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피날레 인사하는 보아
피날레 인사하는 보아
가수 보아가 데뷔 15주년을 뜻 깊게 맞이하며 가수 인생을 되돌아봤다.

가수 보아가 22~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 콘서트 ‘2015 보아 스페셜 라이브 “나우니스”(2015 BoA Special Live “NOWNESS”)’를 개최하며 6,000여 관객과 함께했다. 이번 콘서트는 세종문화회관이라는 뜻 깊은 공연장에서 20대 여성 솔로 가수로는 최초로 개최하는 단독콘서트. 보아의 데뷔 15주년(8월 25일)을 맞아 더욱 특별하게 꾸며졌다. 보아는 콘서트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나우니스(NOWNESS, 현재성)’라는 공연명에 대해 “현재 보아가 부르는 지나온 길들의 음악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뜻을 전했다.

콘서트는 보아의 과거 히트곡과 최근 발표한 정규 8집 수록곡이 적절히 배치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보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오프닝 영상부터 보아의 걸어온 길을 짐작하게 했다. 영상에는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 ‘No.1’, ‘마이네임(My Name)’,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 등 보아의 연대기를 느낄 수 있는 BGM이 차례로 깔렸고, 보아가 머리를 만지고, 춤을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담았다. 이어 ‘걸스 온 탑(Girls On Top)’의 인상적인 전주가 펼쳐지고, 보아가 무대에 등장했다. 제복 스타일로 의상을 갖춘 보아는 카리스마로 단번에 무대를 장악했다.
보아 콘서트
보아 콘서트
보아 콘서트
보아 콘서트
세종문화회관 특성상 폭죽이나 불꽃과 같은 콘서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대 장치는 없었다. 대신 보아는 미디어 퍼포먼스, 레이저 등을 활용해 훨씬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키스 마이 립스’에서는 레이저쇼와 어우러진 보아의 독무, ‘쉐터드(Shattered)’ 무대에서는 LED 화면과 보아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한 편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정면 풀샷으로 봐야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아쉬움이 있지만, 세종문화회관 좌석에 설치된 미니 LED를 통해서 보아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연신 감탄사가 나왔다.

15년을 활동한 만큼, 보아는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보아는 스페셜 메들리 무대로 다양한 무대를 한 번에 선사하면서 갈증을 채웠다. ‘스파크(Spark)’+‘모토(Moto)’+‘스매쉬(Smash)’+’배드 드라이브(Bad Drive)’+‘범프 범프(Bump Bump)’ 카리스마 메들리, ‘발렌티(Valenti)’+’마이 네임(My Name)’+‘클락워크(Clockwork)’ 탱고 메들리, ‘게임(Game)’+‘샤웃 잇 아웃(Shout it out)’+‘에너제틱(Energetic)’+‘아이 디드 잇 포 러브(I did it for love)’+‘마사유메 체이싱(Masayume Chasing)’ 한미일 합동 메들리 등 테마별 다채로운 메들리가 펼쳐졌다. 탱고 메들리에서 보아는 국가대표 탱고 선수와 함께 고난도 커플댄스까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과거로의 추억 여행도 펼쳐졌다. SM 퍼포먼스 디렉터 심재원이 DJ로 변신해 보아의 과거 뮤직비디오 영상과 함께 스페셜 무대를 만들었다. ‘사라(Sara)’, ‘마이 스위티(My Sweetie)’, ‘샤인 위 아(Shine We Are)’, ‘리슨 투 마이 하트’, ‘어메이징 키스(Amazing Kiss)’ 등 추억의 히트곡이 흘러나왔다. 보아는 심재원의 선곡에 따라 과거 영상을 보며 춤을 추기도 했고, 팬들은 떼창으로 함께 추억에 젖어들었다. 세트리스트에는 없던 데뷔곡 ‘아이디피스비(ID:PEACE B)’까지 깜짝 선보였다. 보아는 팬들에게 노래를 불러달라 요청했고, 팬들의 노래에 맞춰 보아가 춤을 추며 교감했다.
보아 콘서트
보아 콘서트
앙코르 무대는 더욱 특별했다. 보아가 ‘아틀란티스 소녀’로 무대에 오르자 팬들은 ‘먼훗날 오늘도 함께해’라는 피켓 이벤트를 펼쳤다. ‘아틀란티스 소녀’는 보아가 “이 노래는 저에게 큰 아픔이 있었던 노래라 쉽게 꺼내지 못했던 노래다. 15주년 기념 공연에서 이쯤되면 불러도 되지 않을까. 나도 이제 덤덤히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선곡했다”고 밝혔던 곡. ‘아틀란티스 소녀’는 보아가 활동 당시 가족 같은 사이였던 매니저의 교통사고 사망이라는 가슴 아픈 사연을 겪은 노래. 10년이 넘어 ‘아틀란티스 소녀’를 다시 무대 위로 꺼내면서 보아는 더 단단해진 가수가 돼 있었고, 팬들은 피켓 이벤트로 보아를 응원했다.

많은 가수가 앙코르 엔딩 멘트에서 눈물을 흘리고, 긴 소감을 전한다. 그런데 보아는 “아낌 없이 노래하고, 아낌없이 뛰어다녔습니다. 피켓 이벤트 고맙다”는 간단한 소감을 전하고 바로 엔딩곡을 불렀다. 아쉬움이 느껴지려는 찰나, 보아는 ‘헬로’ 무대 도중 눈물을 터트렸다. 쌓았던 감동이, 참고 참았던 눈물이 마지막 무대에서 터진 것이 아닐까. 보아는 노래를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보아가 15년 동안 쌓아왔던 노력과 성장을 알기에 팬들은 떼창으로 대신 노래했다.

보아는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들께 음악으로 행복, 기쁨, 슬픔을 나누고 그런 인생을 나눌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 한 명의 친구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15년을 함께 보낸 팬들과 보아는 눈빛만으로도 교감할 수 있는 끈끈한 사이였다. 세종문화회관, 데뷔 15주년, 30대의 시작, 보아의 콘서트 ‘나우니스’에는 많은 의미가 담겼지만, 팬들과 함께하는 그 순간보다 더 특별한 것을 없을 것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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