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용팔이
SBS ‘용팔이’ 15회 2015년 9월 23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태현이 채영의 전화를 받고 저택을 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진은 크게 분노한다. 수술을 끝낸 도준이 중환자실에 없다는 걸 확인한 태현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채영과 12층으로 향한다. 여진의 복수는 더욱 가혹해지고, 태현은 그런 여진을 말린다. 그럴수록 태현과 여진의 알 수 없는 간극이 벌어진다. 한편 여진은 회장 취임 축하 파티에서 생각지도 못한 불청객과 맞닥뜨리고 혼란스러워한다.

리뷰
여진의 잔인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여진은 태현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면서 사랑 같은 집착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 한도준에게는 자기가 받은 것을 그대로 되돌려 주기 위해 치밀하게 움직였다. 트라우마는 더 큰 복수를 부르고, 천사 같은 가면 뒤에 숨겨진 본성을 모두 드러내기 시작했다. 태현이 채영을 돕자 질투심까지 더해져 그녀의 악랄함은 극에 달했다. 3년후엔 경동맥을 잘라주겠다는 한도준을 향한 섬뜩한 경고는 이 과장과 부하직원들을 향한 가장 강력한 경고가 되었다.

그럼에도 태현은 줄곧 휴머니즘, 인간애를 강조하며 여진을 설득하고 있다. 이 과장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너무도 담대하게 전하자, 여진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잔인해 보이던 이 과장도 결국은 거대 조직의 나약한 을에 불과했다. 그런 이 과장을 비호하면 할 수록 여진과 태현의 갈등은 점점 커져갈 뿐이다. 둘 사이에 벌어지는 간극이 커질수록 앞으로 펼쳐질 갈등과 긴장으로 더 큰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섬세한 연기 대결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리는데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복수하지 말라고 힘을 뺀 듯 여진을 달래는 태현의 눈빛에는 진솔함을 넘어 애절함이 묻어난다. 여진은 눈물을 한껏 머금은 눈으로 태현에게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복수에 대한 의지만은 절대로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선과 악을 오가는 김태희의 섬세한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지경. 그리고 이 과장의 캐릭터에 힘을 실어 줄 회상씬은 이 과장의 모든 것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야망과 비굴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정웅인의 연기력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은 채영이었다. 섬세한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어색한 분노와 슬픔의 채정안은 극의 몰입도를 살짝 방해했다. 쓰러지는 그녀에게 빠져들기보다는 손발이 오글거릴 듯한 민망함은 시청자들의 몫이었다.

이제 갑을 전쟁이 시작 된 이상 어느 누구의 안위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갑이 되고 싶지 않은 태현은 그렇다고 을로 여진에게 굽신대고 싶지도 않다. 절대 갑 같아 보이는 여진도 사실은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을이 되어버리는 존재. 비서도 자신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갑 같은 을이지만,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늘 조심스러워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도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안 되는 이유가 절대 갑 여진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 더욱 비참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한도준은 이제 모두의 기피대상이자 처리되어야 할 0순위가 되고 말았다. 절대 파워로 한신 월드를 장악하던 그는 이제 사라져야할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12층 제한 구역에 똑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도준에게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진행 될까? 과연 그는 살아나갈 수 있을까? 그의 행방에 모든 이목이 집중된다.

수다포인트
– 이 과장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은 아닐지..
– 태현-여진 커플, 그들의 사랑은 언제 빛을 발할까?
– 성훈이 아버지의 존재감, 간담이 서늘해 질 정도.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SBS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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