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에서는 든든한 맏형 김주혁을 떠나보내는 ‘굿바이 여행’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날은 시즌 3의 200회 방송이기도 했다.
이별 특집?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1박 2일’ 멤버들은 김주혁의 하차 소식을 덤덤히 받아들였고, 또 다시 어마무시한 장난을 계획했다. 후임자로 여배우를 거론하며 행복한 상상에 빠진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까지 했다. 이게 이별인가 싶을 정도였다. 멤버들이 때때로 “왜 나가는 거야?”, “주혁이 형 나가면 여배우를”이라고 상기시키지 않았으면 김주혁의 하차도 눈치 못 챌 만큼. ‘1박 2일’ 멤버들은 그들만의 ‘장난’으로 주혁이 형을 배웅했다.
200회 특집? 놀라울 정도로 그 어느 곳에서도 거론되지 않았다. 지난 29일 방송은 시즌 3의 200회 방송이었다. 이별 특집보다 알아 챌 수 없었던 게 바로 200회 특집이었다. 특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태. 이날의 포커스는 큰 형의 이별이었고, 그 이별조차 평범했으니. ‘200회’가 거론되지 않은 게 이상할 게 없었다.
지난 29일 방송은 김주혁을 제외한 5인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의 작당모의로 시작됐다. 그들은 2년 전 첫 만남과 같이, 또 다시 김주혁의 재택을 무단으로 침입하기로 했다. 멤버들은 김주혁이 깰까봐 현관에서부터 신발을 벗고 살금살금 다가갔고, 비몽사몽한 김주혁에게 까나리를 내밀었다. 그야말로 ‘악동’의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이어 6명의 멤버는 늘 그랬듯 여행지로 직접 운전을 하며, 늘 그랬듯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는 시청자 역시 늘 그랬듯 그들의 ‘시시껄렁’한 얘기에 소소하게 웃었다.
1박 2일2년 전에는? 지난 2013년 12월 1일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은 김주혁 집에 무단 침입하여 첫 만남을 가졌다. 비몽사몽 이뤄진 첫 만남은 웃음이 가득했다. 당시 연기파 배우 김주혁은 고정 예능 프로그램이 처음인 ‘예능 늦둥이’였다. 예능 출연이 잦지 않았던 그의 매력은 베일에 싸여있는 상태였다. 김주혁의 모습은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날카로운 인상과는 달리 ‘구탱이 형’이라는 친숙한 별명을 이끌어낼 만큼 편안한 매력이 가득했다. 김주혁은 몸개그 등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천생 예능인처럼 적극적으로 임했다. 배우 김주혁은 ‘1박 2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시청자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김주혁은 ‘1박 2일’로 완벽한 ‘구탱이 형’이 됐다.
2년 후 ‘구탱이 형’은? 2년 전이나 2년 후나 ‘구탱이 형’은 그대로였다. “왜 나가서 우릴 힘들게 하는 거야?”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멤버들은 큰 형을 구박했다. 이별의 아쉬움을 돌려말하는 애정 어린 구박에 시청자들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구박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별 때문에 ‘1박 2일’ 멤버들은 갯벌에서 몸개그를 펼쳤기 때문이었다. 복불복의 황당함은 그대로였고, 몸개그의 웃음 밀도도 그대로였다. 200회 특집이자 이별 특집인 지난 방송은 말 그대로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늘 그랬듯 떠들고, 웃고, 몸개그를 했다. ‘늘 그런’ 일상과 같은 평범함과 편안함은 ‘1박 2일’만의 매력이었다. 이들은 아쉬운 이별을 자신들만의 매력인 평범한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이로 인해 시청자 역시 김주혁과 부담스런 이별이 아닌 편안한 이별을 맞이할 수 있었다.
‘1박 2일’은 특별함과 놀라움 없이 평범함과 편안함으로 기복 없는 웃음을 선사했다. 이별의 아쉬움 역시 내일 다시 만날 것 같은 평범한 웃음으로 승화했다. 아직 주혁이 형의 마지막 인사는 끝나지 않았다. 다음 주인 6일 이별 특집은 계속된다. 아직 시간은 남았지만 ‘1박 2일’ 식 이별에 시청자도 내일 또 만날 것처럼 인사를 건네려 한다. 안녕, 주혁이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