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_마이_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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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오 마이 비너스’ 10회 2015년 12월 15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김영호(소지섭)는 김지웅(헨리), 장준성(성훈), 주은 친구 이현우(조은지)가 있는 자리에서 연애 사실을 고백한다. 이어 민실장(최진호)에게도 강주은(신민아)을 여자친구로 소개한다. 주은이 이사 나가기 전날, 둘은 긴 협상 끝에 한 침대에 거꾸로 누워 밤새 수다로 ‘편하고 야한 밤’을 보낸다. 영호가 의료법인 가홍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기까지는 걸림돌이 많다. ‘사생활 문란한 존킴이 새 이사장’이라는 가십이 터진 것도 시작에 불과한 것일까.
리뷰
소지섭은 섹시하다. 그런데 극중 김영호는 갈수록 섹시하지 않다. 드라마가 영호의 “섹시 쳐발쳐발”을 강조할수록 점점 그렇게 되고 있다. 주은과 영호의 ‘밀착 스킨십’은 매회 상황과 이유를 바꿔가며 등장한다. 정말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는 따라 할 수 없을 것들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대단히 아슬아슬하고 저러다 무슨 일(?) 나지 않을 수 없을 수위를 마구 넘나든다.

그럼에도 ‘짜릿할 것’ 같은 이 상황들은, 실제 두 사람의 느낌이 아닌 보여주기 식 스킨십들이다. 정말 저렇게 나온다면, 그게 만일 존킴 김영호가 아니라면, 저 남자는 저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사이라야 맞다. 실제로 둘은 서로에게 나무토막 같은 느낌이어야 한다. 다음 상황이 되면 멀쩡하게 각성되고 말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소꿉장난 같은 연애임을 상정해 놓고, 한 이불 속이나 한 침대 상황을 자꾸 만든다. 이럴수록 자칫 모든 ‘달달한’ 장면이 시청자에게는 그저 요란한 대사들과 쇼 같은 ‘신체 접촉 씬’처럼 보일 소지가 있다. 서로는 별 반응이 없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트레이너 존킴의 건강 상태가 심히 우려되기도 한다. 그의 ‘건강’과 ‘섹시’는 남들의 보는 눈과 남들의 기준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닐까. 남들이 ‘완치’라고 판정해 주었을 뿐, 통증이나 증상은 이전과 비슷한 게 그의 실제 상황이다. 그의 몸은 과연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몸인가. 이런데도 정말 건강한 것인가.

이날 방송의 ‘한 지붕 마지막 밤’ 세리모니는 특히 이런 느낌을 주었다. 주은은 이사 가기 전날 밤 “캠핑의 마지막을 깜빡했다”며 영호의 방을 찾아갔고 그는 “편하고 야한 밤?”이라 답했다. 주은은 “땡! 밤늦게까지 수다 떨기. 마지막이니까”라고 했고, 영호는 “끝까지 요망하네, 이 여자”라고 웃고, 둘은 옥신각신 끝에 한 침대에 각자 ‘거꾸로’ 누웠다. 이게 어떤 자세인지를 연상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시청자의 ‘동심’을 자극하는 것인가? 그래놓고 둘은, 서로의 발을 잡은 채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참으로 ‘요망’하고 허망할 뿐이다.

어쨌거나 주은은 이제 완전히 미모는 되찾았다. 이사하고 나서 이삿짐 정리하던 주은은 ‘한창 때’ 입었던 핏 좋은 검은 드레스를 찾아낸다. 거울 앞에서 입어보고 다시 날씬해진 모습에 기뻐하던 주은은 엄마한테 전화한다. 그러다 현우(조은지)의 전화를 받고 알게 된다. 최이사(김정태)의 폭로전이 드디어 성공했고, 김영호-존킴-이사장의 정체가 동일인임이 밝혀지면서 인터넷에 난리가 났다는 사실을 말이다. 영호는 이것으로 발목이 잡히는 것일까. 나는 또 어떻게 될까. 그녀는 그런 고민을 하는 대신, 그저 자신의 집 앞으로 ‘피신’ 온 영호를 끌어안아준다. 오늘밤만이라도 ‘당신의 지구 밖’에서 편히 쉬게 해주고 싶다. 지금 바라는 건 그뿐이다.

수다 포인트
-민실장님 이별 권유에 대한 코치님의 답. “그러기엔 너무 큰 여자예요.”
-“나예요, 강주은이랑 연애하는 남자.” 존킴 식 집들이는 이렇게.
-“닭 돼서 한번 쫓겨나 볼래…요?” 부대표님도 비너스 앞에선 닭 쫓던 개.
-대구에서 권옥분 여사가 전합니다. “내 새낀데. 그럼 본판이 어디 가나?”

김원 객원기자
사진. KBS2 ‘오 마이 비너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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