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4
히든싱어4
JTBC ‘히든싱어4’ 3회 2015년 10월 17일 토요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히든싱어4’ 3회의 원조가수는 ‘남자들의 우상’이자 ‘노래방 대통령’인 버즈의 메인보컬 민경훈이었다. 버즈의 히트곡 ‘겁쟁이’, ‘가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남자를 몰라’로 이어지는 최고 난도의 대결에 청중들은 혼란에 휩싸였고, 민경훈은 ‘히든싱어’ 최초로 3라운드에서 탈락한 원조가수가 됐다. ‘물리치료사 민경훈’ 박경원이 최종우승자가 됐고, 민경훈은 4라운드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리뷰
‘남자의 순정’이 바로 이런 것일까? ‘히든싱어4’ 민경훈 편은 지난 김진호 편에 이어 또다시 원조가수가 탈락하여 이제 더 이상 원조가수의 탈락이 ‘이변’이나 ‘기적’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던 회였다.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야말로 ‘남자들의 우상’이었던 버즈에 대한 ‘남팬’들의 뜨거운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점이다. 모창능력자들은 네 번의 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민경훈에게 수줍게 포옹과 뽀뽀를 청하고, 그의 탈락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으며, 정성껏 준비한 이벤트를 보여주는 등 끊임없이 버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민경훈과 버즈에 대한 모창능력자들의 사랑이 잘 드러났던 부분은 바로 ‘히든싱어’ 민경훈 편의 준비과정이었다. 1년에 겨우 여섯 번 있는 연차 중 무려 다섯 번을 ‘히든싱어’ 연습에 쓰고, 연습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으며, 추석 연휴를 모조리 반납하고 합숙훈련을 했다는 모창능력자들의 열정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히든싱어’ 민경훈 편의 방송이 가능할지 여부조차 불투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창능력자들은 오로지 민경훈과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지난 1년간 이토록 노력해왔던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연습해왔던 덕분일까? ‘히든싱어4’ 민경훈 편은 1라운드에서는 겨우 25표, 2라운드에서는 27표로 탈락자가 결정될 정도로 모든 모창능력자들의 능력이 뛰어났다. 역대급 싱크로율이라고 평가받았던 지난 김진호 편과 견줘봐도 조금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는 제작진의 철저한 준비과정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버즈에 대한 팬들의 애정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결코 불가능했을 일이다.

‘히든싱어4’ 민경훈 편의 모창능력자들은 방황하던 시기에 버즈의 노래로 힘을 얻었고, 단돈 이천원짜리 코인 노래방에서 매일 같이 버즈의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이것은 비단 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20대 후반인 이번 회의 모창능력자들처럼 버즈의 전성기인 2000년대 초반에 학창시절을 보냈던 세대라면, 특히 남자라면 누구든 한번쯤 버즈를 좋아하고 노래방에서 그들의 노래를 불러보았을 것이다. “그 시절 우리는 모두 버즈였다”는 버즈 팬들의 문구가 마음 깊이 와 닿는 것은 그 시절의 버즈는 하나의 가수이자 우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 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추억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히든싱어4’ 민경훈 편은 이처럼 버즈라는 큰 사랑을 받았던 한 시대의 아이콘을 통해 우리가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그 시절의 추억을 돌아보도록 만들었다.

이번 방송에서 시종일관 감정 표현에 솔직했던 민경훈은 하고 싶은 음악보다는 해야 하는 음악을 해야 했고, 노래를 그만두지 않기 위해 멤버들이 없는 무대에 혼자 서야 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긴 시간동안의 아픔을 이겨내고 그는 이제 다시 멤버들과 함께 버즈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그 시절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버즈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우리의 찬란한 추억으로 남아주기를 기대해본다.

수다포인트
– 무려 뽀뽀를 원하는 남팬들이라니…
– 김진호 씨보다는 오래 가고 싶다던 민경훈 씨, 그래도 2라운드는 넘었으니 목표 달성인가요?
– 기가 막힌 타이밍에 ‘쌈자신’ 강림! 마지막에 큰 웃음 터졌습니다.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제공. JTBC ‘히든싱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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