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_예뻤다 (1)
그녀는_예뻤다 (1)
MBC ‘그녀는 예뻤다’ 11회 2015년 10월 22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지성준(박서준)은 그간 김혜진이라 믿었던 민하리(고준희)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다. 하리의 얘기를 끝까지 듣기도 전에, 성준은 싸늘하게 돌아선다. 그리고 혜진(황정음)에게 달려가며 마음을 고백한다. 진실을 털어놓을 기회를 놓친 하리도, 사랑고백을 거절당한 김신혁(최시원)도 심하게 방황한다. 혜진과 성준의 사랑은 ‘제자리’를 찾았지만, 주변 상황과 잡지 모스트의 운명은 심상치 않다.

리뷰
오래 기다렸다. 수많은 오해와 엇갈림의 길을 돌고 돌아 둘은 제자리로 왔다. 김혜진을 코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했던 성준. 하지만 어쨌든 그녀에게로 향하는 더듬이만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잘 간직하고 있던 기억들이 자기도 모르게 방향을 일러주고 있었던 듯하다. 성준과 혜진은, 이미 꼬마 시절의 추억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많은 이야깃거리를 새로 공유하게 됐다. 무엇보다, 둘은 이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임을 잘 알고 있다.

성준은 그날 혜진을 알아보지 못했고, 내내 ‘김혜진 씨’를 보면서도 동명이인이라 여긴 자신을 자책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사실 혜진의 자괴감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혜진이 자기 모습을 부끄럽게 여기지만 않았어도, 두 사람은 그날 그 자리에서 만났을 것이다. 하리는 이런 일에 끼여들여 ‘대역’을 할 생각조차 안했을 것이다. 오늘 울면서 ‘무대’에서 퇴장한 하리는 결국 혜진의 그림자를 떠안은 것이었을까. 하리가 웃는 얼굴로 돌아올 때까지는, 성준도 혜진도 아직 활짝 웃을 수 없어 안타깝다.

하리와 혜진의 “친구 이상으로 소중한” 관계는 왜 틀어지고 만 것일까. 사랑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긍지와 믿음의 문제이기도 하다. 혜진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감을 회복한 게 이 사랑에 열쇠가 되었듯, 하리도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회복하길 바란다. 그게 사랑도 우정도 지킬 수 있는 힘인 듯하다. 하리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다정한 엄마(윤유선)를 다시 만나게 됐으니, 다 꿋꿋이 이겨내고 당당히 복귀하길. 민하리의 성장통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네 사람의 성격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듯하다. 어떻게 이 당혹스러운 위기의 시간을 넘기느냐에 따라, 그들이 찾는 제자리의 윤곽이 달라질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현재 혜진은 하리가 절실히 필요하고, 성준은 신혁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이없는 오해와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 네 사람은 서로를 살릴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임에는 분명하다.

‘모스트’의 판매부수가 상승해 모두 잔치 분위기였으나, 성준만은 홀로 고개도 못 든 채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었다. 사실 성준의 임무는 폐간 절차까지 마무리하는 것이었고, ‘1위’를 위해 독려하는 것만이 폐간을 막을 방법이었다. 모두의 운명을 가를 ‘20주년 특집호’ 발매가 임박했다. 긴장된다.

수다 포인트
– 얼마나 기다렸던 말인가요. “오랜만이다. 보고 싶었다, 혜진아!“
– ‘1위 탈환’을 위한 편집장님의 카드 선물과 카르멘 같은 의상, 모스트스럽네요!
– 넷 다 마주보고 웃게 되기를 바랍니다.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