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천단비
천단비
천단비가 ‘완생’을 향해 나아간다.

천단비는 ‘기적을 노래하라’는 슬로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무려 12년 동안 코러스 가수로 활동했던 그는,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7’을 통해 마침내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최종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많은 이들이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고 그의 감성에 감동했다. ‘완생’에 이를 준비가 이제는 모두 끝난 듯 하다.

지난 19일 방송된 ‘슈퍼스타K7’ 결승전에서 천단비는 박미경의 ‘기억 속의 먼 그대에게’와 신승훈의 자작곡 ‘별이 되어’를 불렀다. 이날 심사위원들 기성 가수 못지않은 천단비의 노련함에 칭찬을 쏟아냈다. “완성형 보컬리스트에 다다랐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평가. 백지영은 “대형 가수의 무대를 보는 듯 했다”고 극찬하며 높은 점수를 줬다.

사실 천단비는 그간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참가자였다. 개성 강한 참가자들이 워낙 많았던 탓에, 발라드 보컬리스트로서 그의 존재감은 다소 약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생방송 진출을 눈앞에 두고 한 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천단비는 ‘기본’에 충실했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바탕으로 섬세하고 풍부하게 감정을 표현했다. 이 같은 역량은 신곡을 만났을 때 더욱 빛을 발했다. ‘별이 되어’는 신승훈이 천단비를 위해 만든 노래로 이날 무대에서 처음 공개된 곡. 곡을 해석할 시간이 다소 부족했음에도 천단비는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흡수했다. 성시경의 말처럼 신곡 같이 않게, 무척 자연스럽게 노래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어느 장르나 비슷하겠지만, 발라드는 신인 가수가 두각을 드러내기 더욱 어려운 분야다. 음원 차트만 봐도 포맨, 임창정, 신승훈 등 상당한 내공을 가진 이들이 순위를 꽉 붙잡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천단비는 1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으며 성장해왔다. 프로들의 세계에 던져 놓아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말이다.

이날 천단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총 756점을 획득, ‘슈퍼스타K7’ 준우승에 올랐다. “내 음악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결핍”을 채우고 “세상 구석 작은 모퉁이에 닿을 때까지” 노래할 날들이 이제 시작됐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Mnet ‘슈퍼스타K7’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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