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_3대천왕
백종원의_3대천왕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5회 2015년 9월 25일 금요일 오후 11시 25분

다섯줄 요약
‘백종원의 3대 천왕’ 다섯 번째 메뉴는 ‘칼국수’. 칼국수 중에서도 고유한 지역색이 뚜렷한 맛집을 찾는다는 계획 하에 백종원이 강릉과 춘천, 대전을 찾아다녀 3대 천왕을 선정하였다. 대전 명인이 밴댕이 육수를 사용한 손칼국수를, 강릉 명인이 하루 숙성 육수를 사용한 장칼국수를, 춘천 명인이 막장과 무청시래기를 사용한 칼국수를 선보였고, 시식단의 선택 결과, 대전 칼국수가 오늘의 칼국수로 선정됐다.

리뷰
‘백종원의 3대 천왕’은 기존의 음식예능이 보여준 모든 것을 모아놓은 프로그램이다. 3대 천왕을 찾기 위해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맛집을 소개하고, 그 맛집에서 먹방을 보여주며, 선정된 3대 천왕은 스튜디오에서 자신들의 요리 과정을 선보인다. 그리고 그 가운데 최고의 맛집을 선정한다. 즉, 이 프로그램은 ‘맛집 소개 프로그램’인 동시에 ‘먹방’이고 ‘쿡방’이며 ‘경연 프로그램’인 것이다.

‘맛집 챔피언스리그’라는 콘셉트를 더하여 ‘캐스터’ 이휘재, ‘먹선수’ 김준현, 그리고 백종원이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명인들의 요리 과정을 중계하게 하는 것이 신선하다면 신선하지만, 결국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음식 관련 방송들에 있었던 요소들을 합쳐놓은 것에 불과하다. 잘하면 기존 프로그램들의 장점만을 모아 음식예능의 끝판왕이 될 수도 있겠지만 못하면 그저 어디서 본 것 같은 식상한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이 프로그램은 안정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초반 어울리지 않는 듯했던 백종원, 이휘재, 김준현의 조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휘재와 김준현이 3대 천왕들의 요리 상황을 중계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백종원에게 요리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 백종원이 그것을 설명해주는 해설자의 역할을 한다. 여기에 이휘재는 ‘음식을 잘 알지도 못하는’ 입장으로, 김준현은 ‘먹을 것을 좋아하여 음식에 대해 많이 아는’ 입장으로, 서로 대비되는 포지션을 담당하여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의 순항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백종원이 가진 힘, 그 자체이다. 이 프로그램의 절반의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백종원이 맛집을 찾아다니며 음식을 맛보는 과정이다. 이 부분은 그야말로 백종원 한 사람이 진행하는 ‘원맨쇼’라고 할 수 있다. 백종원은 음식의 맛을 세심하게 설명하고, 그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려주며, 중간 중간 어떻게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유용한 팁까지 던져준다. 진행을 맡을 이휘재도, 중간 중간 유머를 던져줄 김준현도 없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요리 중계가 이루어지는 스튜디오에서도 백종원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는 명인의 음식이 만들어지는 내내 프로로서 시청자들에게 음식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이때 그가 알려주는 정보는 명인들의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맛있는가를 이야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집에서는 이렇게 만들면 된다’는 레시피까지 포함된다. 이 프로그램이 ‘3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명인들의 요리를 보여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요리 프로그램으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은 그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는 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그러기에 시청자들에게 음식에 대해 알려주는 백종원의 역할을 절대적이다. 중요한 것은 백종원이 끊임없이 시청자를 가르치려함에도 그 태도가 고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프로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내지만 가끔 허당의 면모도 보여준다. 요리의 비밀을 척척 맞추는 ‘백셜록’의 모습은 그를 신뢰하게 하고, 친근한 아저씨로서의 모습은 그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한다. 이것이 바로 백종원이 가진 힘이 것이다. 백종원의 이름을 내걸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백종원이 가진 이러한 힘을 잘 이용하고 있다. 아마도 이것이 자칫 식상할 수도 있는 또 하나의 음식 예능 프로그램을 음식 예능의 완결판으로 만들어가는 비결인 것이다.

수다포인트
- 서울에 있으면 칼국수 끓이고 있었을 텐데 일 나와서 다행이라는 백종원 씨, 본인도 모르게 본심이 튀어나와 버렸군요. 그래도 소유진 씨에게 칼국수 꼭 끓여주셔야 합니다!
- 괴로워하는 시식단 표정이 바로 시청자의 표정. 백종원 씨, 김준현 씨, 어쩜 이렇게들 맛깔나게 드시는지… 야밤에 배가 너무 고프네요.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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