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투빅
투빅
약점이라 숨기는 시대는 지났다. 콤플렉스를 정면에 내세워 경쟁력으로 만드는 시대가 왔다. 그룹의 이름에 ‘이게 우리의 콤플렉스입니다’라고, 알리는 남녀 두 그룹이 있다. 바로 남성듀오 투빅(2BiC) 과 걸그룹 짜리몽땅.

그룹의 팀명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팀의 색깔과 방향성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대중들에게는 첫인상이자, 정체성을 설명하는 장치이다. 때문에 데뷔를 앞둔 그룹이 팀명을 짓는데 오랜 시간을 할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투빅과 짜리몽땅은 ‘한 번에 알 수 있는’ 팀명이다. 신체 콤플렉스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궤도를 같이 한다.

먼저 지난 2012년 데뷔한 투빅. 사실 ‘계속 노래를 부르겠다’는 뜻의 ‘투 비 컨티뉴드(To Be Continued)’에서 팀명을 따왔다.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누구보다 큰 덩치’는 ‘too big’을 떠올리게 했고, 결과적으로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으로 확실히 각인시켰다.

김지환, 이준형으로 구성된 투빅은 데뷔곡 ‘또 한 여잘 울렸어’로 가요계에 등장했다. 둘의 몸무게를 합쳐 200kg에 육박하는 만큼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들은 신체의 콤플렉스를 살려 무대에서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고, 이내 뛰어난 가창력을 과시,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짜리몽땅
짜리몽땅
뒤를 잇는 것이 짜리몽땅이다. ‘키가 작다’는 뜻의 속어를 팀명으로 정했다. 세 명의 멤버 모두 아담한 키와 체구의 소유자다. 류태경, 여인혜, 이주연 등은 각각 151cm, 155cm, 156cm의 키로, 딱 봐도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다.

4일 데뷔곡을 발표하고 가요계에 나서는 이들은 SBS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출신이다. 가창력 만큼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이들 역시 자칫 콤플렉스가 될 뻔한 약점을 고스란히 팀명으로 옮겨왔다.

작은 체구이지만, 세 명이 뿜어내는 하모니는 누구보다 큰 울림을 지녔다. 데뷔곡 ‘밥은 먹었니’로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된 이들은 이제 심사위원을 넘어 대중에게 인정받는 일만 남았다. 팀명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으니, 다음은 실력이다.

더 이상 콤플렉스가 아닌, 약점을 강점으로 살린 투빅과 짜리몽땅. 투빅은 올가을 음악팬들의 감수성을 자극할 새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며, 짜리몽땅은 ‘밥은 먹었니’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투빅 SNS, C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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