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스타워즈 메인
스타워즈 메인
1977년 당도한 ‘스타워즈’는 미국 극장가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보편적인 가족주의에 우정과 사랑과 첨단 테크놀로지를 기가 막히게 더한 영화에 관객들은 마음을 빼앗겼다. 이후 새로운 시리즈(80년, 83년)가 개봉할 때마다 미국 관객들은 이 영화를 일종의 신앙처럼 맞았고, 그렇게 ‘스타워즈’ 시리즈는 전설이 됐다.

문제는 1999년, 17년 만에 등장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이 오리지널 3부작의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는 점. 그리고 ‘스타워즈’ 시리즈 자체가 유독 미국에서 인기가 있는 시리즈라는 점에서, 출동 준비 중인 시리즈의 7번째 작품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향해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덕후’의 영화가 아닌 ‘모두’의 영화가 될 수 있을까. 이 단서를 감지할 수 있는 자리가 9일 오전 11시 여의도 콘래드 호텔 파크 볼룸에서는 J.J. 에이브럼스 감독을 비롯, 데이지 리들리, 존 보예가, 아담 드라이버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1983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6-제다이의 귀환’ 이후 30년이 지난 이야기를 그린다.

Q. 인사 부탁한다.
존 보예가:
이렇게 초대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스타워즈’라는 역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기쁘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데이지 리들리: (한국말로)“포스가 함께 하길!”(일동 웃음) 한국 분들이 많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많은 기대를 안고 왔다.
아담 드라이버: 초대 감사하다. 아직 도착한지 얼마 안돼서 한국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호텔이 크고, 아침에 먹은 스테이크가 참 맛있더라.(웃음)
J.J. 에이브럼스: 두 번째 방문이다. 다시 한 번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J.J. 에이브럼스
J.J. 에이브럼스

Q. 연출 당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J.J. 에이브럼스: 진정성이다. 말이 안 될 수 있지만, 가상의 현실을 매우 현실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 판타지를 보지만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주도록 노력했다. ‘스타워즈’를 처음 보는 분들도 많을 텐데, 기존 시리즈를 보지 않아도, 굳이 공부하지 않아도 즐기며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동시에 ‘스타워즈’가 지닌 역사와 전통, 조지 루카스의 세계관을 최대한 이어받으려고 했다.

Q. 기존 팬과 새로운 팬 모두를 사로잡을 관점 포인트를 꼽자면.
J.J. 에이브럼스: 모든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레아(캐리 피셔)-한 솔로(해리슨 포드)-루크(마크 해밀) 등 과거 캐릭터들과 레이(데이지 리들리)-핀(존 보예가)-포(오스카 아이삭) 등 젊은 캐릭터들 사이의 상호교환이 좋다. 모든 분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으리라 본다. 40대 이상 세대에겐 노스텔지어를, 젊은 세대에겐 새로움을 전달하지 않을까 싶다. 나와 같은 또래 관객들에겐 과거를 단순히 회상하고 반복하는 작품이 아니라, 새로운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Q. 레이 캐릭터가 기존 여성 캐릭터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데이지 리들리: 레아 공주의 뒤를 이어 강인한 여성을 연기하게 돼 기쁘다. 다만 레아는 공주로서 많은 지원을 받고 자리를 이어나갔다. 반면 데이지는 아무 도움 없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나 싶다.

데이지 리들리
데이지 리들리

Q. 아담 드라이버는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노아 바움백 감독의 ‘프란시스 하’ ‘위아영’ 등 소규모 영화에서 멜로와 드라마 등을 보여준 배우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통해 블록버스터에 처음으로 출연하게 됐는데.
아담 드라이버: 대규모 작품에 참여하는 것에 두려움과 기대감이 공존했다. J.J. 에이브럼스 감독에게 출연 연락을 받고는 ‘내가 직접 의상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현장에서 음식을 주는 작품을 하게 됐구나’ 생각했다.(일동 웃음) 현장에서는, 큰 문제를 하루하루 해결 가능한 작은 분량으로 쪼개서 접근하고자 했다.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서 대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제작비가 큰 영화였지만 촬영과정은 이전 작품과 유사했다.

Q. 기존 악역 다스베이더가 워낙 유명하다. 아담 드라이버가 연기한 새로운 악역 카일로 렌의 매력은 뭔가.
J.J. 에이브럼스: 카일로 렌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다크사이드에 있는 정신과 철학을 이어받은 강인한 악역이다. 기대해도 좋다.

Q. 이 작품의 가장 큰 흥행 요소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J.J. 에이브럼스: 해리슨 포드가 ‘한 솔로’ 의상을 입으면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스타워즈’는 세대 간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스타워즈’가 나왔을 때 이미 유명한 배우도 있었지만 신예도 많았다. 그런 신예 배우들이 스토리를 끌어갔는데,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신예 배우가 기존 세대 배우들과 어떻게 소통, 충돌하며 연기하는지가 이 작품의 핵심 요소다.

존 보예가
존 보예가

Q. 핀은 스톰트루퍼의 운명을 거부하고 정의의 편에 서는 인물이다.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존 보예가: 이것은 중요한 포인트다. 핀은 특정 인물에 순종하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핀은 운명대로 가지 않는다. ‘빛을 택할 것인가 어둠을 택할 것인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해 낸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한다.

Q. 미국에서의 엄청난 인기에 비해 ‘스타워즈’ 시리즈의 아시아권에서의 인기가 조금 부족한 게 사실이다. 큰 흥행을 일궈 온 감독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J.J. 에이브럼스: 스타워즈를 처음 보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떠한 유명한 작품을 내가 못 봤다고 하자 친구가 나에게 “샘난다”고 했다. 그 작품을 처음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샘난다고 한 거다. 나는 ‘스타워즈’라는 시리즈 안에 강인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과 악의 구도, 우정 등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의 심장이 된 작품이다. 특히 요즘 어두운 소식들이 많은데, ‘스타워즈’를 통해 희망이 아직 있다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

Q. 영화 예고편이 공개된 후 주인공이 흑인이라는 점 때문에 보이콧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존 보예가의 생각이 궁금하다.
존 보예가: (존 보예가 전담 통역사가 이 질문을 제대로 전달한 것인지, 존 보예가가 현명하게 대답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하하. 비행기를 15시간 타고 날아온 다른 문화권에서 많은 분들이 나를 알아보고 인정해준다는 것은 초현실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스타워즈’의 글로벌한 어필이지 않나 싶다. 지금도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믿기 힘들다.

아담 드라이버
아담 드라이버

Q. ‘한국 콘텐츠’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J.J. 에이브럼스: 한국 영화 산업은 굉장히 강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과 친하다. 오늘 아침에도 전화로 통화를 나누며 ‘스타워즈’가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자문을 구했다.(웃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 ‘스타워즈’를 만들기 위해 많은 작품들을 봤는데 그중 한국 영화들도 있었다. 한국 영화는 장르의 통합을 통해 강한 액션과 감동, 드라마를 전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워즈’도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통합해 보여주려 노력했다.

Q. 역사적인 시리즈로 사랑받는 ‘스타트렉’과 ‘스타워즈’를 모두 연출한 감독이 됐다. ‘스타트렉’ 연출을 맡고 있었기에 ‘스타워즈’ 감독 수락에 고민이 있으셨을텐데 어떤 마음으로 수락을 했는지 궁금하다.
J.J. 에이브럼스: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렉’ 시리즈 감독을 했기 때문에 또 다시 시리즈 영화에 참여한다는 것에 회의감이 있었다. 하지만 ‘스타워즈’는 아우라가 있는 작품이고, 무엇보다 수많은 이에게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제작자와 얘기를 나누며 ‘스타워즈’ 이야기에 담긴 소망, 희망, 잠재력을 다시금 느꼈다. 그래서 시퀄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직을 수락했다.

Q. ‘스타워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존 보예가: 한 솔로를 좋아한다. 가장 인간적이고, 실제 나처럼 반응하는 캐릭터다.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돈에 집착하고, 이기적인 캐릭터인데, 그런 게 나랑 비슷하다.(일동 웃음)
데이지 리들리: 요다를 좋아한다. 매우 지혜롭고 재미있는 캐릭터다. 이번에는 BB-8과 같이 일하면서, 어떻게 이러한 인형조작으로 인해서 영혼이 부여돼서 함께 일할 수 있는지 놀라웠다.
아담 드라이버: 다크사이드 캐릭터들을 전반적으로 다 좋아한다.(일동 웃음) 포스터에 내 얼굴이 크게 있어서가 아니라, 다크사이드 안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동: 포스가 함께 하길

정시우 기자 siwoo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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