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드라마스페셜 '아비'
드라마스페셜 '아비'
드라마스페셜이 ‘아비’를 통해 또 한 번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

20일 오후 KBS 별관에서는 KBS2 드라마스페셜 다섯 번째 작품인 ‘아비’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연출을 맡은 김신일 PD를 비롯해 배우 신은정, 곽동연, 고보결이 참석했다.

‘아비’는 KBS가 가장 자신 있는 학원물이다. 연속시리즈가 아닌 단막극이지만 이번 학원물 ‘아비’ 역시 임팩트가 클 예정이다.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3 다섯 번째 작품인 ‘아비’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입시대리모 지혜(신은정)와 이를 알고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전력투구 하는 아들 선우(곽동연)의 이야기를 그린 단막극이다.

KBS는 그 동안 수많은 미니시리즈와 장편 드라마로 입시의 현실, 과열된 교육열을 얘기한 바 있었다. KBS2 ‘발칙하게 고고’와 ‘후아휴-학교 2015’ 등의 드라마를 통해 현실 속에서도 청춘들의 희망을 얘기했다면, ‘아비’는 현실의 극단적인 끝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신일 PD는 “대치동이란 직접적인 표현은 나오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입시 욕망이 가장 강력한 대치동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실제 대치동에서 있을 법한 입시 전형 가이드, 돼지 엄마 등을 다룬다”라며, “대치동이란 강력한 현실 속에서 비일상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면 과연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시작됐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한국 사회다. 가장 한국 사회를 두드러지게 조명할 수 있는 것이 현재 교육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그동안 드라마스페셜은 현실의 암담함을 리얼하게 그려왔다. 전작인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로 취업준비생의 현실을 그렸고, ‘짝퉁 패밀리’로 청춘의 현실을 그렸다. 현실을 그린 드라마는 많지만 드라마스페셜의 독특한 점은 장편 드라마처럼 희망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 ‘아비’ 역시 극단적인 살인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투영할 예정이다.

김 PD는 제작 의도에 대해 “나도 애를 키워봐서 안다. 요즘 애들은 빨리 철이 든다. 선우와 유경(고보결)이가 그런 애들이다. 똑똑하고 빨리 철든. 전형적으로 대치동 사교육 시스템이 만들어낸 학생이다. 허나 공부만 했지 다른 사람과 아픔을 공유하는 법을 모른다. 공감능력이 결여된 것이다. 이런 학생들이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실제 우리 현실이 그렇다. 공부만 잘하는 사람들이 리더가 돼 다른 이들의 아픔을 모른다. 그런 현실을 ‘아비’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입시대리모이자, 대치동의 중심에 서 있는 돼지 엄마 민지혜 역을 맡은 신은정은 남다른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신은정은 “나 역시 6세 아들을 둔 엄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입시 압박이나 공부의 무게감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나도 두려워지더라. 실제로 내 아이에게 제일 시키고 싶지 않은 게 공부다. 그럴려면 내가 공부를 많이 해야겠지. 교육열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껏 아이를 키우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실제 엄마다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아비, 불교 용어로서 가장 나쁜 지옥이라는 뜻. ‘헬조선’이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힘든 현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고통에 대한 감각은 무뎌진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아비’가 과연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입시 현실의 끝을 보여줄 ‘아비’는 오는 21일 오후 11시 35분에 방송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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