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 ‘송곳’ 9회 2015년 11월 21일 토요일 오후 9시 40분
다섯 줄 요약
회사가 노조원들에게만 월급을 반만 지급한다. 이수인(지현우)은 구고신(안내상)의 조언대로 회사의 월급 미지급 행위 등을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한다. 지노위에서는 노조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미지급 임금 지급 명령을 결정한다. 노조원들은 환호했고 수인과 고신, 주강민(현우), 황준철(예성), 남동협(박시환) 등은 오랜만에 회포를 푼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한다.
리뷰
월급이 반토막 났다. 사람들은 웃음을 잃었다. 말도 잃었다. 월급이 온전히 나와도 지난달의 생활비로 진 ‘빚’ 잔치를 하고 나면 빈털터리이거늘, 반토막 난 생계를 어디서 무슨 수로 잇는단 말인가. 당차던 한영실(백현주)이 제일 먼저 무너지려 한다. ‘카드정지’를 알리는 문자와 전화에, 심장이 오그라든다.
김정미(이정은)는 노조 모두의 사정을 손바닥처럼 뻔히 알기에 영실이 걱정된다. 영실은 “언니, 나 일이십은 있는데… 그걸로 되겠어?”라는 황정민(황정민)에게 “내가 다음달에 줄게… 아니 다음에 줄게.”라며 자신을 겨우 추스른다. 말끝에 울음과 다짐이 묻어난다. ‘다음달’과 ‘다음’ 차이를 알고 있는, 그 머나먼 간극을 알고 있는 노조원들은 모두 속으로 울음을 삼킨다. 그 한 글자의 차이가 하늘만큼 땅만큼 멀다.
이수인은 울고 싶다. 그런데 구고신은 “위~스키!”를 주문하며 억지로라도 웃으라 한다. 웃는다. 웃어 본다. 그렇게라도, 입에 경련이 일어날 지경이지만 웃는다. “위~스키!”는 신기하게도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개인의 복수심으로 노조를 한다”는 터무니없는 사측의 비난에도 참을 수 있었다. 이를 악물긴 했지만. 사실 뭘 기대해서 제소한 건 아니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만 뭔가를 하고는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 소장을 냈을 뿐인데, 지방노동위원회가 편을 들어주었다. “이겼어요!” 네 글자, 문자가 오는 소리에 다시 눈물을 훔치는 밤의 풍경들. 이렇게 기쁠 수가.
구고신은 말한다. “증거는 사측에서 줄 거요. 사측에서 싸그리 이것저것 긁어모을 거야. 그 중에서 우리 것만 취하면 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싸움은 언제나 그렇듯 쉽지 않다. 기침을 하며 판결 못 내리게 시간도 끌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빙글빙글 웃어가며 오늘 고신도 많이 애썼다. 상황이 너무 안 좋고 미래는 한 치 앞도 안 보이게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고신의 말을 붙들고 싶다. 수미식품 파견사원의 수난을 막으며 막 시작한 일반노조원들과 함께 나타난 그의 미소를 믿고 싶다. “내가 뒤는 걱정하지 말랬지!”
“아우, 살았다”, “‘미지급 임금의 지급 명령’ 지노위 명령이 있으니 빠른 시일 내에 지급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대사들 뒤에 곧바로 이어진 정부장(김희원)의 청천벽력 같은 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이라니. 몇 달은 걸릴 거라는 말에 모든 게 무너지려 한다. 노동조합 탈퇴서를 내면, 월급을 온전히 준다는 보장은 있는가. 그럼에도 막다른 골목에서 탈퇴라는 단어는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한 고비 넘기는가 싶으면 더 숨찬 다른 고비가 온다. 한 달 살아내기가 전쟁 같다. 서로 부둥켜안고 다독이지만, 모두 주머니는 빈털터리다. 회사는 한 고비 넘어갈 때마다 더 지독한 다른 수를 낸다. 허경식은 뉘우치며 전출 갔지만 그 자리에 온 관리자는 등장부터 공포 분위기다.
수다 포인트
-지노위에 ‘슈트발’로 나타난 소장님 대단하세요. 수인씨, 웃으라면 좀 웃어요. 위~스키!
-이겼어요! 그 네 글자에 눈물이 납니다.
-오늘의 명대사. “허과장, 그냥 받아주자.” “준철이가 얘기했으니까 받아주자.”
-허과장 대신 새로 온 그분, 등장부터 살벌하시네요.
김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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