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냉장고를 부탁해’ 50회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오후 9시 30분
다섯 줄 요약
국보급 스타 강수진과 서장훈이 출연했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냉장고는 텅 빈 냉동고와 딱 먹을 만큼만 들어 있는 신선 재료들이 인상적인 단출한 냉장고였다. 날아갈 듯 가벼운 점심과, 거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매운맛’에 치중한 저녁을 주문한 강수진을 위해 셰프들이 혼신을 다해 요리했다. 신입 정호영 셰프의 신고식과 정형돈의 복귀, 강수진의 매력이 어우러진 방송이었다.
리뷰
그야말로 눈이 번쩍 떠질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인데다, 강수진과 서장훈의 조합이 신기하고 신선했다. 두 사람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의외라는 느낌만 들었는데, 볼수록 두 사람의 입담에 빠져들게 되었고, 식성이나 맛에 대한 감각이 판이한 두 사람의 음식 평가가 흥미로웠다. 서장훈에 대해 “직접 보니 챠밍하다”고 했던 강수진의 평가가 무색하지 않게 서장훈은 섬세했다. 매운 것도 잘 못 먹고, 깔끔하고 단정하며 모험을 즐기기 않는 입맛 등이 뜻밖의 웃음을 주었다.
강수진은 사람 자체가 발랄하고 귀 기울여 얘기를 듣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다이어트나 음식에 대한 강박이 많을 줄 알았는데, 오늘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흥미로웠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더 매운맛으로 풀게 된다는 강수진의 ‘센’ 입맛에 비해, 냉장고는 정말 단출했다. 딱 부부가 먹을 만큼의 식재료만 들어 있고 냉동식품을 즐기지 않아 텅 비어있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어서, 우리가 평소 쓰는 냉장고가 너무 큰 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받았다.
기다렸던 정형돈의 복귀는 반가웠다. ‘역시 정형돈’이라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았다. 프로그램을 빈틈없이 반죽하는 정형돈의 마지막 손질이 무엇인지 오늘따라 더 잘 느껴졌다. 정형돈이 돌아오니 셰프들은 요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오늘 선보인 요리들도 정말 ‘국보급’이었다. 눈으로만 봐도 기분 좋은 예쁘고 독특한 요리들이었다.
궁금증을 안겨주었던 신입 정호영 셰프는 등장하자마자 ‘인사청문회’를 당하고 호된 신고식으로 긴장한 듯했으나, 나오자마자 바로 요리에 투입됐어도 ‘16년차 일식요리 대가’의 면모를 잘 보여주었다. 단아한 칼질과 자기 페이스 유지가 인상적이었다. 연신 물을 마시고, 심지어 옆에서 요리하던 최현석에게 ‘테러’도 당하는 등 ‘첫 출연’이 쉽지 않았겠지만 ‘방긋 웃는 허준’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셰프였다.
강수진이 주문한 ‘날아갈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점심’에서는 최현석의 ‘유 캔 플라이 롤’과 정호영의 ‘연어 타다익선’이 맞붙었다. 정호영은 아보카도도 굽고 연어도 직화구이를 선보여 어떤 요리가 나올지 기대감을 갖게 했다. 최현석도 오늘 진지하게 요리했는데, ‘국보급 발레리나’의 카리스마 때문인지 펜네를 빼먹는 실수까지 하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둘 다 너무 맛있다고 고민하던 강수진은, ‘가벼운 점심’에 어울린다며 최현석의 ‘유 캔 플라이 롤’을 선택했다.
‘골 때리게 매운 저녁’ 메뉴로는, 매운 샌드위치인 오세득의 ‘불새닭’과 낙지와 전복이 들어간 홍석천의 ‘입에 불레리나’가 선보였다. 강수진은 “진짜 맛있다”면서도 매운 정도에는 그리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셰프는 요리하면서 눈물과 땀범벅이 되었고, 오세득은 매워서 요리를 더 이상 못하겠다며 빨리 종을 치고 끝내기도 했다. 되레 시식을 해야 하는 나머지 출연자들이 매운 맛을 상상하며 굉장히 긴장하고 겁을 내는 게 흥미로웠다. 특히 서장훈은 거의 시식을 무서워하는 수준이었으나, 맛을 보고는 “둘 다 정말 맛있다”고 극찬했다. 홍석천이 두부를 으깨 기름 없이 팬에 볶은 것, 오세득이 파를 깔고 닭가슴살을 구운 것은 시청자에게도 응용할 만한 요리 팁이었다. 더 매운 쪽이었던 홍석천이 별을 달며 14승을 기록했다.
수다 포인트
-정형돈이 돌아왔다. 역시 “있습니까아악~?”은 형돈 씨 입에서 나와야 제격!
-강수진 발레리나의 국보급 입담과 매력, 잘 음미했네요. 당신은 영원한 프리마돈나입니다.
-신입 정호영 셰프의 완전 얼얼하고 매운 신고식, 풋풋했어요.
김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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