻗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에서, 어쩌면 극 초반부 같은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문제는 이 ‘새로운’ 이야기가 그간의 흐름이나 그간의 주요 인물들이 완전히 배제된, 돌출적인 갈등이었다는 데 있다. 사건 양상도 해결책도 그간의 드라마와 분위기와 전혀 딴판이었다. 태수와 백회장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구경꾼이 될 수 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이는 또한 시청자마저 지나가는 구경꾼으로 만들어 버렸다.

백만보 회장은, 초기의 카리스마를 완벽하게 회복해 구원투수 역할을 자임했다. 이날 벌어진 모든 사건에 대한 아이디어와 결정권은 백회장에게 있었다. 오여사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과 배려, ‘보스’답게 보내주는 방식까지도 그의 전권 하에 놓여 있었다. 일처리에 있어서도 ‘베테랑’이었다. 폭력과 비리로 얼룩진 만복상가 문제도, 과거사를 꺼내며 그만의 방식으로 처리하려 한다. “사실 만복상가는 저의 첫사랑 같은 곳이유. 지금은 없어졌는데… 쪼그마한 만두 가게가 있었쥬. 거기 단골이었슈.”

태수는 “충심 밥만 20년 먹은 사람이라 다 꿰고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이날 벌어진 사건에서 거의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윤태수 씨와 김민호 변호사는 빠져달라’는 상인들의 원성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잘하시는 거여, 내가 무능한 거여?” 라고 항변하던 기범도 소리 지르는 것 외엔 할 일이 거의 없었다.

만복상가 재개발 건은 원점으로 돌아갔다지만, 그것이 태수나 태수네집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태수의 ‘자주독립’은 이것으로 충분히 마무리 된 것일까? 충심이 그간 벌인 수많은 사건들과, 지난 16회 동안 들락날락한 수많은 사람들은 이제 어디서 어떻게 된 것인지 종적도 없어졌다. 후일담조차 모른다. 새벽길을 떠난 오여사와 노숙자처럼 터미널을 지키던 봉감독이 재회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그러다 ‘5년 후’ 성민과 현지는 부모들을 불러내, 유학과 결혼 계획을 일방적으로 선언한다. ‘두사부일체’로 시작해 ‘위험한 상견례’로 끝내는 것으로 이 패밀리의 ‘달콤살벌’은 그렇게 마무리된 것인가.

수다 포인트
-오여사는 끝내 ‘영화배우’처럼 떠나가셨군요.
-백전노장 백만보 회장이 다시 실권 회복. “내가 마무리해.”
-윤태수 씨도, 상가번영회장님도, 결국은 ‘내부자들’?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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